• 신간 『한밤의 시간표』 외
        2023년 06월 10일 09: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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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은이) / 퍼플레인(갈매나무)

    《저주토끼》 이후 처음으로 펴내는 정보라의 소설집이다. 부커상 소식 이후 지금까지는 그동안 정보라가 써왔던 기존 작품들이 다시금 조명을 받은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지금의 정보라가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다.

    《한밤의 시간표》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상한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묶은 연작소설집이다. 연구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과 그곳에서 보관하는 물건들에 얽힌 일곱 편의 기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구소에는 ‘한밤의 시간표’에 따라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고, 그들에게는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 있다. 그 수칙을 지키거나 지키지 않은 직원들은 그에 맞는 응당한 결과를 맞이한다. 한편 연구소 소장품들이 지닌 각기 다른 기묘한 사연들도 있다.

    그(것)들의 이야기는 한여름 밤 더위를 가시게 만드는 오싹하고 무서운 괴담이면서도 동시에 슬며시 온기가 도는 이상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정보라 특유의 저주와 복수의 테마에 담긴 선악에 대한 엄정함뿐만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에까지 뻗치는 온정 어린 시선 덕분일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로 자아내는 기이한 위로.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기묘한 돌봄을 실천하는 이상한 연구소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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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x인종x계급의 미국사

    벨 훅스 (지은이),노지양 (옮긴이),김보명 (해제) / 동녘

    인종주의를 이야기할 때 읽어야 할 가장 첫 번째 책. 흑인 여성, 반인종주의자, 반제국주의자, 벨 훅스의 눈으로 본 미국사. 17세기에 시작된 흑인 노예무역부터 20세기의 흑인민권운동과 여성운동까지 이르는 미국의 역사를 흑인 여성 당사자의 시각으로 다시 쓴다.

    노예제 시기 흑인 여성이 경험한 억압과 폭력, 흑인 여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그 영향, 흑인민권운동에서 흑인 남성의 성차별과 여성운동에서 백인 여성의 인종차별, 그리고 흑인 여성과 페미니즘의 관계에 대해 주류 역사가들이 기록하지 않은, 우리가 몰랐던 미국사의 한 조각을 제공한다.

    또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 여성혐오, 제국주의, 자본주의적 가부장제가 다층으로 얽히며 약자들이 벌이는 파이 경쟁과 권력 투쟁의 역학을 흥미롭게 드러낸다. 사회적 불평등 간의 이러한 역학과 교직은 오늘날 불평등에 관한 사회적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이론틀로 자리한 상호교차성 개념의 초기 경험적 텍스트로도 읽힌다.

    더 나아가 이 책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약자 간 차별과 혐오, 여성에 관한 대상화와 타자화, 피식민 남성의 남성성, 분리주의적 여성운동의 출현 등의 현상들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놀랍도록 일치하며 우리 사회를 비추는 날카로운 거울상이 된다. 그리고 숱한 차별의 경험에도 저자가 건네는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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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삶에 대하여

    임승수 (지은이) / 수오서재

    우리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 스며들어 있다. 일례로 전 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 방식도 지극히 사회주의식이었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공 재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병에 대처했으며 코로나 진단 검사와 치료를 누구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보건 의료 정책과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공립학교, 국공립어린이집, 무상 급식, 공공 임대 주택, 부자 증세 등등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복지 및 재분배 정책은 모두 사회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그런데 복지를 확대하길 원하면서도 왜 사회주의에는 유독 반감을 가질까?

    저자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본격적으로 해소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대세이면서 동시에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30년 차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또한 자본주의의 은폐된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해설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과 최후를 통찰한다.

    사회주의로의 강요는 없다. 다만 질문이 시작될 뿐이다. 최악의 빈부 격차, 극심한 이윤 지상주의, 유례없는 환경 파괴,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가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나갈 것인지. 증오와 배척, 불평등와 불공정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우리 삶의 지표에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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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브 그롤 스토리텔러> – 삶과 음악 이야기

    데이브 그롤 (지은이),이지민 (옮긴이) / 마르코폴로

    아마존 미국과 영국 논픽션 전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책. 너바나(Nirvana)의 드러머였고 푸 파이터스의 프론트맨인 데이브 그롤의 회고록이다. 그는 회고록에 포함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저는 350페이지를 받았고 제가 26년 동안 속해 있는 밴드(Foo Fighters)에 대해 아직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는 또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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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냉전문화사>

    이봉범 (지은이) / 소명출판

    냉전체제와 한국적 조건이 뒤섞여 굴절·변용되는 전경은 서구발 냉전(문화)의 보편성으로 치환 또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다단하다. 냉전/문학(화)의 구조적 역학으로 빚어진 한국의 냉전문화란 무엇일까? 이 책은 한국의 냉전문화의 형성, 문화, 사상 등 냉전문화사를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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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에서 싸운 일본인> – 일급비밀 공개로 드러난 일본인의 한국전쟁 참전 기록

    후지와라 가즈키 (지은이),박용준 (옮긴이) / 소명출판

    일본이 참전하지 않았던 한국전쟁에서 무기를 지니고 싸운 일본인 70명이 있었다. 역사로부터 지워졌던 그들, 1994년 기밀 해제가 된 ‘TOP SECRET’ 1급 기밀문서에 그들의 존재가 은폐되어 있었다. 70명의 일본인들은 누구였고, 어떻게 한반도로 들어왔으며, 무슨 임무를 맡았는지, 또한 전투원으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심문까지 받고 수십 년간 실상마저 감춰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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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시의 리듬>

    장철환 (지은이) / 소명출판

    현대시의 시적 리듬은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가 이 책의 핵심이다. 정형적이고 규칙적인 운과 율은 전통적 작시법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자유시와 산문시의 리듬 분석 지표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음운, 단어, 시행, 연의 층위에서 시적 리듬의 지표를 확증하는 일이 필요하다. 현대시에서 시적 리듬의 지표를 설정하는 것은, 시적 발화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시적 창조의 의의를 해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서의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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