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1941년, 챔피언의 날』 외
        2023년 03월 18일 06: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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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1년, 챔피언의 날> – 옛 상하이의 종말

    제임스 카터 (지은이),신기섭 (옮긴이) / 마르코폴로

    1941년 11월 12일, 상하이의 외국인 거리에 있는 승마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상하이 조계지 주민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즐겁게 애용해 온 경마장(Shanghai Race Club)에서 최종 결전의 무대를 마련했다. 3일간의 경주 회의는 1년에 두 번 열렸으며 수천 명의 관중이 모였다. 이 시기에 ‘외국인’ 남성만이 회원이 될 수 있었다.

    항구 도시인 상하이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서구 식민지였다. 유럽 강대국과 미국은 아편 전쟁의 전리품으로 이 매력적인 도시의 주권을 빼앗았다. 상하이와 다른 여러 중국 도시의 서양인들은 ‘치외법권’을 부여받았는데, 이것은 그들이 현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국적인 정취와 서구화된 상하이조차 인종주의에서 자유로울수 없었다. 경마장에서 마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들은 레이스 클럽 회원 자격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서양에 도전하는 또 다른 아시아 국가가 있었다. 일본은 몇 세대 만에 산업화된 강국으로 변모했다. 결국 일본은 식민지가 될 위기를 극복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를 식민지화하려고 했고 1930년대에는 중국 해안의 많은 도시를 침략했다. 일본은 이국적인 상하이를 건드리지 않았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도시 사이에서 상하이를 평화의 ‘고독한 섬’으로 만들었다.

    미국 세인트 조제프 대학의 사학과 교수 제임스 카터의 책으로, 제임스 카터는 전쟁 직전의 역동적인 도시의 ‘만화경 같은 초상화’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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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와 국가> – 사이버 공격과 지정학의 뉴노멀

    벤 뷰캐넌 (지은이),강기석 (옮긴이) / 두번째테제

    사이버 해킹, 사이버 감시, 사이버 공격, 사이버 전쟁에 대한 지금까지의 사례와 왜 이러한 행위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의미를 밝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정보부가 벌인 치머만 전보 사건부터 냉전 시기 스파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직접적인 정보 경쟁은 우리에게도 그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여 년 전부터 기술의 발전 양상에 따라 이러한 직접적인 전술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교묘한 사이버 세계에서의 활동이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작들의 사례로 파이브 아이즈(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가들부터 후발 주자들인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지리적 이점과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은 사이버 전쟁에서 우위에 서 있었다.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방해 공작들을 수행해 왔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란 핵시설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에 대한 공격 사례(스턱스넷(Stuxnet))에서 볼 수 있듯, 상대방은 왜 이런 오류들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원한 우위는 없다. 미국 국가안보국(NSA)는 기술적 우위와 통신사의 협조 등을 바탕으로 적국뿐 아니라 우방 국가를 포함하여 민간인까지 광범위한 정보를 살펴보았으며, 세계에서 거칠 것 없이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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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늙은 강아지, 쫑투>

    박김수진 (지은이) / 책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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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월, 문득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저자는 지인을 통해 말티즈와 요크셔테리어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 두 마리를 마주했다. 활동적인 강아지와 기운 없어 보이는 강아지, 저자는 “힘없는 강아지 데려갈게요.” 하고는 5만 원을 주고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쫑투는 곧 열아홉 살이 된다. 저자는 쫑투를 ‘잘’ 떠나보내고 싶다. 거울 보고 놀라던 쫑투, 아주 작고 귀엽게 소리 났던 쫑투의 첫 방귀, 낯선 곳에 가서도 화장실을 찾아 잘 쉬야하던 쫑투의 비상한 능력, 10년을 같이 살았던 쫑투의 친구 ‘깜비’, 일어나자마자 발등 위에 뽀뽀해주던 쫑투의 아침 인사, 산책을 자주 다녀도 언제나 아기 발바닥처럼 부드러운 쫑투의 발바닥, 이사 전 원룸 근처를 산책할 때면 골목을 돌아 옛날 집을 찾고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그 앞에 서던 쫑투, 이제는 점점 앞도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게 된 쫑투……. 이것은 아기 강아지가 이 세상에 와서 어떻게 존재하다 사라졌는지를 담아낸 작고 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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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육의 오늘을 읽다> – 22개의 키워드로 보는 교육계 지형

    정용주,한승현,하정호,천용길 외(지은이) / 교육공동체벗

    오늘날 교육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들을 키워드로 읽는다. 교육계에서 꾸준히 논의되어 온 문제들이 왜, 어느 시점부터 답보 상태에 있을까? 2010년대 교육운동 내에서 뜨거운 의견 충돌을 빚었던 논제들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나? 오래된 의제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이슈들의 논의 방향을 제안한다.

    각 분야마다 트렌드 키워드에 관한 책이 매년 발행되고 있다. 저자 정용주는 〈책을 펴내며〉에서 최근 유행하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유행 키워드 추출 방식이 사회 문제에 대한 투자적 접근과 시류에 편승하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교육 키워드들은 고정되거나 객관적인 것이 아니며 맥락 속에서 형성되고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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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에 갇힌 엄마>

    이린 (지은이),박희선 (옮긴이) / 마르코폴로

    이린, 칭야, 샤오완 자매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함께 겪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북이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이린은 어머니의 기억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 과거를 글로 기록하거나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의 유년시절부터 아버지와의 결혼, 어린 시절 세 자매의 성장 궤적에 이르기까지 이린의 글과 그림은 어머니의 병으로 인한 가족 생활의 극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가족애에 대한 기록이다.

    그녀의 내러티브와 그림에서 사랑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다. 요컨대 서로가 ‘돌보는 영혼’의 관계들입니다. 이 책은 바로 시간의 감옥 속에 갇힌 어머니와 그녀의 세 딸들에 관한 이야기다. 비록 무대는 중국일지라도 많은 부분에서 우리들과 닮아 있다. 피로 맺어진 끈끈한 정 그리고 빈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서 가족이 짊어져야할 굴레 등 많은 요소들이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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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 – 기후와 자연 IQ를 키우는 지구살이 안내서

    루시 시글 (지은이),이상원 (옮긴이) / 지상의책(갈매나무)

    새로운 친구를 알아가는 경험은 늘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지구와 먼저 친구가 된 루시 시글은 이 책에서 우리 행성에 관한 흥미롭지만 생소했던 사실들을 재치 있게 소개하며 지구와 친구가 되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 비록 아직 지구와 서먹서먹하더라도 시시콜콜한 대화로, 때로 승부욕을 자극하는 낯설고도 신선한 100개의 퀴즈로 지구를 알아가는 기쁨을 누려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는 총 열 개의 단계로 구성된다. 앞 절반의 단계에서는 숲이나 바다 등 우리가 뭉뚱그려 알았던 생물권의 구석까지 들여다보면서 생소하게 느꼈던 지구 공동생활자들의 삶을 밀착 탐색한다. 이후에는 지구의 작동 원리인 ‘순환 시스템’에 기초를 두고 업계와 개인이 어떻게 지구와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소개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지구생활자로 거듭나고픈 의지를 갖고, 책을 덮은 후에도 진정한 지구살이를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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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 – 자유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하다

    변광배 (지은이) / 동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에게 자유란 절대적인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인간은 자유롭지 않을 자유가 없다”는 사르트르의 외침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렇지만 사르트르가 내세우는 자유는 실제로 인간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자유가 아니라 ‘상황 속의 자유’이고, 따라서 자유를 제한하는 여러 요인이 있다.

    그런데 자유가 여러 요인에 의해 제한된다면,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주체적 삶을 영위하기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주체적 삶을 어렵게 만들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르트르는 이 요인들에 대해 어떤 극복책을 제시하는가? 무엇보다, 사르트르의 사유 내에서 궁극적으로 인간의 주체적 삶을 결정하는 조건들은 무엇인가? 사르트르 전문가인 저자 변광배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사르트르의 삶과 철학을 유기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서 주체적인 인생의 조건을 신중히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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