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정치인 FTA반대 거짓말 말라고?"
        2007년 03월 21일 03: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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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21일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농업도 시장 영역 안에 있다”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한미FTA 협상 성적표를 조작하려고 농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유신독재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시킬 만큼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 훈육주의에 빠져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마디로 지금까지 이뤄진 한미 FTA 협상 성적은 F학점”이라며 “준비 없이 시작한 협상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F학점 받은 능력없는 정부는 이제 아예 국민에게 보일 성적표까지 F자를 C자로 조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특히 “농업부문에서마저 모든 것을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리자 노무현 대통령은 오히려 농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농민들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농민들 자신의 책임이라는 얘기”라며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의 내용을 알고 있지 못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심 의원은 “대통령이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 훈육주의에 빠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얼마 전 대통령은 유신헌법에서 상대주의를 배웠다고 했는데 어제 대통령 말을 들어보니 상대주의보다는 유신독재의 정치적 훈육주의를 더 잘 배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의 말에서 ‘농촌 부락이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부락민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농민을 꾸짖던 희대의 훈육주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며 “20세기의 반, 또 21세기에도 우리 농민이 대면하는 위정자는 한결같이 농민을 가르치려들고, 발가벗기려고 든다”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우리 농민이 무능했고 모자라서 우리 농업이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는 곧 농업의 수난 역사로 대통령이 툭하면 자랑하는 각종 산업 지표의 배후에 농업의 주검이 쌓여 있다. 이 나라는 농업에 부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업 파탄내고 서민 거덜내는 정책에서 예외였던 정권은 이 나라에 없었다”며 “이 정권 역시 그 전철을 밟고 있는 변변치 못한 정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농업의 구조조정을 말했으나, 조정할 만한 구조도 우리 농업에 남아있지 않다”며 “퀭한 눈과 앙상한 뼈마디만 남겨 놓고 있는 중환자의 침대 옆에서 ‘이제 당신도 당신 스스로 살아 봐라’라고 말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하는 농어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결국 농산품도 상품이고, 상품으로서 경쟁력이 없으면 농사 더 못 짓는다”며 “농업도 시장 안에서 어떻게든 해결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농업 GDP의 42%를 정부가 투자하는 기반위에 서 있는데 농민이 지금 한국농정 불신을 얘기할 수 있냐”며 “염치도 없다. 한·미 FTA 하면 또 돈 내놓으라고 하고, 한·중 하면 또 내놓으라고 하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FTA 반대 운동과 관련 “이 나라의 진보적 정치인들이 정직하지 않은 투쟁을 하는 것”이라며 “FTA가 체결되고 나면 반대하는 모든 정치인들과 직접 토론할 것인데 제일 하고 싶은 얘기가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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