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6월 경선 자신감 삐끗?
        2007년 03월 05일 06: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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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간 6월 경선 실시에 대한 ‘공감’이 계속될 수 있을까? 이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가 6월 경선 입장을 밝힌 데는 ‘당심 우위’를 바탕으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당내 지지율이 박 전 대표가 자신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길리서치와 <내일신문>이 5일 한나라당 대의원 700명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 적임자’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전 대표가 40.4%의 지지율를 얻어 이명박 전 시장(39.2%)을 오차 범위 내에서 1.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의 50.7%는 자신의 지지여부를 떠나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33.6%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 대전광역시당 2007신년교례회에서 (사진=애국애족 박근혜 홈페이지)
     

    한길리서치 김봉신 과장은 “여러 차례 실시한 모든 조사에서 유의미하게 누가 이기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두 후보간 ‘박빙’의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말 이 기관이 실시한 대의원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앞서기도 했지만 그 역시 오차범위 내였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지지여부를 떠나 이 전 시장의 대선 후보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높게 전망된 것은 이명박 대세론의 영향”이라며 “앞으로 이는 후보 지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해 이 전 시장의 당내 지지율 상승을 예측했다.

    이에 따라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의 경선시기, 방식 결정에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경선 연기 주장을 펴다 최근 현행대로 6월 경선 실시 입장을 천명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판단에 ‘착오’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당내의 여권 후보 부재에 따른 경선 연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현행 당헌·당규에 따른 6월 경선 실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측이 주장하는 현행 6월 경선 실시에 동조하면서, 경선방식 역시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는 박 전 대표측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가 당내 지지율에서 이 전 시장에 앞서고 있어 현행 경선방식을 유지한다면 6월 경선을 실시해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의 현행 경선 방식은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이다.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현행 방식이 일반 국민들보다 대의원과 당원의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당장 이날 한길리서치 조사 결과와 관련 “의외”라고 반응했다. 이 관계자는 <레디앙>과 통화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리 수로 나타났다”며 “새해 들어 계속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박 전 대표의 확고한 우위를 주장했다. 그는 한길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우리는 현행대로 6월 경선 입장을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경선준비위원회에 예정대로 오는 10일까지 경선시기와 방식을 도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불과 일주일 안에 박 전 대표측이 6월 경선 실시 입장에 변화를 나타낼 경우,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이 결국 6월 경선을 합의한다 해도, 불안한 당내 지지율을 확실히 끌어당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날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최근 당내 논란이 된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검증 공방과 관련 60.3%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대의원의 50.7%는 여전히 이 전 시장에 대해 더 검증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이 계속될 경우,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60%에 달했다(크게 떨어질 것 15%, 조금 떨어질 것 45%). 박 전 대표 지지층은 물론 이 전 시장 지지층에서도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결국 박 전 대표측이 당 안팎의 지지율 변화를 겨냥,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공세를 더욱 강화해나가지 않겠냐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 경준위는 오는 10일까지 김유찬씨가 폭로한 이 전 시장의 위증 교사 여부에 대한 검증 결과도 발표하기로 했다. 박 전 대표 진영은 앞서 정인봉 변호사의 이 전 시장 도덕성 검증에 대한 경준위의 ‘무가치’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측이 경준위의 김유찬건 검증 결과 역시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길리서치 김봉신 과장은 “박 전 대표 지지층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해 더 검증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응답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공방 2라운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선시기와 방식, 그리고 검증 문제까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경준위의 마감 시한을 바라보며 정치권 안팎에서 ‘한나라당 3월 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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