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이 책임지는
    아이 중심 보육환경, 어디로 갔나?"
    [기고]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운영지속 및 고용보장 촉구
        2023년 04월 07일 03: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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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6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고용불안에 휩싸인 보육노동자들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어린이집 운영 지속과 보육노동자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예산삭감 사태 이후 예산 확보를 통한 공적돌봄 정상화보다는 오히려 보육교사 해고 검토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고용불안과 공적돌봄 후퇴 논란에 불을 지펴진 상황이다.

    사진=필자

    지난 3월 26일, <한겨레> “서울시 돌봄기관 ‘정직원 해고’ 법률 검토 했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소속된 다수의 보육노동자들이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4개 노조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며 특히 공공운수노조는 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이 해지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안팎에서 돌봄노동자들의 처우와 노동권, 공공돌봄을 추구하는 일관된 입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래서 단체협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회사운영이 어려워지고 고용불안의 시기에 오히려 조합원들이 줄지어 가입하고 있어 노조 설립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조합원이 많은 상황이다. 많은 조합원들이 가입해 이제는 과반노조로서의 권리 요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내부 평가도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를 비롯해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공공운수노조 북서지구협의회, 권수정 전 서울시의원, 마포 녹색당 등이 노동자, 서울시민, 정치의 이야기들을 전했다.

    한 보육교사는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불안한 현장의 상황을 전하면서 “교사들이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좋은 돌봄과 좋은 일자리를 표방했던 서울시의 현실에 학부모님들, 서울시의회, 서울시 모든 시민분들 귀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서울시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든든 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책임지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운영과 및 보육노동자 고용보장 논란과 관련하여 명확한 입장을 낼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보육교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이다.

    어린이집 운영 중단과 보육교사 해고는 공적돌봄 정상화가 아닙니다.

    서울시에서 자라날 아이들의 돌봄과 우리의 일터를 지켜나가겠습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언론 노동자들과 서울시민께 밝힙니다. 우리 보육교사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코로나19시기 감염의 우려에 가슴 졸이며 아이들을 정성으로 돌보기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해고의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잘못했다면 모르겠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오늘도 아이들은 꿈을 키우고 있으며 부모님들은 든든하게 아이들을 맡기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해고의 대상이 되어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오세훈 시장에게 묻고 싶습니다. 서울시는 보육사업에 1조 9,013억을 쓰겠다는데 그 돈 중에서 우리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운영에 쓸 돈도 있는 건가요? 우리 회사는 서울시의 공공돌봄을 대표하는 기관인데 142억이 없어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랍니다. 1조 9,013억이면 지금 7개 밖에 없는 든든어린이집 수없이 운영할 수 있는 돈입니다. 그 돈 어디에 쓰시려는건가요?

    정부도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는데 왜 우리 회사에서 어린이집 운영 중단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공공돌봄을 위해 만든 회사가 우리 회사 아닌가요? 근데 왜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우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시나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서울시민의 공공돌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을 중단할 이유도, 보육노동자들을 해고할 이유도 없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 중단과 보육노동자 집단해고는 서울시의회에서 이야기하는 공적돌봄의 정상화라거나 사측에서 이야기하는 자구안이 될 수 없습니다. 돌봄을 중단하는 것을 자구안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도, 있어서도 안됩니다.

    황정일 대표는 본인이 강조한 “수익은 놓쳐도 돌봄은 놓칠 수 없다”는 약속을 지키십시오. 서울시의회는 예산삭감으로 서울시에 더 이상의 돌봄위기, 고용위기를 초래하지 마시고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예산회복과 어린이집 운영확대를 통한 공적 돌봄 정상화에 나서십시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운영과 및 보육노동자 고용보장 논란과 관련하여 명확한 입장을 내십시오.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우리 보육 노동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슬로건이 과연 우리 회사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도 적용되는 슬로건인가 분노와 의구심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린이집 중단, 우리의 고용이 불안한 이 상황이 결코 약자와의 동행이 될 수 없습니다.

    모든 각오를 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만약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든든어린이집 운영이 중단되거나 우리의 고용에 위협이 다가온다면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많은 언론노동자분들과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서울시민 여러분. 그저 우리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부모님들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2023년 4월 6일

    서울시청 앞에 선 보육노동자들과

    이들과 함께 공공돌봄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는 서울시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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