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금속-현대차그룹 전격 회동
        2007년 03월 21일 0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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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민주노총이 산별교섭 성사를 위해 5대 재벌을 만나겠다고 밝힌 후 하루만인 20일 오전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과 현대차그룹 박정인 수석부회장(사진)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 등 주요 임원들과 현대자동차그룹 박정인 수석부회장, 기획조정실 김덕모 전무 등 현대차그룹 핵심 관계자는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산별교섭에 대해 한 시간 가량 의견을 나눴다.

       
     
     

    이날의 만남은 19일 민주노총이 "산별교섭을 위해 5대 재벌 회장을 만나겠다"고 밝힌 직후 현대자동차그룹 쪽의 요청으로 갑작스레 이뤄지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석행 위원장이 당선된 이후부터 회동을 요구해오다, 19일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히자 이날 오후 곧바로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몽구 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현대차그룹이 회장이 재판중이라 운신의 폭이 없고, 그룹의 전권이 수석부회장에게 있다는 설명을 받아들여, 20일 오전 회동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대화의 주제는 산별교섭이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 쪽에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산별교섭에 나와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에 동의를 표하며 산별교섭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우리는 산별교섭 문제로 노사가 서로 파행으로 가지 않도록 교섭에 나와달라고 주문했고, 그 쪽에서는 잘 해보겠다고 했다"며 "노사간에 대화를 통해 산별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이날 산업공동화 문제와 자동차산업의 어려움에 대해 노사가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산별교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현대차그룹에 설명했고 산업공동화 문제에 대해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위원장은 일부 사업장을 거론하며 현대차그룹이 산별노조를 흔들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옛날의 노사관계가 힘의 관계였다면 이제는 산별교섭을 통해 제도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의 변화하려는 노력에 회사가 응하지 않으면 힘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만날 예정이며, 삼성, LG, SK그룹 등 재벌 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어 이석행 체제의 민주노총 움직임에 노동계 안팎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우문숙 대변인은 "민주노총이 노정간 협의틀을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는데 노사간에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노사정위원회가 식물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만남은 노정, 노사 대화에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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