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격돌, 한미FTA 찬반 논쟁
        2007년 03월 21일 01: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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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협상이 이달 말 타결시한을 앞두고 한미 양국간 최종 의견 조율이 한창이다. 하지만 우리측 핵심 요구사항들이 줄줄이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한미FTA 협상 결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더구나 최근 정치권에서도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FTA 협상이 국익에 실제 득이 될지 여부를 두고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이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 사진=심상정 의원실
     

    MBC <100분토론>에서는 오는 22일 밤 ‘한미FTA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한미FTA 협상 내용에 대한 중간 점검, 향후 쟁점에 대한 전망 등을 놓고 국회의원 4인과 전문가 2인이 찬반 패널로 나서는 토론의 장을 마련키로 했다.

    찬성측 패널로는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가 나서며 반대 측에서는 민생정치모임 최재천 의원,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맞설 예정이다. <레디앙>에서 이들의 논쟁을 한 발 앞서 예측해봤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한미FTA 협상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가운데, 100분 토론에 나선 찬성론자들이 대부분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송영길 의원은 이번 토론에서 한미FTA 협상에 대한 ‘균형 있는 정보 전달자’ 역할을 자임했다. 송 의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한미FTA 협상에서 한미 양쪽이 다 이익을 보려고 하는 만큼 일방이 이익을 보는 승자는 없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가상의 현실에 기초해 과장한다든지, 무시한다든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반대론자들의 한미FTA 협상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최종 합의가 안 돼서 결렬되면 몰라도 국가간의 협상을 중단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미FTA 협상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 “무조건 반대하는 목소리밖에 안 보인다”며 “자기 이데올로기 방향을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FTA 체결의 필요성을 확고하게 인정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생각과 철학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를 포함한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42인은 21일 ‘한미FTA 최종협상에 반영해야 할 최소한의 요구’로 개성공단 문제 등 협상에서 얻어내야 할 5가지, 쌀 양허제외 등 지켜야할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한미FTA 협상 체결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다만 “마지막까지 100% 반영되도록 강력히 촉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도 한미FTA 협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의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원칙적으로 FTA 자체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개방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닌 만큼 국익이 최대한 확보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 정부의 협상력을 보면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며 “조건을 달고 얻어낸다면 찬성하겠지만 무역구제 같은 것은 챙기지도 못하면서 자동차, 의약품을 다 내주는 것은 반대고 쌀은 별도로 다뤄야 한다”고 말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최선이 불가능하면 차선을 찾아야 한다”며 “차기 정부로 넘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중요한 협상의 물꼬들은 내버려둔 채로 넘여야 한다”며 “받을 거냐 말거냐는 내용만 넘긴다면 오히려 책임만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과 관련 한미FTA 협상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FTA 협상을 통해) 반미세력을 결집시키고 자기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한나라당으로 비난 여론을 돌리려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한미FTA 협상이 체결될 경우 반대측 비난 여론은 물론 체결되지 않을 경우에도 한나라당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우파의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찬성 측 전문가로 나서는 이화여대 법대 최원목 교수는 보다 확고한 개방론자다. 그는 최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한미FTA 토론회에서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로 생산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점만 부각시켜왔다”며 “생산자측의 피해는 필연적이지만 소비자들이 더 싼 값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 15일 또다른 토론회에서는 “사실 쌀 개방으로 인해 값싼 외국쌀을 많이 소비하게 되면 소비자 잉여가 많이 발생해 그 차액을 주식시장이나 은행을 통해 우리가 비교우위가 있는 여타 산업부문에 투자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반면 반대측은 현재 한미FTA 협상에 따른 전체 국익의 손해를 조목조목 따지며 협상 중단을 강하게 촉구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한미FTA 협상의 성적표를 정확히 알려낼 것”이라며 더불어 “한미FTA 협상을 여기까지 오게 한 정치권의 직무유기, 무책임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한미FTA 협상에 따른 분야별 득실을 구체적인 통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생산자측 피해를 넘어 한미FTA 협상이 전체적으로 국익에 손해를 미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 의원은 또한 “국회가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 한미FTA 협상을 국민의 이익 중심으로 철저하게 검증하는 차원에서 현재 ‘들러리’에 불과한 한미FTA 특위를 새롭게 개편하는 방안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FTA 협상 내용을 분야별로 검증하기 위해 국회 각 상임위별 국회의원들이 참여하고 전문가, 이해당사자들이 자문그룹으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를 통해 “총체적인 한미FTA 협상 점검에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면피용 국회 한미FTA특위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서 한미FTA 협상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대선을 앞두고 한미FTA 협상 결과가 민주노동당이 지적한 대로 F학점이 나오다 보니까 정치인들이 협상 중단에 가세하고 있다”며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정치권과 시민사회계를 망라한 연석회의를 개최해 한미FT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행동계획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민생정치모임’에 속한 최재천 의원도 최근 한미FTA 중단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그가 속한 민생정치모임은 연일 “실익 없는 한미FTA 협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최 의원은 특히 ‘비위반제소’ 규정의 도입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비위반제소란 협정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기대이익이 무효 또는 침해된 경우, 국가가 국가를 상대로 분쟁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로 미국이 최근 체결한 FTA 협상은 예외 없이 이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상품·원산지·서비스·정부조달 등 4개 분야에 대해 ‘비위반제소’ 규정을 적용키로 합의했고 농업 부분은 이미 절반가량 합의됐다”며 “이는 농업보조금, 부담금, 조세감면조치, 약제비적정화 등이 무력화 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측 전문가로는 현 정부의 한미FTA 협상 졸속 추진과정을 폭로해 주목을 받은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나선다. 정 전 비서관은 “한미FTA는 졸속으로 시작된 데다 아주 불평등한 협정이라는 것이 대체로 판명되고 있다”며 “한미FTA 협상이 국민들에게 미칠 나쁜 영향과 관련 ‘사실’을 중심으로 토론에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 FTA는 국민이 협상 내용과 전모에 대해 알기만 하면 반대할 사안”이라며 “아마도 이번 100분 토론이 끝나고 대국민여론조사를 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한미FTA에 반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FTA 반대 범국본 추천으로 이번 토론에 참여하게 됐지만, 최근 민주노동당 대선주자로 출마한 심상정 의원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밝힌 만큼 심 의원과 호흡을 맞춰 한미FTA 협상 반대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토론회 개최에 앞서 MBC <100분 토론>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미FTA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100개 이상 올려져 시선을 끌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 등에서는 네티즌들이 까페를 개설해 <100분토론>에서 한미FTA 협상을 주제로 다뤄줄 것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그 동안 언론은 한미FTA보도에 있어 너무나 인색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월드컵 축구 때 축구에 보였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소조항이라는 ‘비위반제소’를 한국정부가 미국에 내주었다는 소식에 들리는데 저녁 9시 MBC 뉴스에서는 이에 대해 보도를 하지 않더라”며 “엠비시는 공영방송이 아니냐”고 한미FTA 협상 토론회 개최를 촉구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한미FTA 토론회 개최는) 당연히 해야 하고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모두가 득이 아니라면, 아니 소수만 득이라면 우리나라도 지금 급하게 (한미FTA 협상을 체결)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MBC <100분토론> 기획을 맡고 있는 김형철 시사토론팀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이러한 시청자들의 요구와 관련 “그동안 한미FTA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협상과정을 지켜봐왔다”며 “청와대나 외교통상부 등 교섭대표측에 참석을 요구했지만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해 몇 번 (토론회를) 하려다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팀장은 “협상 막바지에서 국회 비준 문제가 나오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득이 되면 체결한다는 말을 언급했고 분위기도 달라진 부분이 있다”며 “이미 합의된 부분은 한 번 점검하고 남은 쟁점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지를 두고 토론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이번 토론회 개최 취지와 내용을 밝혔다.

    그는 “한미FTA 협상을 대선의 큰 변수로 본다면 그와 관련된 멘트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미FTA에 대한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과 다가오는 대선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토론도 다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미FTA를 주제로 한 MBC <100분토론>은 22일 밤 12시 10분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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