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탈당 대선정국 요동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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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3월 20일 08: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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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한나라당을 떠났다.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제 3세력, 중도개혁 성향의 정치 세력을 모아 신당 창당의 길을 걸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자 아침신문들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정당정치 훼손’이라며 비판하는 한편 탈당 사태가 가져올 대선 판도의 변화, 특히 범여권 대선 경쟁구도의 변화에 주목했다.

    다음은 20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손학규 결국 탈당 씁쓸한 ‘어게인 2002’/쳇바퀴 위의 한국 정치>
    -국민일보 <중도개혁 제3세력 결집 모색>
    -동아일보 <손학규 전지사 탈당>
    -서울신문 <손학규 탈당 대선정국 요동>
    -세계일보 <손학규 "한나라당 탈당" 대선 구도 ‘요동’>
    -조선일보 <손학규 탈당…범여 후보 노려>
    -중앙일보 <명분과 변절 사이…큰 도박>
    -한겨레 <대선정국 ‘빅뱅’ 신호탄 올랐다>
    -한국일보 <대선정국 격랑 다자구도 되나>

       
      ▲ 중앙일보 3월20일 1면  
     

    손 전 지사는 탈당 이유로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한나라당의 구태정치와 줄서기 관행, 개혁과 변화 등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아침신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빅3’으로 불리면서도 ‘이명박-박근혜’ 양강구도 사이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한 손 전 지사가 경선에 질 것이 뻔해지자 탈당을 감행했고, 따라서 속보이는 ‘정치적 변절’이자 ‘배신’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1면 <명분과 변절 사이…큰 도박>에서 "손 전 지사의 변신이 ‘거대한 정치적 도박’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그가 내건 명분을 변절로 보는 차가운 시각도 있다"면서 손 전 지사의 ‘말바꾸기’에 주목했다. "방법론적으로 ’97년 이인제 의원’의 길을 택한" 손 전 지사가 자신이 띄운 승부수를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그가 뿌려 놓은 말"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 "탈당하겠느냐는 질문은 다른 사람에게 먼저 물어본 뒤 나에겐 가장 나중에 하라"(2006년 6월6일 동아일보 인터뷰) "내가 벽돌이 아닌데 어떻게 빼서 (여권후보로) 넣겠느냐"(2007년 1월 17일 충남도당 신년교례회) "난 한나라당을 자랑스럽고 꿋꿋하게 지켜온 주인이며 기둥이다. 나의 행적을 봐라."(2007년 1월31일 경남도청 기자 간담회) 등 과거 발언과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에 등을 돌릴 수는 없다"는 19일 탈당 기자회견 발언을 나란히 ‘손학규의 말말말’로 1면에 소개했다.

    조선일보도 A3면 <"탈당 안한다" 보름만에 결국 말 뒤집어>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탈당 가능성을 부인했었다"며 "말 뒤집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 조선일보 3월20일 A3면  
     

    아침신문들은 사설에서도 손 전 지사의 ‘배신의 정치”정당정치의 훼손’ 등을 강하게 문제삼았다. 중앙일보는 사설 <결국 배신의 정치로 끝내는가>에서 "끝까지 당당하게 경선을 치르든지, 깨끗이 물러다는 게 도리"라며 "불리하다고 판을 뒤집는 것은 비겁하다. 언제까지 우리의 대선 풍토는 이런 식의 배반이 판을 쳐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손학규씨 ‘장관, 3선의원, 도지사 14년’ 단물 뱉다>에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워 당을 박차고 나가는게 과연 정치 도의에 맞는 일이며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처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명분 없는 손학규씨의 탈당>에서 "손 전 지사의 항변(당이 끝내 변화를 거부했다)은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당정치의 훼손, 대중들의 정치혐오 및 정치 허무주의 확산 등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빚어질 정치적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해 그의 책임을 우선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한겨레 3월20일 1면  
     

    반면 한겨레는 ‘정체성에 따른 정당의 분화’를 강조하면서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이 민주발전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 상대적으로 무게를 실었다.

    한겨레는 사설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과 후진 정치>에서 "정당을 쉽게 바꾸는 행태는 정당정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정치 불신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만 강조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이식 실험’은 결국 실패였으며 정체성에 따른 정당의 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또 1면 <대선정국 ‘빅뱅’ 신호탄 올랐다>에서 "그의 탈당이 올해 대선 정국의 판을 새롭게 짜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선 우세하다"며 "그가 신당 창당 의지를 분명히 밝힌 점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어 "각 정당 내부에 진보와 보수, 개혁세력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는 지금의 정당 구조가 이념·노선에 따라 재롭게 재편되는 계기를 맞을지도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탈당 "제2의 이인제 사건?"

    한나라당이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제2의 이인제’ ‘이인제 학습효과’ 등으로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침신문들은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는 4면 <제2의 이인제 사건?>에서 경선참여 여부, 범여권 후보 가능성, 명분 등이 다르다고 봤다. "이인제 전 의원은 신한국당 정체성과 별반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반면 손 전 지사는 ‘햇볕정책 계승’ ‘지역주의 타파’ 등을 주장하며 꾸준히 당의 주류와 맞서는 목소리를 내왔다"는 것이다. 또 "이 전 의원이 경선에 참여한 뒤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반면 손 전 지사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탈당한 점도 형식적인 면에서의 차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 신문들은 손 전 지사와 이 전 지사의 행보를 ‘동급’으로 취급하는 데 초점을 뒀다.

    중앙일보는 ‘탈당한 대선 주자는 본선에서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이인제 학습효과’를 상기하며 "손 전 지사는 이 의원의 길을 선택했다. 이인제 효과가 손 전 지사를 삼킬 것인지, 손 전 지사가 이인제 효과를 극복할 것인지는 여론이 결정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A3면 <지지율 8% ‘손의 도박’…뒤집기냐 제2 이인제냐>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97년 이인제 후보의 신한국당 탈당에 비교되기도 한다"며 "손 전 지사 역시 경선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탈당한 만큼 근본적 이유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라크 침공 4년…한국의 역할은?

    이라크 침공 4년을 맞아 아침신문들은 사설에서 미국의 독선, 민주주의 강제이식 실패 등을 지적하며 철군 등 한국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 서울신문 3월20일 사설  
     

    한겨레는 사설 <이라크의 교훈, 일방주의에의 경고>에서 "중동에 민주주의를 강제이식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허황된 꿈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라며 "미국은 이라크 철군 계획을 분명히 밝히고 이라크인들에게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설 <이라크전 4년의 교훈>에서 "이라크전 4년의 성과는 너무도 초라하다. 개전 사유였던 대량살상무기는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주의 이식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꿈은 실종됐다"며 "미국은 이라크를 이라크인에게 맡기고 단계적으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적극 협상에 나서고, 이란·시리아와도 대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무력보다는 외교력이 우선이라는 점은 이라크전 4년의 가장 큰 교훈"이라고도 언급했다.

    서울신문도 사설 <이라크전 4년, 한국 역할 정리할 때다>에서 "우리도 자이툰 부대의 역할에 대해 정리하고 결단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올해 말쯤 철군을 원칙으로 해서 상반기 중으로 철군계획을 세운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칠레 FTA ‘적자’ …"장밋빛꿈 3년만에 깨져"

       
      ▲ 한겨레 3월20일 2면  
     

    한겨레는 1면 <한-미 FTA 다음주 서울서 담판>에서 "한미 FTA 협상의 타결 여부는 이달 마지막 주말 서울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26일부터 30일까지 최종 고위급 회담을 서울에서 열어 막판 미타결 쟁점을 조율하기로 미국 쪽와 합의했다’는 우리쪽 협상단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한겨레는 "19일 열린 농업부문 2차 고위급 협상 첫날 회의에서 양국은 여전히 견해차만 확인한 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20일에는 양국이 쇠고기 위생 검역 문제를 논의하고 진전을 보지 못한 관세 협상은 20일 오후나 21일 오전 다시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한겨레는 2면 <한-칠레 FTA 무역적자 개선 한다더니…/’장밋빛꿈’ 3년만에 깨졌다>에서 "우리나라의 첫 FTA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다음 달이면 발효된 지 3돌을 맞지만 경제적 효과가 애초 정부 기대치와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세청 수출입 통계자료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한국이 대칠레 수출은 3억3200만달러였으나 수입은 7억7900만 달러로 4억4700만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폭 2억5500만 달러보다 75.3%나 늘어난 수치다.

    한겨레는 "FTA에 따른 수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 반면에 원자재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수입은 예상 밖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탓으로, 정부가 선전해 온 한-칠레 FTA 효과와 정반대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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