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유혹하는 유물들』 외
        2022년 12월 31일 08: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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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하는 유물들> – 나를 사로잡은 명품 30

    박찬희 (지은이),임지이 (그림) / 빨간소금

    국립중앙박물관을 흔히 역사박물관으로 알고 있지만, 거대한 ‘명품 백화점’이기도 하다. 박물관 전시실로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주먹도끼’ 한 점. 수많은 주먹도끼 가운데 이 한 점이 뽑힌 까닭은 무었일까? 다른 것들에 비해 ‘크고 잘생기고 아름다운’ 명품이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도 마찬가지. 이 그림은 ‘터럭 하나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조선 초상화 그리기 원칙을 여느 초상화보다 집요하게 따르고 있다.

    62세 서직수의 눈썹과 수염이 어떻게 얼마나 났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금동반가사유상은 말해 무엇할까. <유혹하는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명품들 가운데 저자를 사로잡은 30여 가지를 집중 조명한다. ‘명품 중의 명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유물’ 이야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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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의 고백, 임금 노릇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

    송재혁 (지은이) / 푸른역사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는 세종을 떠날 수 없다. 당장 지금 이 글도 세종이 창제한 한글 덕분이다. 뿐이랴 자주 쓰는 만원권 지폐를 통해서도 세종을 만난다. 그러니 그는 아주 성공적인 통치자, 한국사 최고의 성군, 명군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세종 스스로는 말년에 자신의 통치를 돌아보며 실패투성이로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세종은 무수한 실패를 겪으면서 성장해 간 인물이었다고 말하는 편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저자는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을 지양하고, 위대한 통치자로서 세종 이도의 실체를 모색하고 있다.

    이 평전은 ‘이도’라는 한 인간의 정치적 삶을 다루고 있다. 그러기에 각 문장의 서술에서부터 주어로 세종이 아니라 이도라는 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세종’이라는 묘호는 이도가 죽은 후에 임금으로서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평전은 사후의 칭송이 아니라 당대의 정치적 현실 속에서 국왕이라는 정치행위자로 살아간 한 인간의 행적을 고찰한다. 독자들은 이 평전에서 결코 완성형이 아닌, 성장하는 국왕으로서 이도의 정치적 여정을 함께하면서 세종 이도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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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

    김성동 (지은이),이진하 (그림) / 이서방

    1981년에 도서출판 백제에서 같은 제목으로 정준용 그림과 함께 처음 나왔다. 이후 2002년 청년사에서 역시 같은 그림으로 제목만 바꿔 <염소>로 개정판이 나왔다. 최초 ISBN은 이 <염소>부터 있다. 그러니 이번에 나온 완전 개정판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는 두 번째로 ISBN이 붙은 것이다.

    이 책 내용이 비유 또는 상징하는 것은 ‘1980년 광주’와 ‘인류보편은 어디로 가나’이다. 충남 보령 시골 아기염소 ‘빼빼’가 도시를 거치며 사람세상에서 나서 죽는 동안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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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천마을을 공부하다> –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열두 명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

    신아영 (지은이) / 호밀밭

    대천마을은 특별하다. 1급수의 대천천에서 아이들이 은어와 함께 놀고 마을책방, 마을카페, 마을영화관에서 이웃이 자연스레 만나며 마을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대응한다. 그것은 마을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읽히고 조금 더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는 대천마을 공동체의 사람들의 선량한 의지가 한데 모여 이룩한 결과였다.

    유년기부터 부산 북구 대천마을에서 자란 저자에게 한때 이 마을은 떠나고 싶은 곳이었다. 불편했고 지겨웠으며 함께 정을 나누던 이웃들이 떠날 때는 씁쓸했고 더러는 조바심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대천천과 금정산에 고마워하고, 마을 사람들이 손수 만든 다양한 공간과 만나면서 스스로의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끼고, 이전에는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들이 이제는 이곳에 계속 머물고 싶은 이유로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마을 공동체와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대천마을에는 맨발동무도서관을 비롯해 수십 년 주민 자치를 통해 마을에 단단하게 뿌리 내린 수많은 공동체가 서로 이어져 있다. 오랜 시간 마을에서 정성껏 씨앗을 뿌리고 진득하게 가꾸어 마침내 살뜰한 결실을 맺고 있는 이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대천마을의 다양한 공동체들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으며 그 과정에 함께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 속에서 탄생한,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한 마을 청년의 기록이다.

    스스로 더불어 사는 마을 사람의 하나라는 자각을 얻게 되면서 삶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내가 사는 곳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할 수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해 실천해 온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마을 사람 열두 명을 만나 그들의 속내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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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만년필 좀 살려주시겠습니까?> – 죽은 만년필 살리고 다친 마음 고치는 펜닥터 김덕래 이야기

    김덕래 (지은이)/ 젤리클

    1만 자루를 고친 만년필 수리공, 만년필 손보다 만난 사람들하고 나눈 따뜻한 사연을 전하는 천생 이야기꾼. 만년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펜닥터D’ 김덕래가 《제 만년필 좀 살려주시겠습니까?》를 냈다. 공대 다니다 방향 틀어 시인을 꿈꿨고, 사회복지사부터 일식 조리사까지 예닐곱 개 직업을 건너 ‘만년필 하는 사람’이 됐다.

    잘 고친 만년필을 건네며 이어진 사람들이 좋고 손 편지로 오고간 이야기를 흘려보내기 아까워 인터넷에 ‘김덕래의 만년필 이야기’를 3년째 연재했다. 다루기 힘들고 때로는 귀찮은 아날로그 필기구 한 자루에 온기를 담아내는 이들 덕분에 누린 행복을 전해야 했다. 만년필 한 자루에 담긴 매력을 널리 알리고, 나만의 ‘반려 펜’을 찾는 이들을 돕자 싶었다.

    《제 만년필 좀 살려주시겠습니까?》는 1만 자루 만년필을 고치며 남긴 기록에서 33편을 골라 묶은 ‘만년필 에세이’다. 파카, 워터맨, 몽블랑 등 흔히 아는 만년필부터 스틸폼 같은 낯선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 모나미까지, 수리 맡은 펜에 얽힌 사연에 더해 만년필 역사와 종류, 만년필 다루는 법, 만년필 관련 용어 등 만년필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또한 입문자가 쓰기 좋은 만년필을 추천하고, 만년필 사용자도 잘 모르는 브랜드의 역사나 특징을 알려주고, 세상에 200자루만 있는 희귀 만년필을 보여주고, 이미 여러 자루를 가진 사람도 또 들이고 싶어할 목록을 제시하는 가이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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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1.2.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사서선생님께 ○○○상을 드립니다

    036 잊지 못할 수업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사람 전은지
    040 독서동아리의 든든한 수호천사 이민수
    044 황왕용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이혜미
    048 꾸준히 항로를 개척하는 정신 허민영
    052 수상자에게 영감을 준 명사들 전보라 외
    058 앞장서며 버팀목이 되어 주는 존재 권혜진
    062 사람과 사람 , 학교와 학교를 잇는 오작교 선생님 고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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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 나다울 수 있도록 삶의 밀도를 맞추는 일 박찬우
    074 편집자가 드리는 오묘한 수상 리스트《학교도서관저널》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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