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진보정당 연합정치 제도화해야"
    2007년 03월 22일 08: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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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범여권이 정권을 재창출한다면 새로 나타날 정부는 어떤 색깔일까.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모임이 ‘2007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제로 연이어 토론회를 여는 한편,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 의원들로 구성된 혁신의원모임은 ‘우리시대 진보’를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 신기남 의원
 

신기남 의원은 2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07 대선의 시대정신: 우리시대 진보란 무엇인가’ 토론회에 앞서 가진 축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은 한마디로 진보 개혁 노선이었는데 역량의 부족으로, 실용이란 명칭을 띤 보수 세력이 오히려 주도권을 발휘했다”며 “제대로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늦지 않았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는 보수, 극우 세력인 한나라당과 이념과 가치, 노선을 걸고 싸움을 해야 한다”며 “모두 모여 진보 정당의 앞날을 개척해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정상호 교수는 최근 진보논쟁과 관련 “진보 노선의 재구성을 둘러싼 대안적 논쟁이기보다는 참여정부에 대한 성격 논쟁으로 귀결됐고 그럼으로써 다수 대중의 실질적 삶과 유리된 소수 지식인들의 관념화된 논쟁”이었다는 지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그는 고정된 사회과학적 규정이 아닌 “당대적 상황과 맥락을 중시하는” 포괄적 개혁노선과 세력 일반이라는 시각에서 ‘진보세력’의 현재와 전망을 논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참여정부까지 넓게 ‘진보세력’으로 보자는 의미다.

정 교수는 “세간에 유포된 ‘무능한 민주정부’라는 낙인은 대단히 정략적 함의와 매우 한정된 사실만을 담고 있을 뿐”이라며 “DJ정부의 햇볕정책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에 견주어 볼 때 결코 보잘 것 없는 성과와 업적이 아니고, 노무현 정부의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과 균형발전 역시 민주정부가 이루어 낸 주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진보개혁진영’의 위기와 관련 크게 4가지 원인을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민주적 시장경제론의 무산 – 시장경제 내지 신자유주의 경도 ▲보육, 교육, 주택 등 사회복지서비스보다 사회보장제도개혁에만 치중 ▲관료집단에 대한 과도한 의존 ▲개혁진보진영의 신뢰의 위기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특히 “대다수 보통 시민들의 삶의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국적 문제, ‘교육과 부동산’에 대한 확고한 대안을 사회정책의 핵심으로 정립하는데 실패했다”며 “정부와 정당은 물론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책임 있는 사회 세력으로 신뢰받지 못하게 되면서 문제의 집단적 해결보다는 개인적 선호 전략이 채택되었다”고 지적했다.

개혁진보진영에 대한 ‘신뢰의 위기’와 관련 정 교수는 “일차적으로 민주 정부의 거듭된 실정과 인기 하락이 민주개혁 진영 전체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다”면서 “국민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민주노동당, 시민사회운동이 ‘민주화의 과실을 함께 누렸지만 거기에 걸맞은 비전 제시 능력과 실행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평가 대상이거나 단일한 범주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2007년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시대적 과제로 ‘한국형 사회복지정책의 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주택ㆍ교육ㆍ고용 등 일상영역에서 질 높은 생활을 향유하는 합리적인 공공성의 정치가 새로운 진보정치의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내부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협소한 조합주의적 이익을 넘어 공공선을 고려한 대중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교원평가제 도입,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규직의 헌신과 양보, 조직 내부의 민주화, 보다 적극적인 개방 노선의 제시 등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진보개혁진영 위기 타개 방식으로 ‘정치적 사회협약’의 체결을 제안했다. 그는 “최소강령에 근거한 최대연합의 구축”을 강조하며 그 예로 87년 민주화 항쟁과 2002년 대선 승리 등을 언급했다.

그는 “사회복지정책ㆍ한미 FTAㆍ개헌(선거구제 개혁)ㆍ남북문제ㆍ경제정책 등 5대 분야에 대한 1단계 합의를 통해 각 정치세력의 강령과 구성을 새롭게 변모시켜야 한다”며 “이에 기초해 중도개혁 정당과 진보정당의 연합정치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도 토론자로 참석, “민주노동당에서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열린우리당이 추락하면 민주노동당도 추락했던 근거를 어떻게 봐야 하냐. 대충 하나로 보고 있다는 인식”이라며 “이게 과연 노무현 대통령 한 분의 잘못과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 하나만의 문제였던가, 거기에 열린우리당 위기, 민주노동당, 시민사회 위기가 복합적이었던 것은 아니냐”고 말했다.

백 의원은 이달초 제기한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세력간 연합이 아닌 대선주자간 연합’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정 교수가 제안한) 정치사회협약은 좋은 틀”이라며 “대선주자 원탁테이블을 만들어 당을 뛰어넘어 강령적 수준으로 이야기가 합의되고, 그것에 연결지어 경선의 룰이 2차적으로 합의되고, 그리고 나서 세력간 연합이 이뤄지는 단계적 통합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토론자로 참석한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 조승수 소장은 “무능한 민주정부란 평가는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며 “참여 정부의 부분을 보면 균형발전, 탈정치, 정경유착 등 성과가 있었지만 결국 대연정과 한미 FTA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에서 민주노동당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하지만 비정규직 등 우리 사회 현안과 관련 “사회서비스 확대나 교육투자를 강조하는 ‘사회투자론’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며 대신 진보정치연구소가 제기한 ‘사회연대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연대전략은 성장, 복지의 연대 통한 전환적 복지체제로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고 광범위한 담론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교수가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근본적 유토피아’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유토피아가 아니라 공공성 확장 지향”이라며 더불어 “신자유주의에 대한 적극적 방어전략이자 새로운 정치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정 교수가 제안한 ‘정치적 사회협약’에 대해서도 “중도개혁과 진보가 연합하려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고 또한 중도개혁세력의 실체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중도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중도와 진보의 공배수가 불분명한데 어떻게 연합을 하느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2007년도 대선은 주요정치세력들이 시장국가로 갈 거야, 기업국가로 갈 거냐, 아니면 사회국가로 갈 거냐 하는 논쟁을 해야 한다”며 “진보담론의 추상적인 형태가 아니고 교육, 의료, 복지 주요 정책을 내놓고 그 시스템에서 어떤 정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주요 대선주자들이 내놓고 심판받는 대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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