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박근혜 같은 날 강연 대결
        2007년 03월 15일 04: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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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두 명의 여성주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15일 같은 경남 지역을 방문해 눈길을 끈다. 사실 ‘여성’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는 정치세력의 양극단인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을 대표하는 만큼 걸어온 길, 또 대선주자로서 제시하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 등 모든 점에서 상이하다.

       
      ▲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두명의 여성주자,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날 저녁 같은 시각, 다른 장소, 하지만 ‘한국사회의 변화’라는 같은 주제로 열리는 두 여성주자 초청 강연이 이러한 차이를 핵심적으로 반영해주는 듯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경남대 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심상정 의원은 경남노동복지회관에서 각각 ‘한국사회의 변화와 혁신 과제’, ‘한국사회의 변화와 17대 대선’을 주제로 초청강연에 나선다.

    먼저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사회가 다시 도약의 길로 나가기 위해 두 가지 중요한 변화와 혁신 과제가 있다”며 “첫째, 정치와 정치 지도자가 변화하고 혁신되어야 하는 것이고 둘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 분야를 확 바꿔야하는 일”이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박 전 대표측은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정치와 정치지도자의 혁신과 관련 “국민이 국가를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가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경제가 살아나고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원하고 있는데, 현 정권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며 사실상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주문했다.

    그는 또 “정당도 마찬가지”라며 “요즘 대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을 회유하고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동원하기 위해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이런 식의 구태정치로 돌아가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명박 전 시장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처’를 자임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경제 혁신과 관련 “지도자가 국가의 장기발전에 대한 비전을 갖고, 이것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자의 덕목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당장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세금 풀어서 억지 일자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2% 성장으로 300만개 일자리,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목표로 다시 뛰자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특히 “‘+ 2’는 바로 지도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같은 시각, 심상정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심 의원측은 밝혔다.

    심 의원은 “국민들은 지금 ‘정치가 밥 먹여주냐’고 절규하고 있다”며 “수십년간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정치, ‘부자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끝내고, 서민들 밥 먹여주는 정치,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하지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부자들의 희망이고 서민들의 절망이자 냉전의 부활, 신자유주의 강화를 의미한다”며 “부자들의 시대에서 서민의 시대로, 냉전의 시대에서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신자유주의 약육강식 시대에서 호혜협력의 시대로, 보수정치시대에서 진보정치의 시대로 ‘시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민주노동당의 집권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심 의원은 이날 경남대 강연에 나설 예정인 박근혜 전 대표의 ‘대처리즘’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대처리즘은 ‘두 개의 국민전략(two nations policy)’이라는 지적이 있듯이, 소수의 부자와 기업을 위해 다수 서민을 희생으로 삼는 성장전략의 상징”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한국판 대처’를 자임하고 있는데, 서민은 신자유주의를 강화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신자유주의가 강화돼 양극화가 심화됐고, 그 결과 일자리 문제가 악화됐다”며 “양극화로 갈라진 우리 사회에서 국민을 갈라놓는 대처리즘의 파괴적 정치가 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두 주자는 이날 강연 전 정치 행보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첨단과학산업업체를 방문하고 마산 수출자유지역 공단의 기업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가 하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역 여론 주도층 모임인 ‘남해안 포럼’, ‘경남 아카데미 포럼’ 등에 참석한다.

    박 전 대표는 이들 모임에서 “남해안은 세계적인 경제권역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수자원보호구역, 해상국립공원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경남의 지역 경제도, 국가의 성장동력도 키워낼 수 없다”며 이러한 규제를 푸는 남해안발전특별법의 제정을 주장할 예정이다. 그는 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제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해양지향형 국토발전’이 필수적”이라며 U자형 국토개발계획을 강조할 참이다.

    반면 심상정 의원은 강연에 앞서 경남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통해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고 경남도민운동본부와 간담회에서 한미FTA 협상과 향후전망을 밝힌다. 또 지역 단체들과 함께 중소영세상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촉구 거리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심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정부는 이익이 안 되는 협상은 체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얻을 것은 없고 내줄 것만 있는 협상을 막판까지 끌어왔다”며 “아무런 실익이 없는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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