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 경상도 시골 농부의
    마나슬루 라운드,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2023년 01월 06일 02: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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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상주에서 농사 노동을 하면서도 정의당 당원 등으로 사회 변화와 진보 정치에 대한 응원과 기대의 마음, 참여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전주형 씨가 지난 12월 농한기에 20여일간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출발할 때 사진을 부탁했다. 간단한 트레킹 일지와 아름다운 히말라야 사진을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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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나슬루 라운드,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2022년 12월 2일~24일)

    일정 : 2일 카투만두 3일 아르갓 4일 마차콜라 5일 자갓 6일 뎅 7일 남룽 8일 사마가온 9일 사마가온 10일 삼도 11일 다람살라 텐트 숙박 12일 빔탕 12일 다라파니 14일 업피상 15일 나올 16일 야크르카 17일 토롱패디 18일 묵티나트 19일 좀솜 20일 포카라

    2019년 12월 랑탕, 고사인쿤드 트래킹을 마지막으로 3년이 지나자 히말라야에 대한 향수가 밀려왔다. 일반적으로는 두 번에 나눠 행하는 마나슬루 서킷, 안나푸르나 서킷을 이어서 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2일 한국 인천공항에서 출발했다.

    카투만두에서 아르갓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버스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비명을 지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면서 3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평균시속은 20km 정도 될 듯하다.

    ▲ 아르갓에서 사마가온 : 5일 동안 부디간다키강을 따라 하루에 거의 20km을 걷는 힘든 여정이었다. 낮은 지역은 힌두 문화, 고산 지역은 티벳불교 문화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마가온에서 쉬기도 하며 고소 적응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하루를 쉬었고 마나슬루 올드 베이스캠프를 올랐다가 내려왔는데 쉽게 생각했던 이 길이 가장 힘든 길이었다.

    주요 산은 마나슬루이며 멀리 가세쉬히말이 보인다.

    이 지역은 고르카, 구르카 지역으로 거의 모든 남성들이 허리춤에 투박한 쿠거리 칼을 차고 다닌다. 이 지역의 이름을 딴 영국의 구르카 용병은 아직도 활약하고 있다.

    이 길의 최고 정점인 레르케 패스를 넘기 위해 4400m 정도에 위치한 다람살라에 도착하니 세 곳의 숙소 중에 한 곳만 영업을 하고 숙소 상태가 열악해 지퍼가 고장난 텐트에서 1박을 했다.

    레르케 패스를 넘어 고르카 지역에서 마낭 지역으로 이동했다.

    차량이 못 다니는 길은 고도가 낮은 곳에서는 당나귀가 화물 운송을 담당하고 고산은 야크가 담당하는데 동물이 운송을 담당하는 길부터는 심한 분뇨 냄새와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고르카 지역은 트래킹 길이 최근에 열린 지역이라 아직도 특수지역으로 구분되어 있어 입산 퍼밋 요금도 다른 일반 지역보다 많이 비싸다. 다른 곳보다 시설, 먹거리 등이 거친 편이지만 아름다운 경치와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좀 더 깊숙하게 느낄 수 있다.

    ▲ 마낭지역 : 레르케 패스 정상을 내려오면서부터 토롱라 패스 정상까지의 지역으로 안나푸르나 2봉부터 4봉까지를 왼쪽에 두고 몇날 며칠을 걷는 길이다.

    마나슬루 구로카 지역을 걸으며 못 먹고 지친 몸 사태와 차량 먼지와 함께 해야 하는 길 상태로 인해 다라파니에서 피상까지는 지프를 이용해 이동하는데, 이곳은 지난 우기의 피해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어서 차량이 다니는 길이라고 하더라도 ‘세상의 불가능한 길’ 같은 다큐에 나오는 수준의 길 상태이다.

    티벳불교의 영향이 강하며 고산으로 올라가면 중국과의 접경지역인데 현지 주민은 티벳어가 가능할 경우 국경을 오가는데 제약은 없다고 한다.

    마낭은 이 지역을 가리키기도 하고 지역 마을을 지칭하기도 한다. 지역 음식에 대한 신체적 거부감은 점점 더 심해지고 삶은 계란, 찐 감자. 짜파티(난)으로 연명했다.

    ▲ 좀솜 지역 : 토롱라 패스를 넘어 묵티나트, 야크르크, 좀솜 등의 지역으로 히말라야 높은 산악의 북쪽 지역이라 매우 건조하며, 네팔의 티벳, 화성이라고 일컫는 무스탕의 초입이며 지형의 영향으로 네팔에서 가장 바람이 거센 곳이다. 묵티나트에서 좀솜까지 걸으면서 거세하고 거친 바람을 실감했다. 묵티나트는 힌드와 불교의 성지이다. 월드컵 결승전을 여기서 시청했다.

    ▲ 포카라 : 네팔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여기서 2박을 하다.

    ▲ 트래킹의 주요 포인트

    교통 – 전 일정의 주요 교통수단은 버스, 하루만 지프를 이용했다. 버스는 우리 마을버스 정도의 크기로 도시와 도시를 잇고, 타고 있는 동안에는 롤러코스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비행기를 12인승~16인승 등 프로펠러기이며 높은 산악 기후로 인해 극도의 스릴를 맛볼 수 있다. 짐을 가지고 버스를 탈 경우 반드시 비닐로 감싸서 실어야 한다.

    음식 –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비슷한 메뉴를 만난다. 단 고산으로 가면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은 전혀 없으며 물가도 많이 비싸진다. 고산에서는 음식을 제대로 익히지 않는 경우가 많으면 어떤 것을 먹더라도 몸상태로 인해 맛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다. 걷기 위해서 의무감으로 먹고 위를 채워야만 한다.

    고산증 –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기 – 봄 가을이 가장 적절한 시기로 여겨지지만 경험한 바가 없고 겨울에만 히말라야에 갔기 때문에 겨울의 경험으로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가게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다.

    통신 – 거의 대부분 지역이 와이파이로 연결되는데 단 마나슬루의 다람살라에서는 통신이 불가능하다.

    사람 사는 곳의 일반적인 모습은 히말라야 깊은 산속에서도 그대로 있다. 빈부 격차, 트래커들이 다니면서 전통적인 삶은 점점 사라지고 사람들의 주업이 모두 숙박업으로 바뀌었다. 각 마을들은 계곡의 조금 넓은 장소나 햇볕이 잘 드는 경사면에 있는데, 어디나 높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오후 두세 시 정도면 해가 떨어지고 기온이 급강하한다.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이곳에서도 심각하며 해외로 나가는 이주노동자도 엄청난 비율이다. 주로 아메리카, 아랍, 한국 등으로 간다고 하며 전체 일정을 우리가 함께 한 가이드 1명, 포터 2명 중 가이드는 한국 거제도에 있는 업체에, 포터 중 1명은 영국에 구르카 용병으로 가기로 확정된 상태였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 가이드나 포터의 경우,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의 40% 정도를 수령하며 자신이 다니면서 먹고자는 것을 해결해야 하고 숙박비는 각 롯지에서 받지 않는다. 길 양 옆으로 음료수 몇 병, 과자 몇 봉지를 두고 파는 구멍가게가 엄청 많았는데 일자리가 없어서 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트래킹에서는 설산이나 풍경의 경이로움에 대한 감동이 많이 사라졌는데,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필자소개
    경북 상주 농민. 정의당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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