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혁신위원장 논란으로 내홍
    '이재명, 사퇴해야' vs '속내 드러낸 것'
        2023년 06월 07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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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다가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논란을 둘러싸도 민주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의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퇴를 압박했고, 이에 대해 친명계는 당 쇄신보다 이 대표의 사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맞섰다.

    당 지도부 내에선 혁신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최고위원 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깜깜이 인선’이 이번 혁신위원장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명계인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말의 전형적인 예”라며 “인사참사인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이래경 이사장이 혁신위원장을 맡는다는 사실이 전날 통보된 게 맞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다. 전날 일요일 저녁에 비공개로 최고위원들이 간담회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혁신위원장을 이래경으로 한다’는 이 말을 최고위원들이 전부 다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송 최고위원은 “혁신위원장 임명은 최고위와 협의를 거쳐서 당대표가 임명하는 것인데, 저도 그렇고 아무도 이래경이 누군지를 몰랐다. (이래경 이사장에 대해 아는 최고위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에 대해 아는 최고위원이 없어서 최고위 내 논의 자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송 최고위원은 “그런 면에서는 아쉽다. 적어도 조금은 더 전에 이 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를 줬더라면 이런 인사 참사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 방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천안함 자폭설이라든가 몇몇 발언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친이재명 중 아주 강력한 지지 의사를 갖고있는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이라며 “현재 ‘이재명의 민주당’을 더 강화하는 길로 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아닌가. 이런 점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혁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 문제부터 짚어봐야 한다”며 “혁신위원장 인선을 보면 ‘이재명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팬덤 지지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강성 지지층의 지지는 더 강화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지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는 황교안 미래통합당이 걸어갔던 길이다. 황교안의 길을 이재명 대표가 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명계 중심으로 이 대표 사퇴 요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정말 심각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당장 이재명 대표의 사퇴가 아니더라도 이재명 체제의 문제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전권을 맡긴다면 길을 개척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체제의 연장선상 또는 이재명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혁신위를 구상한다면 이재명 체제가 근본적으로 계속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거듭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혁신위원장 논란으로 다시 한 번 이 대표의 리더십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만약 이런 일이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나 장관한테 일어났다면 우리 당이 어떻게 했겠느냐”며 “‘인사 참사다’,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하지 않겠나. 이런 잣대를 우리한테 돌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원장 사태는) 이재명 대표한테 책임이 크지만 (이번 사태를) 책임을 지게 하기위해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부터 결함을 안고 출발을 했고, 그 이후 중요한 대목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돈 봉투 사건이나 최측근 김남국 의원 코인 건에 있어서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한 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해도 이번에 드러났듯이 자기 쪽에 기운 사람을 하지 않겠나. 그것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혁신이겠나. 자기 친정 체제의 강화이고 자신의 결함과 한계를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오히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위기를 증폭시키고 당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 사퇴 요구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상민 의원 등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사퇴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본인의 속내가 나온 것”이라며 “결국 당의 쇄신 보다는 이재명 대표 사퇴가 본인의 목표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와 탄핵도 수용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강경하게 말씀하셨으면 어땠을까”라며 “인사 검증만으로 책임져야 한다면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장관을 추천한 대통령의 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깜깜이 인선’ 비판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외교안보위원장을 추천한 것도 아니고 당의 쇄신을 맡기고자 하는 것”이라며 “혁신위원장은 여러 가지 보안이 철저히 유지된 상태에서, 비공개가 유지된 상태에서 발표하는 것이 관례다. ”라고 반박했다.

    이어 “무슨 슈퍼스타K 하는 것도 아니고 혁신위원장을 다 한 10명 추천 받아놓고 거기서 국민투표도 하고 인사 검증도 하고 그렇게 하면 아주 클리어한 분이 추천될 수 있겠지만, 혁신위원장은 슈퍼스타K는 아니다”라며 “물론 (혁신위원장 인선에) 당원 투표도 하고 다 할 수 있는데 그건 비명 의원들이 더 반대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비꼬았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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