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두 번째 베트남전쟁』 외
        2023년 05월 13일 06: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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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베트남전쟁> – 한국의 전쟁 기억과 기억 투쟁

    윤충로 (지은이) / 푸른역사

    2022년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외국 관광지는 베트남이었다. 한 여행플랫폼 기업이 해외 숙소 예약을 분석한 결과, 베트남이 절반 가까운 46.7퍼센트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역시 한국 관광객이 많다 해서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까지 나왔다. 1992년 12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과 정식 수교한 이래 한-베 관계는 이 정도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현대사에 여러모로 큰 흔적을 남겼지만 이제는 공식적으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베트남전과 그 여진을 기억하고,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베트남전쟁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온 지은이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1부에서 ‘전쟁의 기억’을, 2부에서 ‘기억의 전쟁’을 촘촘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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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네 말을 흘려듣지 못할까>
    – 사소한 말에도 전전긍긍하는 사람을 위한 신경 끄기의 기술

    미키 이치타로 (지은이) / 갤리온

    타인의 말이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년 이상 상담심리를 연구하고 수많은 이들의 심리 문제를 해결해온 심리상담사 미키 이치타로는 제발 스스로를 탓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나약해서, 불필요한 생각이 많아서, 성격이 이상해서 괴로운 게 아니다. ‘말’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암묵적인 사회 분위기가 문제였다. 그는 ‘타인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다른 사람의 말에 스위치를 끄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을 걸러 듣는 기술을 익히면 오히려 타인과의 관계가 훨씬 개선된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 때문에 부정적인 에너지에 휩싸인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 이 책의 처방을 따라가볼 때다. 이론적 근거와 상담 경험이 풍부한 20년 경력 심리상담사의 조언을 통해, 타인의 말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말에 면역력이 생기고 불필요한 말을 흘려들을 줄 알게 되면, 결국 인간관계도 훨씬 좋아진다. 또한 ‘타인의 말’이 아닌 ‘나의 언어’로 삶을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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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주의 연구 69> : 제20권 제1호 – 2023.봄호

    경상국립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지은이) / 한울(한울아카데미

    특집| 마르크스 가치론의 최근 동향
    일반 논문
    서평
    번역 논문
    영어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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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해방> – Why Feminism is Good For Men

    옌스 판트리흐트 (지은이),김현지 (옮긴이) / 노닐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남성이 남성성의 위기를 느끼며 강한 남성으로 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을 향한 공격성을 내포하는 이런 움직임을 보며 저자는 과연 남성성이란 무엇이고, 여성과 남성은 적대해야만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오랫동안 남성 스스로를 억압해온 ‘진짜 남자’의 모습은 생계를 책임지고, 강해야 하며, 울거나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부풀려진 모습을 보란 듯이 내보이고, 그 속에 여리고 약한 자신은 숨겨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해로운 남성성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남성다움’에 대한 관념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가로막고, 때때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여성학을 공부하고 함께 운동해온 백인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남성이 남성성이라는 오랜 억압에서 해방되어 다른 젠더와 서로 평등한 관계를 맺으면, 모두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알 수 있고, 알게 되면 바뀌나니, 그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말을 믿는다.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이 책은 독일어, 아랍어, 영어로 번역되었다. 쉽고 새롭고 구체적이며 희망적인 저자의 질문과 대답은 세계 곳곳에서 만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영감을 주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남성해방으로 얻을 수 있는 이로운 점 여섯 가지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은 어느새 당신의 손에 들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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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묵시록> – 가상화폐를 둘러싼 위험한 모험

    김태권 (지은이) / 비아북

    코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코인에 투자한다는 사람은 무수히 많다. 물론 꼭 잘 아는 대상에만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기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당신보다 코인을 ‘잘 안다’. 돈을 잃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불법도 합법도 없는 이 험난한 시장에 굳이 알몸으로 뛰어들 필요는 없다.

    역사상 사기의 패턴은 늘 반복되어왔다. 약간의 변주만 있을 뿐이다. 달리 말하면 당하기 전에 알아챌 만한 힌트가 있다는 뜻이며, 이것만 알아도 어느 정도는 사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인 코인 세상에는 그 뜨거운 관심에 답하듯 기상천외한 사건 사고가 하루에도 수차례 벌어진다. 이 책에서는 지난 몇 년간 코인시장의 역사에 기록된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주요 인물과 반복되는 사기 패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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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5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안전한 노동, 조화로운 삶을 위하여

    046 다가온 탈고용 사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이충한
    052 AI가 저임금 노동자를 대체할 거라는 착각 박정훈
    057 십 대가 가장 궁금해하는 노동인권 질문 Q&A 이수정
    062 교실로 노동인권교육이 한발 더 나아가려면 장윤호
    068 일하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임정호
    073 최초의 청소년 당사자 노동조합을 꾸리기까지: 일문일답 송하민
    080『땀 흘리는 소설』을 엮은 교사가 바라는 청소년문학 이혜연
    086 더 나은 내일을 그리는, 우리를 위한 일 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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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은이),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윤미연 (옮긴이) / 북극곰

    전직 교사였던 작가가 들려주는 선생과 제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유쾌하게 비튼 복수 코미디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선생님이 되어 가해자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복수극이 전세계적으로 인기이다. 그런데, 일찌감치 선생님의 복수극을 그린 프랑스 작가가 있다. 바로 2021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고, 유럽 청소년들의 ‘파울로 코엘료’라고 불리는 프랑스 최고의 이야기꾼, 장 클로드 무를르바이다. 무를르바는 배우와 작가가 되기 전, 10여 년간 중등 교사로 지냈다. 그래서일까? 소설의 주인공, 로베르 선생님의 복수극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만큼 거침이 없다. 절대 꿈꿔서는 안 될 금기를 깨뜨릴 때의 짜릿함과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독자로 하여금 시종일관 불안과 긴장 속에서 로베르 선생님의 복수극을 따라가게 만든다. 책을 펼친 순간 마지막 장까지 한번에 내달릴 수밖에 없다. 어떻게 선생님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지만, 한편으론 그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통쾌하고 짜릿하게 읽다 보면 선생님에 대한 많은 생각과 만나게 되는 소설이다.

    복수만을 꿈꾸며 악몽 같은 교직 생활을 37년이나 버틴 로베르 푸티파르.
    정년퇴직 후 그 원대한 복수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다.

    학창 시절 끔찍한 왕따의 희생자였던 로베르는 오로지 못된 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려고 선생님이 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 교사의 권위가 이전만 못하다. 이젠 선생이라고 해서 아이들 볼기를 맘대로 때릴 수도, 머리채를 잡고 흔들 수도, 심지어 귀를 살짝 잡아당겨서도 절대 안 된다. 그렇게 로베르의 분통 터지는 교사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말썽꾸러기 아이들은 끊임없이 로베르를 놀리고 자극하고 화나게 한다. 심지어 테러에 가까운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로베르의 마음속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싹트기 시작하고, 결국 로베르 푸티파르는 교사로선 절대 품어선 안 될 계획을 세운다. 바로, 자신의 제자들을 향한 사악하고 잔인한(?) 복수이다. 과연 로베르 푸티파르는 복수에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풍자와 유머의 대가 장 클로드 무를르바가 보여 주는 선생님과 제자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인권과 선생님의 교권이 잘 지켜져야 한다. 둘 중 어떤 권리가 우선일 수는 없다. 나란히 존중받아야 한다. 우린 오랫동안 교권이 우세한 교실을 경험하다 최근엔 교권이 처참하게 무너진 교실을 뉴스로 접하기도 한다. 10여 년간 교사로도 재직했던 작가는 이런 변화의 상황을 년도까지 밝히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최대 장기인 풍자와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만, 이 소설은 코미디이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하는 기발한 장난은 만화 속 어린 영웅이 악당을 혼내줄 때의 통쾌함과 짜릿함마저 선사한다. 선생님의 복수는 그보다 한술 더 떠서 악랄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다. 무를르바는 용서와 자비를 섣불리 내세우기 보다는 막장으로 한번 치달아 볼 것을 제안한다. 그 끝에는 분명 응어리 하나 없이 깨끗해진 마음과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가 있을 거라고.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으로 만나는 색다른 무를르바의 이야기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의 표지와 삽화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그렸다.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는 『유리 아이』 『사라지는 것들』과 같은 섬세하고 감정적인 그림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애독자가 있는 작가이다.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초기 그림 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여기서도 주인공들의 특징을 과장하고 희화한 독특한 그림들로 작품의 묘미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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