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찰과 모색 포럼' 첫 토론회
    금태섭 '제3지대 신당' 김종인 '돕겠다'
    금태섭-이상민 발표...권지웅-김재섭-김창인 토론
        2023년 04월 19일 09:20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총선을 1년 앞두고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지낸 김종인 전 위원장도 금 전 의원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토론회에서 “새로운 세력이 출현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정치를 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용기를 가지고 그 길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제3지대 신당 창당 의지를 선언한 것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종권 레디앙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금 전 의원과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김미애·김성원·김형동·최승재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금 전 의원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편 가르기”라며 “상대를 경쟁의 상대가 아닌 적으로, 설득해서 함께 가야 할 동료가 아닌 배제해야 하는 악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당이 선거 승리를 목적으로 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를 혐오하고 비난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쪽 진영의 퇴행이 다른 진영의 퇴보 가져오면서 편가르기와 진영 논리 비롯한 우리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선거 때 양당 외에 다른) 선택이 제한돼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새로운 세력이 출현해서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을 주고 정치를 바꿔 보려는 사람들의 틀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이 상황을 깨기 어렵다”며 “변하지 않은 한국 정치 깨줄 교두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세력 만들기 위해선 내년 총선 때 수도권 중심으로 30석을 차지할 세력이 등장하면 많은 기대 받을 수 있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새로운 세력은 이들(보수와 진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중간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잡아내고 해결책을 모아나가는 힘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한국 정치는 인물 중심으로 움직였으나, 이런 인물 중심 정치는 유권자에 실망만 줬다”며 “인물 중심 아니라 문제 중심의 새로운 세력,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는 정당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성찰과모색 포럼

    김종인 전 위원장은 양당에 대해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하고 경제적 지표는 그러한데 사회적 지표를 보면 한심하다”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 세계 평균 배가 넘는 자살율 등 이런 현상이 나타난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당의 문제는 집권당이 되면 대통령의 얼굴만 보고 사는 정당이 돼버린다”며 “저출생과 자살율 이런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기들을 진보정당이라고 하지만 (저출생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할지 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보수정당도 기득권만 보호하는 것이 보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런 정당에서 어떤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겠나. 현재 상태로 봐선 불가능하다”며 “이대로 가면 또 지난 20년 세월과 비슷한 미래를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두 당은 지금 우리나라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이는 지난 20년이 입증하고 있다”며 “사람 중심의 정당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얼마만큼 각성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기존) 정치를 어떻게 심판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들의) 각성이 있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오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들이 각성하면 새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며 “내가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금 전 의원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당의 개혁 성향 현역 의원들도 제기된 각종 의혹 등을 언급하며 양당 정치를 비판했다.

    토론회 주최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양당에 대한 불신과 아쉬움이 극에 달했다”며 “민주당하면 떠오르는 건 개딸과 돈봉투이고, 우리당은 전광훈과 끝없이 나오는 막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는 사실 양당 체제의 부작용이라기보다 그동안 양당이 끊임없이 추구해왔던 정치 방식이 낳은 결과물”이라며 “양당 모두 내부로만 수축하고 있는데, 수축만 하다 보면 결국은 붕괴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럴 바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통합했으면 좋겠다”며 “(양당이) 차이도 없고 오히려 공통적인 게 많다. 맹종하고 단색을 지향하고 성역화시키는 정치문화가 만연한 정치집단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 선거 때가 되면 개별적인 정치인을 물갈이하는데, 그건 눈속임이고 선거용이고 호도용”이라며 “정치인 개인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정당, 정치세력의 물갈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3, 제4, 제5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처음부터 정당을 결성 하려는 것보단 느슨한 연대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조그맣게 시작해서 성을 쌓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새로운 정당이 탄생하면 민주당이 아니라 새로운 정당에서 활동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누구든 자기 뜻에 맞는 정치적 상황을 찾아가는 것은 본능적이고 늘상 있는 일”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토론자로는 권지웅 청년미래TF 위원, 정의당에선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등 원내3당 청년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국민들이 원내3당인 정의당을 양당의 대안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온전히 진보정치 스스로 성찰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내에서 강하게 요구되는 ‘윤석열 심판론’에 대해서도 “대통령 하나 바꾼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이미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통해 그 결과를 경험했다”며 “퇴행적인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마치 대통령만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방식의 지향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누구와 싸우겠다’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겠다’가 정치의 언어가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제대로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반윤’이 아니라 거대양당을 뛰어넘는 정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정의당은 재창당을 논의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정의당의 생존을 위한 재창당을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중요한 것은 지금 한국 정치에 필요한 정당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지금의 작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의당으로만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대양당과 맞서는 제3정치세력을 재구축하고, 이를 동력 삼아 새로운 공화국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진보정치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