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연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제는 모든 것을 전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남 탓 아닌 내 탓의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가 취임 1년이 지나서도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전 정부를 비난하고 탓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통합과 갈등 해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정치방역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했다는 말을 저는 결코 믿을 수가 없다”며 “이념적 정치방역이라는 표현이 매우 심각한 왜곡인 데다, 국민의 긍지를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K-방역은 세계가 인정한 성공 모델이고, 대한민국 의료진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성취이자 자부심”이라며 “팬데믹은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험과 교훈 위에서 백신·치료제를 확보할 역량을 키우고, 공공의료체계를 보완·구축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과 양극화의 여파도 풀어야 할 과제”라며 “전임 정부를 비난하는 데 금쪽같은 시간을 쓸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하는 길은 국민을 편 가르는 것이 아니고, 연결하고 통합해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과는 키우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는 것이 민생 회복과 국민 통합, 나아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을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성과로 내세웠던 이른바 ‘K-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공개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정치방역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방역이 과학적 데이터에 전혀 기반하지 않은 대책이었다고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고 해서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지만, 엄밀히 평가하면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며 “우리 국민의 자유로운 일상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영업권 및 재산, 의료진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고 말했다. 무리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막대한 영업 손실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 정부가) 의사협회의 여섯 차례 건의에도 중국인 입국자를 통제하지 않았다”며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지시하고, 이념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방역) 컨트롤타워를 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