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교체가 아니라 시대교체”
        2007년 03월 06일 10: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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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7일 당 대선주자로서는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부자를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세워야 한다”며 “서민들 밥 먹여주는 정치의 힘찬 새 역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대선출마의 변을 밝힐 예정이다. 이로써 민주노동당은 본격적인 당내 경선에 돌입하게 된다. 

    미싱사에서 대선 후보까지 

    심상정 의원은 이날 오전 영등포 문래동 당사에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의원단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밝히는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특히 사회자가 아닌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과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심상정 의원을 직접 소개한다.

       
      ▲ 지난 2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심상정 의원 (사진=당당한 아름다움 심상정 홈페이지)
     

    심상정 의원은 미리 배포한 출마 선언문에서 “막상 새로운 길을 나서려고 하니, 27년 전 오늘과 똑같은 떨림으로 저 자신과 시대를 마주했던 때가 생각난다”며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새기며 처음 노동운동에 뛰어들던 시절에 대한 회고로 말문을 열었다.

    심 의원은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조직할 때도, 9년이라는 짧지 않은 수배생활의 고단함을 견디어 낼 때도, 전노협, 민주노총, 산별노조운동으로 이어지는 가슴 벅찬 노동의 시대를 열어갈 때도, 제 곁에는 항상 전태일이 있었다”는 말로 ‘국회의원 심상정’ 이전의 결코 짧지 않은 노동운동 시절을 전했다.

    그는 “지금 저는 국민과 역사 앞에 두 번째 다짐을 하고자 한다. 27년 전 다짐이 저 자신의 삶에 대한 다짐이었다면, 오늘의 다짐은 우리 사회의 다수 서민과 민주노동당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며 “저는 오늘 제 17대 대통령선거 민주노동당 후보 경선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가 이날 심상정 의원의 출마 선언을 지켜볼 예정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

    심상정 의원은 이 시대의 정신으로 ‘부자를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내세웠다. 그는 “부가 세습되고, 가난이 세습되는 사회, 절망의 벽이 가로 놓인 나라가 대한민국 오늘의 자화상”이라며 “재벌을 비롯한 한국의 보수 세력과 이들과 연합해 신자유주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우리가 싸워서 세운 민주주의를 ‘부자를 위한 민주주의’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민주화의 배반을 경험한 서민들은 ‘정치가 밥 먹여 주냐’고 절규한다. 이제 재벌과 기득권세력의 정치는 종식돼야 한다”며 “서민들 밥 먹여 주는 정치의 힘찬 새 역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를 세워야 한다”며 “그것이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 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가리켜 “권좌를 아래로, 옆으로 바꿔가며 이 나라를 지배해 온 보수정치도 마침내 밑천을 드러내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말하는 ‘정권교체’는 냉전의 부활, 신자유주의 강화를 의미하는 역사의 반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환기의 대한민국에 대해 민주노동당만이 답을 할 수 있다”며 “그것은 ‘시대교체’”라고 강조했다. 부자들의 시대에서 서민의 시대로, 냉전의 시대에서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신자유주의 약육강식 시대에서 호혜협력의 시대로, 보수정치의 시대에서 진보정치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번 대통령선거의 화두는 경제와 평화”라며 “서민의 밥이 정치의 중심인 시대, 평화가 곧 밥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시대의 대안으로 이미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자신의 핵심공약 ‘세박자 경제론’을 거듭 강조했다.

    심 의원은 특히 “국내적으로 자산재분배를 통해 서민경제의 주춧돌을 세우겠다”며 이를 위해 “IMF 금융위기를 불러온 채권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국제채권단, 국내 재벌대기업, 이를 방조한 관벌들의 책임을 규명할 것”이라며 “금융위기의 피해를 온전히 짊어졌던 서민들에게 잃어버린 권리를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강한 진보정당’만이 ‘시대교체’를 할 수 있다

    ‘시대교체’를 위해 심 의원은 ‘강한 진보정당론’을 제기했다. 본선에 앞서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심상정 후보의 당원들을 향한 메시지인 셈이다.

    심 의원은 “집권세력에 대해 비판하고, 한나라당의 허구성과 타락을 따져 묻기에 앞서 민주노동당, 우리 자신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일하는 사람을 위한 정치를 자임했지만, 일하는 사람의 희망과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실력과 대안이 부족해 서민과 함께 충분히 강해지지 못한 점을 냉정하게 자기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는 이미지나 선언이 아니다”며 “진보정당은 대안사회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진취적이면서도 촘촘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력한 지지 계급, 계층을 조직해야 하고,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여성과 환경,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알알이 박힌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진정한 진보가 강한 정당을 만들고, 강한 진보정당만이 서민의 시대를 열 수 있다”며 “이번 경선에서 저의 최대 화두는 민주노동당 그 자체이고 민주노동당의 혁신이야말로 이번 대선의 최고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선언 후, 심 의원은 자신을 노동운동으로 이끈 전태일 열사가 묻힌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27년 전 “전태일 동지, 저도 이제 미싱사가 됐어요”라고 소리쳤던 그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날 어떤 말로 전태일에게 이야기를 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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