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87주년 특집 100면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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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3월 05일 10: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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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은 창간 특집호에 남다른 의미부여를 한다. 10주년, 50주년 등 숫자적으로 의미 있는 창간 기념호일 경우 더욱 그렇다. 수많은 기획기사를 준비하고 평소 보다 많은 양의 지면을 발행한다.

    조선일보는 창간 87주년인 5일 평소의 두 배 수준인 100면을 발행했다. 정치 경제 사회 관련 기획기사도 담았다. 대선의 해인 올해, 조선일보가 창간 기념호에서 방점을 찍은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재작년 85주년 창간기념호 때도 100면을 발행한 바 있으며, 창간기념일이 일요일과 겹친 지난해에는 공식적인 창간기념호는 토요일 4일자로 내되, 전날인 3일자를 84면으로 증면한 바 있다. 

       
      ▲ 조선일보 3월5일자 2면.  
     

    다른 조간신문들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 협상을 주요 뉴스로 처리했다. 5일자 주요 조간신문의 1면 머리기사를 보면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등이 북-미 관계 정상화 관련 현안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렸고 국민일보는 국내 난민보호 대상자의 현주소를 심층분석하는 내용을 1면에 전했다.

    동아일보는 OECD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봤고 서울신문은 2009년부터 국립대를 법인화하는 문제에 주목했다. 한국일보는 한미 FTA 협상에서 쌀 개방은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고 전했고 중앙일보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네 곳 중 하나는 적자를 보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은 5일자 주요 조간신문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북, 핵합의 초기이행 의지 확고">
    -국민일보 <난민보호 후진국…생존고통 시달린다>
    -동아일보 <"정책 자주 바꿔 집값 불안 분양원가 공개 철회해야">
    -서울신문 <국립대 ‘2009년 법인화’ 합의>
    -세계일보 <‘2.13 합의 이행’ 다음주가 분수령>
    -조선일보 <비새는 교실, 컨테이너 도서실…’2만불 시대’ 학교는 가난하다>
    -중앙일보 <싼 노동력, 세금 혜택 옛말 기업 넷 중 한 곳 이미 적자>
    -한 겨 레 <북-미 대화 앞 한국 막후조정 긴박>
    -한국일보 <쌀 개방 않기로 합의>

    조선일보 본지 40면, 별지 60면 등 100면 발행

    조선일보가 5일자로 내보낸 지면은 본지(A면) 40면과 별지 B16면, D12면, E16면, F16면 등 모두 100면이다. 본지 1면 머리기사는 비새는 교실, 컨테이너 도서실 등 학교현장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본지 특집으로  △서울 초등학교 박예지양이 본 시골학교 △소설가 성석제 40년 만에 모교를 찾아가다 △정치인 지표 10차 조사…이 지지율 소폭하락, 박 정체 △거실을 서재로 바꿨더니 "애들이 달라졌어요" △세계로 뛰는 한국의 젊은이들<1> 산악인 장정규씨 △세계 언론자유의 수호자들 △맨유의 ‘산소탱크’ 박지성 인터뷰 등을 내보냈다.

       
      ▲ 조선일보 3월5일자 20면.  
     

    조선일보가 언론자유의 수호자들이라고 설명한 곳은 워싱턴 ‘프리덤 포럼’과 ‘국경없는 기자회’ 뉴욕 ‘언론인보호위’ 등이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인 박지성 선수를 인터뷰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조선일보 창간기념호 주문은 이명박-박근혜 화합?

    조선일보는 창간 87주년 특집호에 한국갤럽에 의뢰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1면 <대선 부동층 늘어 1월 10%→3월 19%>라는 기사에서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들의 검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44.8%)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19.9%)가 각각 1.2위로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하지만 후보검증 논란이 한 달여 간 간헐적으로 계속되면서 두 주자의 지지율은 주춤하고,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3일 전국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보다 흥미로운 것은 관련 기사이다. 조선일보가 6면에 내보낸 관련 기사를 보면 후보검증 공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6면 <"한나라 분열될 것" 54%>이라는 기사에서 "유권자들의 반수 이상은 한나라당이 분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분열되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각자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둘 중 한 사람이 당선될 것’이란 전망도 다수였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3월5일자 6면.  
     

    조선일보 "3명 중 1명 이·박 전보다 안좋게 생각"

    또 조선일보는 6면 <3명 중 1명 "이·박 전보다 안좋게 생각">이라는 기사에서 "1월말부터 정인봉 변호사와 김유찬 전 비서관의 간헐적인 의혹제기로 이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후보 검증공방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호감도에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내부의 후보검증 공방은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선거캠프의 이해관계가 걸린 민감한 사안이다. 이명박 캠프는 후보검증 공방을 경계할 수밖에 없고 박근혜 캠프나 손학규 캠프는 철저한 후보검증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보수진영 역시 철저한 후보검증과 후보검증 역효과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창간 87주년 기념호의 실린 여론조사 관련기사는 철저한 후보검증에 따른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창간 기념호 광고특수?

    일반적으로 신문이 창간 기념호를 내면서 증면을 할 경우 광고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 관련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관련 광고를 수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조선일보도 평소의 두 배 수준인 100면을 발행하면서 기업관련 특집 기사에 초점을 맞췄다.

    E면 ‘기업 사람과 전략’ 특집에서는 △4대그룹 미래성장전략 △세계로 가는 신세계·CJ그룹, △사업 다각화하는 삼양·매일·남양유업 △기업상장 원년 생명보험 △주요그룹 미래성장 전략 △수입자동차 4사 2007 성장전략 △해외공사 발주 총력 나서는 건설업계 △한국금융·미래에셋 금융실크로드 개척 등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F면 ‘기업 사람과 전략’ 특집에서는 △휴대폰전선의 두 사령탑 △새 영토확장에 나서다 △거세지는 여성파워 △사장님은 외국인 △재계 1위 노리는 오너들 △2인자들을 소개합니다 △주목받는 ‘2세들’ △4대 은행장의 리더십 등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이밖에 D면 ‘맛있는 공부’ 특집에서는 △명사의 교육법 정용실 KBS 아나운서 △조기유학성공기 △저렴하게 유학 가는 법 △2008 고려대 입시 등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2·13 합의’ 한반도 냉전 먹구름 걷히나

    지난달 13일 북핵 6자 회담이 전격 타결된 이후 한반도에 짙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에서 남북 장담이 열린 데 이어 5일부터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 경향신문 3월5일자 6면.  
     

    한겨레는 1면 <북-미 대화 앞 한국 막후조정 긴박>이라는 기사에서 "5∼6일 뉴욕에서 진행될 6자회담 북-미 관계 정상화 워킹그룹 첫 회의를 앞두고 한-미 외무장관 회담과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 접촉이 워싱턴과 뉴욕에서 잇따라 열려 ‘2·13 합의’ 이행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3월5일자 4면.  
     

    한겨레는 4면 <‘북핵 해법’ 큰 그림 본격 가동>이라는 기사에서 "이번 한-미 외무장관 회담은 ‘2·13 합의’의 초기 이행조처 60일간의 길지 않은 기간에 숨막히게 전개될 북핵 외교의 초석을 다지면서 그 이후를 내다보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역시 6면 에 <김계관 ‘화려한 외출’…북·미 ‘뉴욕의 봄’ 여나>라는 기사를 실었다.

    남북 이면합의설에 초점 맞춘 언론들

    일부 언론들은 남북 이면합의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아일보는 5면 <이 통일 시종 낙관…’믿는 구석’ 있었나>라는 기사에서 "2일 평양에서 끝난 제20차 남북장관급 회담과 관련해 남북 간에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에 쌀과 비료를 언제, 얼마만큼을 무슨 조건으로 주느냐 였지만 정작 회담 후 나온 공동보도문엔 그에 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 3월5일자 사설.  
     

    국민일보는 <이면합의 있었다면 즉각 공개해야>라는 사설에서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회담 후 ‘북측과 쌀 차관 40만t 제공 및 비료 30만t 지원에 합의했다’고 발효했다가 5분만에 이를 번복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대북지원 투명성 원칙 지켜져야"

    중앙일보는 <대북지원 조급증 반영한 이면합의 논란>이라는 사설에서 "쌀이나 비료 같은 인도적 물자의 대북 지원은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대북 지원이 제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이 같은 투명성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북-미 관계 정상화의 대전제는 완전한 핵제거>라는 사설에서 "마냥 박수만 보낼 수 있겠는가. 협상 진행 과정을 보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노무현 정부와 임기 말 외교성과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북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경청할 대목이다. 투명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도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타당한 비판과 지적을 넘어선 ‘딴지걸기’나 ‘흠집내기’의 흐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남북문제에 있어 언론의 신중한 보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서울신문 "한반도 냉전체제 종식의 첫 발"

    서울신문은 <북·미 정상화회담 첫 단추 잘 꿰야>라는 사설에서 "6·25전쟁 후 처음으로 양측이 국교 정상화, 즉 수교를 목표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한반도 냉전체제를 종식할 첫발을 내딛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 서울신문 3월5일자 사설.  
     

    서울신문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번 뉴욕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을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인식만 씻어낸다면 북·미 관계정상화의 길이 멀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일보도 <북미 관계 정상화 회담에 기대한다>는 사설에서 "성급한 해결 의욕이 앞서는 대신 단계적 이행과 확인, 후속 조치로의 진전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회담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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