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별교섭 위한 노사정 TF 만든다"
        2007년 03월 15일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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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민주노총 임원과 산별노조 대표자, 이상수 노동부장관이 만난 간담회에서 노동부는 산별노조시대를 맞아 산별교섭 제도화를 위한 노사정 TF 구성과 금속노조-노동부장관 간담회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14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민주노총 9층 회의실에서 이상수 노동부장관과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산별연맹 대표자들간의 간담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특수고용노동자 보호 ▲공무원·교수·교사의 노동기본권 보장 ▲산별교섭의 제도화 ▲장기투쟁 사업장의 조속한 해결 등을 노동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특수고용노동자들과 관련해 노동부는 4월말까지 노사정 실무팀을 구성해 논의하자고 답했다. 산별교섭을 제도화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노동부는 사용자 단체 구성 등 산별교섭 문제를 논의할 수 있도록 노사정 TF를 통해 논의하자고 제시했다.

    또 산별교섭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금속노조와 노동부장관과의 간담회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완성차 4사 현안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노사정협의회와 직종별 노사정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고, 금속노조는 이의 참여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비롯해 많은 현안에 대해 노동부는 "노력해보겠다"며 비껴갔다. 용역근로자의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 원청회사의 책임을 묻는 법 제정에 대해서는 "법제화는 어렵다"고 답했고, 공무원의 노동3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교수와 교원의 노동기본권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하자"는 말로 피해갔다.

    반면,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민주노총에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요청했고, 한미 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15일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해고로 인한 법적 분쟁 중에 있지 않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사간의 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 14일 저녁 7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민주노총과 산별연맹, 노동부와의 간담회를 마친 노동부장관에게 기륭전자 한 조합원이 다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노동부장관에 호소

    "이상수 장관님,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장관님, 위장폐업으로 노동자들이 길거리를 쫓겨났습니다. 힘 좀 써 주이소."

    간담회가 열리고 있던 그 시각, 민주노총 건물 앞에는 하이닉스매그나칩 6명의 하청노동자와 포항 동방산업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공장에서 쫓겨난 지 3년 째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하이닉스 노동자들은 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왔다.

    이상수 노동부장관과 민주노총-산별연맹 대표자들은 대화를 끝내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기륭전자 박행란 여성조합원이 갑자기 소리쳤다.

    "이상수 장관님 얘기 좀 합시다. 민주화운동 하셨던 분이 장관이 됐으니까 노동자를 위해 힘 좀 써 주십시오. (하이닉스 동지를 가리키며) 저렇게 잘 생기고 젊은 총각이 3년 째 공장에서 쫓겨나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 했던 분이니까 이런 문제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정에 없던 갑작스런 상황에 이상수 장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소와 절규를 외면하고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이상수 장관은 악수라도 해달라는 요청에 엉겁결에 하이닉스 조합원 2명과 악수를 나누고 피켓을 든 조합원들 옆을 지나쳐 차량으로 향했다. 피켓을 들고 있던 하이닉스 한 조합원은 "하이닉스 비정규직들은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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