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탈당 손학규, 부여 떠난 주몽?
        2007년 03월 19일 03: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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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이자 범여권으로부터 계속 ‘추파’를 받아온 손학규 전 지사가 19일 “백척간두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심정으로 새로운 정치 질서 창조의 길에 저 자신을 던지고자 한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이날 백범기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한국정치의 낡은 틀을 깨뜨리기 위해 저 자신을 깨뜨리며 광야로 나선다”며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길을 창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자신의 탈당 이유로 한나라당의 구태와 낡은 정치 구조를 주장했다. 그는 “그간 한나라당을 바로잡고, 새 기운을 불어넣어 미래, 평화, 통합의 새시대를 여는 정당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며 “그러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원래 민주화세력과 근대화세력이 30년 군정을 종식시키기 위해 만든 정당의 후신”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거꾸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한 때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되어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해 당내 극우세력은 물론 이른바 ‘소장파’로 불린 개혁세력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나아가 그는 “문제는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한국정치의 낡은 구조 그 자체”라며 “무능한 진보와 수구 보수가 서로 얽혀 한국정치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그 낡은 정치의 틀을 깨뜨리기 위한 고통스런 도전이 필요하다. 그럴 때만 새로운 정치가 창조될 수 있다”고 탈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더불어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하겠다”고 말해 탈당 이후 자신의 행보를 예견케 했다. 그가 닷새간의 칩거에 들어가기 직전 중도개혁세력들이 참여한 ‘전진코리아’ 출범대회가 열린 백범기념회관에서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 역시 향후 행보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그는 “지금 한반도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정치를 비롯하여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개발시대적 발상과 낡은 좌파적 발상으로는 세계의 강자로 떠오르는 동북아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기는커녕, 죄어오는 샌드위치 경제 상황을 돌파할 수 없고 다가오는 북미수교와 한반도 안보질서 재편(에도 대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단순한 정권교체는 안되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면 더욱 안 된다. 무능한 진보와 수구 보수가 판치는 낡은 정치구조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평화, 통합의 시대를 경영할 창조적인 주도세력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바치겠다”며 “어떤 돌팔매도 감수하고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데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올해 초 “정운찬, 진대제, 손학규가 모이면 드림팀”이라는 주장한 일을 상기시킨다.

    손 전 지사는 대학 강단을 떠나 정치권에 들어오며 제자들에게 “내가 무엇이 되는지를 보지 말고, 내가 무엇을 하는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며 이제 국민들에게 이 말을 전하려 한다고 이날 탈당 선언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내 경선시기와 방식을 두고 반목하다 탈당을 결심한 자신을 가리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작은 새’, ‘패자경합을 포기하고 부여를 떠난 주몽’ ‘당파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나라만 생각한 백범’ 등으로 규정한 손 전 지사를 과연 국민들이 그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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