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섭섭하다 소장파" vs "피차일반"
        2007년 03월 19일 06: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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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한나라당의 구태와 당내 개혁세력의 줄서기 등을 탈당의 주요 이유로 언급한 것과 관련, 개혁세력을 자임했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탈당 명분으로는 약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거꾸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더불어 “한 때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되어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앞서 닷새 간의 칩거 기간 중에도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며 당내 소장파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당내 경선룰 논의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에 참석할 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소장파 초선의원들이 일제히 난색을 표해 결국 정문헌 의원이 결정된 일도 뒤늦게 알려졌다.

    소장파로 대표되는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 다수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돕고 있으며, 원희룡 의원과 고진화 의원 등도 독자 출마해 나머지 세마저도 나눠가진 형국이다. 사실상 소장파 의원 대다수가 대선주자들에게 줄서기를 마친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당내 개혁세력의 대표격인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에도 소장파 의원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전 시장 캠프에 합류한 한 초선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과 관련 “오늘은 그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수요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도 이날 지역 행사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손 전 지사의 탈당과 관련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못했다. 남 의원은 지난 17일 당사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내 중도개혁세력의 치열하지 못했던 행보가 손 전 지사의 고민을 낳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측근은 수요모임 차원의 대응이나 논평은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선주자들을 돕고 있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탈당의 명분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명박 전 시장 캠프에 참여한 박형준 의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명분이 없는 탈당이고 결국 여권으로 말갈아타기”라며 “손 전 지사가 자기 친정에는 엄청난 타격을 주고 저쪽 선거구도에 일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의원의 대리인으로 경준위에 참석한 김명주 의원 역시 <레디앙>과 통화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정도(正道) 정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소장파에) 느끼는 인간적인 아쉬움은 이해하지만 정치적으로 탈당의 변명거리일 뿐 탈당 명분으로 약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원희룡 의원도 앞서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전 지사가 좌절감을 느낀 부분들을 공감하지만 그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그런 점에서 더욱 치열하고 의연하게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해 탈당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당원과 약속이고 저 자신과 약속”이라며 “당내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까지도 손 전 지사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던 그는 “손 전 지사가 빠지면 공간이 많이 빌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화 의원도 당장 경선 불참이나 탈당을 선언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 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낡은 시대의 유령과 싸우는 마지막 전사가 되겠다”며 당내 잔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만 “지도부와 대선예비후보들이 당의 노선과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과 변화를 않는다면 제2, 제3의 손학규 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탈당 전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에게 “같이 하자”, “먼저 가 있겠다”며 동참을 호소했으나 이들로부터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손 전 지사를 당에서 밀어낸 것은 소장파”라며 “손 전 지사가 민심대장정을 할 때는 같이 할 것처럼 하고 당의 경선 3강구도를 위해 손 전 지사를 지지할 것처럼 하던 사람들이 지금 다 어디 가 있느냐. 지지율 높은 ‘분’ 캠프에서 다 주요 직책을 맡고 있지 않냐”고 꼬집었다.

    한때 수요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손 전 지사와 함께 나갈 당내 소장파는 한 명도 없다”며 “가장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이 그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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