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마구잡이 연행에 제동
        2007년 03월 16일 11:53 오전

    Print Friendly

       
     

    대법원이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마구잡이 연행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 형사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5일 오후 2시 대법원 2호에서 열린 재판에서 금속노조 인천지부 윤화심 사무국장의 집시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사무국장은 지난 2005년 12월 6일 아침 8시 55분 국회 의사당 앞에서 경찰에 의해 강제연행 당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국회에 계류중이던 ‘비정규직 확산법안’을 막기 위해 2박3일 상경투쟁을 벌였고 윤 사무국장은 인천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윤 국장은 전날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였고, 이날 아침 출정식에 참가한 후 한 국회 앞에 있다가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당했다. 당시 경찰은 국회 주변 인도에 있었던 민주노총 조합원 120여명을 연행했었다.

    그는 "연행 당시 경찰은 해산명령을 내리지도 않았고, 연행 과정에서 미란다원칙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이 사실을 얘기했으나 경찰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금속노조 법률원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몸자보를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행

    윤 국장은 강동경찰서로 연행됐고 1박 2일간 잡혀 있었다. 그는 당시 경찰에게 "아이가 많이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하기 때문에 조사가 끝났으면 빨리 내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죄인취급 받으며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했다.

    경찰은 그가 구호가 적힌 천(몸자보)를 몸에 걸치고 있었다는 이유로 그를 연행했고, 검찰은 국회 앞 100m 내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다는 집시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를 기소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윤 사무국장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불법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윤 사무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시위현장 채증사진에도 윤 사무국장이 나와있지 않았고, 그가 불법시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해 12월 26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법 1형사부(재판장 오천석)는 "피고인이 소위 몸자보를 걸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사건 당일 국회의사당 또는 국회도서관 앞 노상에서 어떠한 집회나 시위가 이루어졌다거나, 나아가 피고인이 이에 참가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한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었다.

    검찰은 1심과 2심 판결에도 불복하고 상고를 했으나 15일 대법원이 이마저도 기각한 것이었다.

    공권력 남용 책임을 끝까지 묻다

    윤 사무국장은 "당시 불법 연행으로 우리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축농증이 심해졌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며 "재판이 길어지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공권력이 남용돼는 것에 대해 끝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법률원과 윤 국장은 이 사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금속노조 법률원 정현우 변호사는 "그동안 경찰은 집회에서 참가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집회 현장 부근에 있었다는 이유로 마구잡이식 연행을 해왔는데 법원이 경찰에게 그 확인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제한을 가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판결로 추후 경찰의 이런 관행이 바로잡혀지기를 기대하며 더불어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관한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경찰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