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몸 저항 중 끌려나온 청소 아줌마들
        2007년 03월 08일 12: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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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7일 아침 9시경, 울산과학대(이사장 정몽준) 본관 지하에서 농성 중인 8명의 청소미화원 여성노동자들이 옷을 벗고 저항했지만 40∼50명의 울산과학대 직원들에 의해 알몸인 상태로 밖으로 끌려나온 것이다. 함께 있던 지역의 노동자들도 끌려나왔고 그 과정에서 한 노동자가 실신하기도 했다.

    청소미화원 여성노동자들은 농성장에서 끌려나오지 않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지만 울산과학대 교직원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50∼60대의 여성노동자들은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모두 뜯기고, 안경이 깨지고, 손톱의 반이 뜯기고, 맨 발바닥에는 깨진 유리조각이 박히며 본관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들은 현재 본관입구에 침낭을 깔고 노숙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분노한 노동자들 울산과학대 본관으로 모여 규탄집회

    이날 소식을 접한 지역의 노동자들은 울산과학대 본관으로 몰려가 청소미화원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연좌시위를 벌이고, 선전과 서명운동을 벌였다. 오후 5시 30분에 예정돼 있던 울산과학대 ‘집단해고와 폭력침탈 규탄집회’에는 오전의 야만적 행위를 전해들은 지역의 노동자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본관으로 향하는 길목을 학교측에서 요청한 경찰병력이 방패로 막고 있었지만 분노한 노동자들은 경찰을 뚫고 본관 앞에서 정리집회를 마쳤다.

    한편 학교 측은 "한영 소속 미화원과 외부인들이 본관 지하를 불법 점거하고 있어 허위사실을 학생들에게 유포해 금일 10시경 지하에서 내보냈으니 학생들은 현혹되지 말고 학업에 열중하기 바란다"라는 교내방송을 내보냈다. 또 투쟁 지지 서명을 하는 학생들에게 “서명하면 짤린다”는 협박을 일삼았다.

       
     

       
      ▲ 울산과학대집회에 연대하러 온 노동자들과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
     

    울산과학대 교직원 노동조합과 총학생회가 구사대로 나서 충격

    또한 교내 학생대표라고 밝힌 3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확성기 사용금지 등과 6시까지 농성장을 치우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을 하고 떠났다.

    본관 맞은 편 건물에는 “여성의 날 특별 강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학교측의 튼실한 구사대 역할을 하는 울산과학대 교직원노조는 ‘(주)한영 업체 직원은 나가고, 민주노총은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버젓이 걸려있었다.

    7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인면수심의 끔찍한 인권유린을 자행한 울산과학대 직원들은 울산과학대 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다. 이들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에 가입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노동조합으로 학교측의 튼실한 구사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과학대, 노조결성 이유로 일방적 계약해지

    50~60대 여성들인 울산과학대 청소미화원여성노동자들의 바램은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인간답게 일하는 것이었다. 작년 7월 노조를 결성해 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사람대접 받으며 일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지난 2월 23일 원청인 학교측은 (주)한영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고, 청소미화원노동자들은 일방적인 집단해고를 당했다. 이들은 26일부터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본관 지하 탈의실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울산과학대는 이미 작년 연말 식당 여성조합원들의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학기 중임에도 교내 식당을 폐쇄하는 노동탄압을 자행한 경력이 있다. 업체계약해지로 해고된 경비노동자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복직합의가 되었지만 학교측은 이를 거부했다. 해당 업체는 "울산과학대의 반대로 복직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렇게 폐업 및 계약해지로 인해 해고된 노동자가 3개 업체 60여명(한영 27명, 식당 18명, 경비 10명)에 이른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지역 연대 만이 해답

    3·8 세계 여성의 날 99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2007년, 한국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참혹했다. “여성의 날”의 의미는커녕 힘없는 50대의 여성노동자들이 알몸으로 저항을 하는데도 남성 관리자들은 달려들어 칼바람 꽃샘추위 속으로 내동댕이쳤다.

    권력과 권위로 뭉친 학교측과 학교 직원들에게 이 여성노동자들은 자신들처럼 존엄성을 가진 인격체가 아니었다. 학교측이 정말 일말의 양심과 최소한의 인권의식이라도 있다면 이렇게까지 무책임하고 잔인하게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번 울산과학대의 만행을 작년 말 비정규악법이 통과된 이후 자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잇단 해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규정했다. 더불어 울산지역 차원으로 전면 대응하고 대응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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