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방형 경선제 아직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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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3월 26일 07: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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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1일 민주노동당 당 대회에서 이른바 ‘개방형 경선제’ 대선후보 선출방식이 간발의 차이로 부결됐다. 민중 자신이 스스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주시대의 특성으로 보나, 격동하는 정세와 07년 대선의 중요성으로 보나, 뜨느냐 가라앉느냐는 갈림길의 민주노동당의 향방으로 보나, 5만 당권자만의 잔치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이었다.

    ‘개방형 경선제’, 왜 부결 됐나

    그런데도 개방형 경선제는 2/3 찬성을 얻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기계적으로 이해하는 일부의 협소한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선거권자, 피선거권자, 투표방식, 선거관리 등 세부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책임 있는 지도력이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적극 나서 설득하지 않은 데 있었다.

    다시 말해, 이번 대선에 한해 비당원도 후보 출마가 가능한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투표권을 줄 것인지, 투표율 제고를 위해 인터넷 투표를 허용할 것인지, 선호투표인지 결선투표인지, 선거관리체계와 부정선거 방지책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 이행조치에 관한 시나리오를 충실히 예시하고 절절하게 호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이 진정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고 진보세력의 정치적 대표체이고자 한다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 자신의 대통령 후보이면서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당권자만의 투표, 당권자만의 출마가 갖는 제한성과 폐쇄성은 너무나 명백하다.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진보개혁적 국민층의 견인은 고사하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조차 구경꾼, 방관자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당 밖의 각계 진보세력도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세 후보의 캠프 참여 이외에 달리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게 사실이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어려운 조건에서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해온 민주노총, 전농, 전국노점상연합회의 수십만 조직성원들은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거의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 사진=민주노동당
     

    “민중의 손으로 민중 자신의 단일후보를”

    이제 와서 ‘5만 당권자만의 잔치’를 보완하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듯하다. 그러나 당비를 인하해 당원을 늘이고 3개월 당권자 조항을 완화해 투표권을 확대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무엇인가. 그래도 무슨 수를 써봐야 한다는 높은 책임의식은 평가받을 일이나 그런 미봉책만으로는 약육강식,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 공세로 처참하게 깨지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분노를 격발할 수 없고, 그들을 강력한 진보정치세력화의 주인으로, 한반도 대변혁의 주체로 발전시킬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길은 없는가. 노동자, 농민, 서민들 자신의 손으로 기필코 진보에서 희망을 찾을 방법이 없단 말인가. 길은 있다. 길은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전략에 있다.

    당원직선을 통한 민주노동당 후보선출이 1단계라면, 서민(민중)참여를 통한 진보진영의 단일후보 선출은 2단계인 셈이다. 당원직선을 통해 뽑힌 민주노동당 후보와, 신자유주의를 반대하고 한반도의 자주, 평화, 통일을 지지하는 당 밖의 좌우 후보들이 참여하는 ‘민중참여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큰 잔치를 벌여야 한다.

    이렇게 최소한 선거연합 형태라도 진보세력의 총 단결을 이뤄내야 한숨 쉬는 서민들의 새 전망, 새 희망을 담아낼 수 있고, 꽃샘추위를 걷어내고 ‘한반도의 완연한 봄’을 앞당길 수 있다.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전략이 성공하려면

    그런데 어떤 형태로든 수십만 노동자, 민중이 직접 참여하는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선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선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밖의 진보진영에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통한 대선(예비)후보가 있어줘야 한다. 좌로는 사회당이 대선후보 출마방침을 사실상 결정했고 ‘노동자의 힘’은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준)에 참여하지 않은 이른바 ‘계급적 좌파연대’를 통해 대선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문제는 진보진영 내 우측이다. 과연 독자후보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좌측 후보만 있고 우측 후보가 없을 때,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의 장이 성립되겠는가도 예측이 어렵다. 민주노동당, 민주노총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구상, 초록정치연대 등 우측에서도 진보진영 선거연합의 목소리가 결코 낮지 않지만, 향후 중도통합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정치세력화와 대선후보방침을 결정할 수 있을지, 시민운동을 위주로 해온 그들로서는 중대 결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개혁적 시민운동도 정치세력화해야 한다. 민중운동과 손잡고 강력한 진보정치세력화를 결행해야 한다. 언제까지 말과 행동이 다른 신자유주의 중도세력의 수혈부대로 자족해야 하는가. 87년 6월 항쟁에 함께 했고 97년 날치기 노동악법 철폐투쟁에 연대했듯이, 이제 격동의 2007년에 민생안정, 주권회복,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강력한 진보정치세력화의 길에 합류해야 마땅하다.

    둘째,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선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협상이 성공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밖 좌우에 진보후보들이 있더라도 이들 간의 정치협상이 성공해야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는 실현된다. 정치협상의 의제는 대충 다섯 가지로 압축될 것이다.

    첫째는 진보적 정책공약, 즉 선거강령이다. 진보대연합의 큰 기준과 범주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6.15선언 실현을 찬성하는 모든 진보세력의 단결이지만, 반신자유주의세력 내부의 편차가 존재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대체로 반자본주의 시각, 반제국주의 입장,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수정, 보완하자는 케인즈주의적 태도로 나눠진다.

    그러나 자유주의개혁세력 중에서도 현재 신자유주의에 강력히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불문하고 모두 망라해야 한다.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 있을지언정, 이른바 중도좌파까지 견인해야 현실적 힘도 발휘할 수 있고 일반 국민들도 주목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미FTA 저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국가보안법 폐지,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와 통일 등에 합의하는 것일 터이다.

    둘째는 진보진영 단일후보의 본선 출마방식이다. 당선된 후보가 속한 정치조직 이름으로, 또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아니면 선거연합의 새로운 페이퍼정당 이름으로 출마할 것인지를 논의, 결정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 출마를 원하겠지만, 여타 진보후보들은 마지막 안을 가장 선호하지 않겠나 싶다.

    셋째는 단일후보 선출방식이다. 직접투표인지, 여론조사 결과까지 반영할 것인지, 투표권자를 선거인단으로 국한할 것인지, 진보진영 단일후보를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열어둘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후보 간의 이해득실이 엇갈리기 때문에 민주노총 지도부의 민중경선제 입장을 받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넷째는 부정선거방지를 위한 진보진영의 공동 선거관리체계 구축이다. 수십만이 참여하는 직접투표를 가정했을 때, 전국적 규모의 선거관리체제가 준비되고 건전한 선거풍토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어렵지만 이것이 성공한다면, 말많은 민주노총 직선제도 가능할뿐더러 노동자, 민중의 자주성, 민주성, 통일성을 높이는 새로운 사회운영원리의 단초를 진보세력이 시험,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한국진보연대(준) 등 연대연합운동의 확대 재편, 08년 총선 연합공천문제 등 진보진영의 단결방안이다. 어쩌면 이 의제가 선거공약, 정책대안에 대한 합의와 함께 가장 중요한 논의사항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머지는 기술적 문제이지만, 이 의제는 본질적 정치문제, 정치연합의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선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정치협상 잠정 합의안이 최종적으로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 각 조직의 공식의결기관에서 추인돼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임시 당 대회를 개최, 2/3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하며, 민주노총 또한 임시대대를 통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입장에서 이번 대선에 한해 진보진영 단일후보에 대한 배타적 지지 입장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보세력 총 단결로 07 대선 승리하자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라도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를 추진할 필요가 있는가. 두말 하면 잔소리다. 당권자 5만의 잔치와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 호소만으로는 역동적인 올해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북미 평화공존으로 한반도 대변혁이 시작되고 있는 이 때, 한미FTA 체결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이 엄중한 시기에, 진보진영은 비상한 각오와 단결의 전략으로 공세적인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미 수구꼴통들 조차 대북강경책을 수정할 조짐이고 자유주의세력은 남북관계를 십분 활용해 중도좌우통합에 매진할 것이며, 이는 상당수 진보적 국민 층을 흡인해 민주노동당의 외연을 대폭 약화시킬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현재 이미지와 진용과 실력으로는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에 역부족임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반대로 민주노동당이 모든 기득권을 버릴 각오로 진보세력의 총 단결에 앞장서면, 이번 대선이야 말로 진보와 중도와 보수의 3강 구도를 편성할 수 있다. 손학규 이탈 이후의 수구 보수적 몰골, 후보 검증과 경선과정의 상처로 고공행진이 중단될 한나라당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리하여 진보진영은 연말 대선에서 강력한 진보정치세력화와 친미수구세력 집권 저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내년 총선에서 진보와 보수의 진검 승부를 통해 대안의 정체세력으로 일대 도약해야 한다.

    너무 낙관적인가. 비관에서 낙관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꿈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진보운동이 아닌가. 당원직선으로 뽑힌 민주노동당 후보와 당원들이 몇 가지 정책을 내걸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대선 승리에 충분하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신자유주의를 반대하고 6.15남북공동선언의 실현을 바라는 모든 진보진영의 단결에 떨쳐나서야 한다.

    우선 3월 31일 민주노동당 중앙위에서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노력 한다”는 수정안을 힘 있게 통과시키자. 그런 다음, 한편으로는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 밖 진보세력의 독자정치세력화와 대선후보 선출을 고무 추동하면서 진보원탁회의에서 진보세력의 중지를 모으고 정치협상을 시작하자.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당권자 총투표의 시기를 앞당겨야 하며, 여타 진보진영의 채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 순간, 진보정치활동가의 당면 임무는 한미FTA 저지를 위해 사생결단의 투쟁을 전개하는 동시에, 민주노동당의 가장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 선출,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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