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국민사기극 벌이고 있다"
        2007년 03월 06일 02:42 오후

    Print Friendly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지정책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면서 좌우 정치권과 언론을 싸잡아 맹공했다.

    유 장관은 6일 국정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지금 우리 국회와 정당,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거대한 ‘국민사기극’ 또는 ‘가면무도회’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은 가난과 질병과 장애와 소득 없는 노후라는 시련에 직면한 국민들의 절절한 사연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질타한다. 그러나 돈 없이는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는다"고 비난했다.

       
      ▲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유 장관은 먼저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시행 첫 해에 11조 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되어야 할 기초연금제 법안을 발의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정기국회에서는 민생파탄론으로 정부를 공격하면서도 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비를 1천억 원이나 삭감해 도로건설 등에 투입했다"고 꼬집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해마다 2천억 원 넘게 들어갈 6세 미만 아동 무료예방접종을 시행하도록 하는 법률을 발의해 통과시켰노라고 자랑하면서도,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담배값 인상에는 전혀 협조하지 않았으며 다른 재원조달 대책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마치 정부가 일부러 예방접종사업을 포기한 것처럼 비난한다"고 ‘일관성 결여’를 비판했다.

    보수신문들을 향해선 "신문시장을 압도하는 보수신문들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모든 노력을 ‘작은 정부론’으로 공격한다. 1면이나 사회면에는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양극화 기획기사를 실어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오피니언 페이지는 ‘세금폭탄’과 ‘큰정부’를 비난하는 사설과 칼럼으로 채워넣는다"고 날을 세웠다.

    ‘진보’ 언론을 향해서도 "진보를 표방하는 신문들은 정책담론 공방에서 그렇지 않아도 열세에 처해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부를 ‘신자유주의’로 몰아 공박한다. 정부지출의 증가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정책의 실시를 요구하면서도 세입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수단에 침묵하거나 심지어는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이제 이 소모적인 국민사기극을 걷어치워야 한다"면서 "’작은 정부론’을 옹호하는 정치인과 언론인, 지식인들은 정부지출의 증가를 동반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정부지출의 증가를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정책을 내세우는 정치인과 언론인, 지식인들은 그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말하는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최근의 ‘진보’ 논쟁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은 다양하다. 유력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개인과 사회의 책임 분담에 대한 철학이다. 보수는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며 진보는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보수는 상대적으로 작은 정부를 옹호하며 진보는 큰 정부 또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주장은 보수가 좋다거나 진보가 좋다는 게 아니다. 보수는 보수답게, 진보는 진보답게, 책임 있는 자세로 토론하자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뒤에 들어설 그 어떤 정부도 이 국민사기극의 덫에 갇히면 국민의 신임을 받기 어렵다고 보기에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의 이날 발언은 복지정책과 관련된 것이지만 정치적인 성격도 강해 보인다. 좌우 정치권과 언론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유 장관은 ‘한나라당 집권가능성 99%’ 발언으로 언론의 정치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입각 당시 유 장관은 ‘언론의 정치면에 오르내릴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유 장관이 최근 보이는 태도는 1년 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