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외
        2023년 04월 01일 09: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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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이상헌 (지은이) / 생각의힘

    여기, 일과 일터와 일하는 삶을 끈덕지게 보듬는 책이 출간되었다. 여럿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꿋꿋한 믿음 아래, 함께 모색하고 타개하여 연대와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데 값진 화두가 될 문장들을 엮은 《같이 가면 길이 된다》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고용정책국장으로 일하는 이상헌이 치열한 숙고와 엄격한 응시를 대동한 채 이런저런 지면에 꾸준하고도 찬찬하게 써온 글을 한데 모았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이 나라’의 일하는 삶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저자는 여전히 원형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에게 다시 한번 얼얼하게 아프면서도 살뜰한 통찰을 건넨다. ‘일하는 삶’과 ‘회복하는 사회’에 관한 섬세히 떨리는 희망의 문장이 우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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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은이) / 한겨레출판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를 통해 혁신으로 포장된 K-플랫폼산업의 현실을 폭로했던 배달라이더 박정훈은, 이번 책에서는 라이더들의 사고를 통해 플랫폼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본다. 라이더들이 당하는 사고의 이면에는 이윤 창출을 위해 라이더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 나아가 위험을 조장하는 배달플랫폼기업이 있다. 이 책은 배달라이더 박정훈이 도로 위 배달공장을 질주하며 포착한, 플랫폼산업의 모순에 대한 가장 예리한 고발장이다.

    배달 서비스에 얽힌 여러 이해관계자, 특히 배달플랫폼기업이 안전이라는 가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한 배달 사고는 반복될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죽음을 생산하는 공장과 기계를 멈추고, 어떠한 위험 요소가 있는지 다 같이 들어가서 살펴보자’고, ‘죽음을 생산하는 공장’을 만든 배달플랫폼기업의 책임을 올바르게 따져 묻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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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스주의 이해하기>

    리처드 울프 (지은이),손호종 (옮긴이) / 이학사

    맑스주의의 핵심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훌륭한 입문서이다. 『뉴욕 타임스』에서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맑스주의 경제학자”로 꼽은 바 있으며 예일대학교 및 뉴욕시립대학교, 매사추세츠대학교 등에서 경제학을 가르쳐온 리처드 울프(Richard D. Wolff) 교수는 이 책에서 맑스주의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을 분석하면서 맑스주의 초심자도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맑스주의의 정수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서술한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전지구적인 시스템이 되었지만 우리는 이미 눈앞에서 자본주의의 결함과 실패를 목도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99%가 아닌 1%에게 더 많은 재화를 전달한다는 지은이의 주장은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불평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세계를 덮친 이후로 자본주의가 생각보다 불안하고 불안정한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수많은 사람이 급속한 경제 침체를 뒤집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변화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가 세계적으로 부활한 지금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상과 실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전통인 맑스와 맑스주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자 맑스주의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는 기초 작업으로, 맑스주의를 알아가는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 핵심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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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전선종군기> – 일본 육사 출신의 역사학자가 전쟁을 되돌아보다

    후지와라 아키라 (지은이),이재우 (옮긴이) / 마르코폴로

    <일본군사사>로 국내에 알려진 후지와라 아키라(1922-2003)의 전쟁 체험기이다. 히토쓰바시 대학의 후지와라 교수는 일본 육사 55기생으로 중일전쟁 발발로 인한 대량 동원 탓에 교육기간이 축소되어 19세의 나이로 소위 계급장을 달고 전선에 나갔다.

    그의 첫 임지는 중일전쟁의 고착화와 함께 일본군이 분산배치된 마을이었다. 중일전쟁이 길어지자, 대규모 군대가 아니었던 일본군은 소규모 부대로 분산하여 마을이나 도시에 주둔하는 전략을 취했다. 주로 중국 북부에서 이런 경우가 많아 이런 곳에 주둔한 부대는 주로 팔로군과 싸우게 된다.

    그는 여기서 위안부의 존재나 일본군이 포로나 게릴라 협조자를 가혹하게 다루며 토벌 과정에서 잔혹한 짓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투를 거듭하다가 대위 계급으로 본토에서 편성된 결전부대의 대대장이 된다(일본 군대의 사단장은 중장인데, 전쟁 말기에는 소장이 앉는 경우도 발생했다).

    본토결전을 기다리던 중 8월 15일. 드디어 전쟁은 끝났다. 그렇지만 어찌하여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지 의문을 품고 전역 후, 도쿄에 상경하여 시험을 치고 도쿄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다양한 학자들과 만나면서 전설의 좌파 사학자가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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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토스 완역판> – 에즈라 파운드 시집

    에즈라 파운드 (지은이),이일환 (옮긴이) / 소명출판

    T.S. 엘리엇, 예이츠, 헤밍웨이 등에 영향을 준, 인류문명사를 시적 언어로 표현한 ‘시인의 시인’, ’20세기 미국의 대표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대작 <칸토스>의 국내 최초 완역판이다. 이 시 모음집은 에즈라 파운드가 1915년 또는 1917년부터 1962년까지 장장 4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이 살아오면서 갖게 되는 모든 생각들을 삶의 기억들과 박학한 지식들과 버무려 표현한 대작이다. 시 형식의 실험장이자 종교, 정치, 경제, 예술 등을 아우르고 있는 밀도 높은 인류문명의 축소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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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4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학령인구 감소시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044 학령인구 감소가 곧 학교 교육의 축소인가? 강석남
    050 절반의 한국, 지역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 배문규
    056 섬에서 만난 초등학생들, 시급한 지원은 무엇일까 황왕용
    060 초저출생 시대, 미래 학교도서관을 그리며 박주현
    066 마을공동체와 공생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윤일호
    071 이주 아동·청소년을 위한 학교도서관 서비스 제언 조용완
    077 사서선생님이 들려주는 김영수도서관 이야기 최진주
    082 지식의 횃불이 꺼지지 않으려면 조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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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인의 침묵>

    바루 (지은이),기지개 (옮긴이) / 북극곰

    환경운동가 바루 작가가 만든 충격과 감동의 그림책 『거인의 침묵』

    아주 커다란 나무가 어느 작은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무 옆에 작은 공원이 만들어지고,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아이들이 찾아오고, 사람들은 축제를 엽니다. 아주 커다란 나무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마을의 작은 역사입니다. 아주 커다란 나무는 마을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속사정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커다란 나무는 더 이상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안녕하세요!』 의 작가 바루의 신작

    홀리스 쿠르만과 함께 만든 친절과 우정의 그림책 『안녕하세요!』로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던 바루 작가가 신작 『거인의 침묵』으로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로 우리 모두 어떻게 난민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줬다면, 『거인의 침묵』은 우리 모두가 자연과 이어져 있다는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그림책 『거인의 침묵』은 언제나 묵직한 주제로 지혜를 전하는 바루 작가의 아름답고도 충격적인 선물입니다.

    환경운동가 일러스트레이터 바루의 문제적 그림책

    바루 작가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인간과 환경입니다. 바루는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스스로를 불행에 빠뜨리고 있는지를 작품으로 그려왔습니다. 그리고 『거인의 침묵』에서는 도시의 나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너무나 담담하고도 충격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침묵의 페이지는 너무나 부끄러운 인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거인의 침묵』은 환경운동가 바루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문제적 그림책입니다.

    자연은 우리의 가족

    그림책 『거인의 침묵』의 탁월함은 자연을 생물로서만 접근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책에서 나무는 거인이 됩니다. 그냥 거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고 받쳐주는 이웃이고 가족입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원에서 자라고, 놀고, 먹고, 자고, 사랑하고, 파티하고 장사합니다. 나무는 삶의 터전입니다. 『거인의 침묵』은 나무를 사람의 이웃이자 가족으로 바라보는 생태적 관점을 제공하는 탁월한 그림책입니다.

    침묵으로 웅변하는 그림책

    『거인의 침묵』은 그림책의 위력을 체험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낫다!’는 속담에는 삶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시각 예술의 위력을 이보다 더 분명하게 알려주는 속담이 있을까요? 바루 작가는 거인 같은 나무의 침묵을 통해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한 장의 그림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자연이 우리를 살렸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연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엔 우리가 죽습니다.’ 인간과 자연에 관한 가장 강력한 감동을 유머와 눈물로 그려낸 그림책, 바로 『거인의 침묵』입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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