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국의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않기를"
        2007년 03월 08일 04: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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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대로 내 길을…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길을 그렇게 갔다"

       
      ▲ 민주노동당 문성현 당 대표는 8일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8일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자신의 인연을 이같이 정리했다. 1985년 마산 교도소에서 인권 변호사와 구속된 노동 운동가로 처음 만난 문성현 당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얄궂은 인연으로 만났다.

    한 사람은 국운을 걸고 FTA를 추진하고, 또 한 사람은 이를 막기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온 몸을 던졌다. 문성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망국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청와대는 ‘FTA 담판 회담’을 주문한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거절했다.

    23년이라는 시간은 이렇듯 둘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 하나를 만들었다. 때 아닌 3월의 철없는(?) 눈을 맞으며 온 몸이 젖은 문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부근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문성현 당 대표는 민주노동당 의원단 및 최고위원과 함께 농성장에서 가진 기자 회견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에 진정 필요한 것은 한미FTA가 아니라 우리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만인이 누릴 수 있는 공공성 강화를 통해 사회적 통합력과 저력을 높여 국가 공동체를 되살려 내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지난 겨울 엄동설한 길바닥에서 당의 국회의원 전원이 단식을 하고, 국민 앞에 한미FTA 담판을 짓자고 대통령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노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지나고 보니 참 부질없었던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우리 아들, 딸에게 보다 좋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자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민중의 진정한 봄날을 위한 민주노동당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또 문 대표는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대표로서 곡기를 끊고 투쟁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과 결단이 필요했다"면서 "생활하는 모든 공간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한미 FTA의 부당성을 알리고 당의 투쟁을 전해주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표는 어제 밤부터 단식에 대비해 죽을 먹으며 감식에 들어갔다. 농성을 벌일 동안엔 물과 소금으로 끼니를 때우고 밤에는 밤 이슬을 피해 청와대 앞 인근 정자에서 잠을 청할 예정이다. 농성장 주변엔 민주노동당 조직실에서 상황실을 별도 마련하고 중앙당 당직자들이 수시로 상황을 점검 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매일 의원1명과 최고위원 1명이 번갈아가며 단식 농성에 동참할 예정이다. 단식 첫날인 8일 단병호 의원을 시작으로 9일 강기갑, 10일 심상정, 11일 최순영, 12일 이영순, 13일 권영길, 14일 천영세, 15일 노회찬, 16일 현애자 의원이 함께 하고, 19일부터 24일까지는 각 시도당 지역별 거점에서 전국 광역 단식 동조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 8일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당대표와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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