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래카메라 찍던 경찰들 우수수 잡혀
        2007년 03월 26일 10:40 오전

    Print Friendly

    ○ 25일 오후 6시 미국대사관 앞까지 진출한 노동자 농민들은 민주노총 방송차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방송차 바로 뒤에 있는 은행나무 위에 경찰 한 명이 올라가 있었다. 이를 본 한 노동자는 "불법채증 하지 말라"며 나무 위로 올라가 경찰을 끌어내렸다.

    ○ 6시 45분, 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끌려나왔다. 그는 집회 참가자와 비슷한 복장으로 집회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가 사람들에게 걸렸다. 경산시농민회 농민들이 그의 멱살을 쥐고 끌어냈는데 주변 사람들이 간신히 말려 다치지 않고 집회 밖으로 나왔다.

    ○ 비슷한 시각 집회 본 대오 안에서 또 한 팀의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끌려나왔다. 큰 카메라를 들고 집회장소 안에서 몰래 불법촬영을 하던 경찰 2명을 노조 간부들이 발견해 카메라 필름을 빼앗고, 밖으로 쫓아냈다. 2인 1조로 구성된 경찰 채증조는 이날 집회 대오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 왔다가 곳곳에서 봉변을 당했다.

    "기동대여 방패날을 세우지 마십시오"

    ○ 이날 집회에서는 인권단체의 활동이 눈에 띄었다. 20여명의 활동가들은 "기동대여 방패날을 세우지 마십시오", "전의경에게 폭력을 명령하지 마십시오"라고 씌여진 피켓을 들고 경찰 맨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경찰직무집행법 1조 2항과 10조 3항이 씌여진 큰 현수막을 들고 경찰의 폭력행위를 제지하는 역할을 해냈다.

    인권운동사랑방, 다산인권센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경찰의 폭력행위가 극심해지자 ‘경찰폭력에 대응하는 모임’을 만들고 경찰의 폭력을 감시하고 악법인 집시법을 불복종하는 운동에 나선 것이었다. 이들은 이날 인권카드와 경찰폭력에 항의하는 스티커를 배포했다.

    정은희 인권활동가(33)는 "경찰은 직접적인 폭력도 가하지만 불법채증과 사찰을 계속하고, 차벽으로 가두는 등 간접폭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집회가 신고가 아니라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4월 한 달 동안 집회신고를 하지 않는 ‘신고불복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시청광장은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이날 시청광장 한가운데 10여명의 아이들이 돗자리 위에서 뛰어 놀고 있었다.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당원들은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올라왔다. 김 모 당원(39)은 "남편들은 싸우러가고, 엄마들은 여기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장입고 집회 참석한 노동자들"

    ○ 이날은 유독 정장을 한 노조 간부들이 많았다. 10여명의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이날 모두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구두를 신고 도로를 뛰어다녔다. 이들은 이날 같은 조합원의 결혼식에 갔다가 집회장으로 달려왔다. 한겨레 홍세화 기획위원도 이날 결혼식 주례를 선 후 집회에 참석했다.

    ○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재미있는 말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한 농민대표는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심란하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노동자 농민뿐만 아니라 소와 돼지, 닭, 논밭, 산천초목이 다 구조조정 당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김덕윤 전여농 회장은 "대통령이 농촌을 구조조정 해야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을 먼저 구조조정하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전국빈민연합 김흥현 회장은 "전 국민을 깡통차게 해서 길거리로 내모는 한미FTA를 절대 막아내자"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