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드는 '한명숙 대안론'
        2007년 03월 02일 04: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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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여권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대권주자다" 한명숙 총리에 대한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의 평가다. "한 총리는 모든 면에서 박근혜 전 대표보다 훌륭하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의 말이다.

       
      ▲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는 한명숙 총리 (사진=한명숙 홈페이지)
     

    고개드는 ‘한명숙 대안론’

    여권에서 ‘한명숙 대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전략가인 민병두 의원이 불을 붙였다. 민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명숙 총리를 주목한다’는 글을 올렸다.

    민 의원은 이 글에서 한 총리의 대권 도전을 "판을 1차적으로 붐업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로 규정했다. 또 "정체되어 있는 우리의 판을 깨어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 한 총리를 주목한 건 지난해 총리 입각 이후부터다. 한 총리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최악의 정치상황에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총리직을 소화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한 총리의 당 복귀가 초읽기에 들면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한 총리의 장점을 대략 다섯가지로 분류한다.

    "중간을 설득할 수 있는 어법과 문법을 갖고 있다"

    먼저, 한 총리가 이른바 ‘진보개혁’ 세력의 정체성에 부합한다는 논리다. 고건 전 총리처럼 정체성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없다는 얘기다. 이는 한나라당과의 대치선을 선명하게 긋는 데도 유리한 요인이 된다.

    둘째, 범여권에 ‘비토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홍형식 소장은 "DJ와 친노세력도 한 총리에 대해선 비토하지 않는다"며 "범여권을 묶어내는 데 유리하다"고 했다.

    셋째, 합리와 포용의 이미지가 강하다. 한 총리는 유신정권에 고문을 당하기도 했던 운동권 출신이지만 공격적이거나 논쟁적인 이미지가 없다.

    민병두 의원은 "한 총리는 화합과 통합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진보개혁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중간을 설득할 수 있는 어법과 문법을 갖고 있다. 세상의 어떤 창도 뚫을 수 없는 방패같다"고 했다. 홍형식 소장은 "한 총리의 포용과 합리의 이미지는 한나라당 사람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와 한명숙

    이와 관련해 한 총리는 같은 여성인 박근혜 전 대표와 자주 비교된다. 유신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상반된 개인사도 이유가 된다.

    최재성 의원은 "한 총리와 박 전 대표는 같은 시대를 반대편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며 "한 총리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데 반해 박 전 대표는 여전히 과거에 매여 있다"고 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 "오직 아버지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 아버지를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홍형식 소장은 "박근혜 대표는 한 때 포용력 있는 이미지,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것 같은 이미지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념적이고 전투적인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가 독점하던 통합과 모성의 이미지는 균점되거나 한 총리에게 대표성을 내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과 장관, 총리를 거치며 형성된 경륜도 한 총리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안정감과 무게감을 갖춘 것으로도 평가된다. 한 총리를 똑똑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의 강금실 전 장관과 비교하기도 한다.

    끝으로 한 총리가 ‘여성’이라는 점도 경쟁력의 요소가 된다. 이명박 전 시장과는 ‘여성적 리더십’과 ‘남성적 리더십’의 구도를 만들 수 있고, 박 전 대표와는 유신에 대한 태도를 고리로 ‘미래지향적 리더십’과 ‘과거지향적 리더십’의 대치선을 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물론 한 총리의 이 모든 장점들은 아직은 ‘잠재적인’ 것에 머물러 있다. 자기 정치를 통해 고유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것이 한 총리의 과제인 셈이다.

    민병두 의원은 "한 총리가 어떻게 판을 요동치게 하느냐에 따라 결선에 오를 수도 있고 페이스메이커에 그칠 수도 있다"면서 "그것은 전적으로 한 총리의 준비정도와 권력의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한 총리가 동원할 수 있는 정치적 자원은 많지 않다.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다. 그러나 이는 차라리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면 조직과 세는 달라붙는다. 홍형식 소장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도 맨 손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한 총리가 ‘자기 정치’를 위해 넘어서야 할 ‘산’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한 총리의 오늘을 만든 최대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했다. 그래서 한 총리의 이미지는 아직 노 대통령의 그늘에 갇혀 있다. 한 총리에겐 친노진영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하다. 자기만의 정치적 색깔과 무늬를 만들어야 한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노무현을 극복해야 한다는 명제는 한 총리에게도 요구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에 반대하고 공격하는 낮은 차원의 차별화가 아니라 노무현식 패러다임을 극복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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