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25일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선당후사, 인중유화의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오늘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는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고 하는 저의 진심, 진정성은 어디서든 변치 않는다”고 말했다.

불출마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저의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극도로 혼란스러워 국민들게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며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마지막으로 간곡한 호소를 드린다.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다.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려 보내선 안된다”고 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가 예상됐던 상황에서 벌어진 당 안팎의 공격을 겨냥한 듯 “정당은 곧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뿌리다. 포용과 존중 절대 간직해야 한다.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단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오늘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며 “최근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께 많이 실망 끼쳐드린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불출마 압박과 과한 당무개입 지적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나 전 의원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초선 의원들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짧게 답했다. 초선 의원들이 공천을 의식해 집단 행동에 나섰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이후 전당대회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제 불출마 결정에 있어서 어떤 후보라든지 다른 세력의 요구라든지 압박에 의해서 결정한 것 아니다”라며 “제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했고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