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핵 공동연습’ 관련 해프닝...
    정의당 “안보에도 핵에도 참 가벼운 대통령 입”
    대통령실 "한미,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 운용 정보 공유, 공동 기획 등 논의"
        2023년 01월 03일 07: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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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 논의”를 단박에 부인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양국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안보에도 핵에도 참 가벼운 윤 대통령의 입, 국가적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3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개념이 다른 ‘핵 전쟁 연습’과 ‘핵 공동기획, 공동연습’이 혼용되어 빚어진 해프닝이라 해명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핵 그리고 핵관련 기획, 연습 등은 그 자체로 한반도 안보 큰 영향을 주는 단어”라며 “이런 말을 소통도 제대로 하지 않고 쉽게 내뱉고, 해프닝이라고 정리하는 대통령의 입이 국가적 리스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일전을 불사한다고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확전’을 거론하는 와중에 새해 벽두부터 이어지는 엇박자와 해명은 국민들에게 또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걱정하게 만들고 나아가 대통령의 입까지 걱정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보 전략은 신중하고 확고해야 한다. 다양한 외교 대상에게 신중하게 접근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일 역시 전략적이고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최소한 안보 영역에서만큼은 대통령이 함부로 가볍게 이야기하지 말고, 말 한 마디, 단어 하나라도 좀 더 무겁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미국의 핵을 한미가 함께 운용하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상”이라며 “미국은 핵무기 사용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이며 최종적인 권한을 미국 대통령만이 보유한다는 ‘단일 권한’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대변인은 “성급한 발언은 무인기로 서울 하늘이 뚫린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안보 무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전쟁 불사’, ‘확전 각오’와 같은 거친 언사로 덮어왔다”며 “무능을 감추고자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동기획-공동연습’은 나토(NATO)도 참여가 어려운 수준의 핵 공유인데, 한미 간에 아직 조율되지 않은 얘기를 우선 급하다고 꺼내든 것은 아니냐”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No)”고 답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3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연합뉴스 질의에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은 핵 비보유국이기 때문”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미국과 한국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일련의 시나리오에 대한 한미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테이블탑 연습(table-top exercise)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미국과 한국이 기획, 정보공유, 연습, 훈련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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