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둥빈둥 놀던..." vs "불법 저지른..."
        2007년 02월 27일 05: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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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과 정책, 도덕성 검증까지 두루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이 전 시장의 발언을 앞장서 비판하며 대립구도 만들기에 한창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7일 대우그룹 경제인 출신들의 모임인 대우포럼 초청특강에서 “지금 (대선후보) 지지율이 과연 정상적인 지지율이냐”며 “노무현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하고 정책을 내놓으면 한나라당의 특정 예비후보 지지율이 그만큼 올라가는데, 이는 쏠림현상이지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 대우포럼에 참석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사진=손학규 홈페이지)
     

    이 전 시장의 대운하 정책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세계에서 뛰어본 여러분들이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론에 대해 국가운영전략으로 옳다고 생각해서 지지하느냐”면서 “대세론이 횡행하다 보니 사실을 왜곡해 심지어 줄 세우기, 편 가르기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생각을 접어두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또한 이 전 시장의 도덕성 검증 문제와 관련 “법과 원칙을 얘기한다면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항과 그 뒤처리 과정에 대해 분명히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야 한다”며 “언론이 그런 문제를 제대로 지적했느냐”고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주요 언론들은 노무현 정권의 잘못은 반대해야 하니 그 쪽으로 몰아가면서 (이 전 시장이) 선거법 위반 처리 과정에서 사람을 빼돌리는 게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는 왜 안 했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의 상당수가 대세론에 안주해 정권교체만 하면 될 거 아니냐는 생각에 보수주의를 착각하고 있다”며 “60~70년대 권위주의, 개발연대, 냉전사고로 돌아가려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꼴통”이라고 말했다.

    ‘대세론’까지 낳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을 겨냥해 비이성적인 반노무현 쏠림현상일 뿐인데 이것이 정책에 대한 평가나 도덕성 검증마저 외면케 하고 있다고 비난한 셈이다. 이는 전날 목포에서 그가 “대세론적인 분위기에 대해 온몸으로 싸울 것”이라고 천명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손 전 지사의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물론 손 전 지사 캠프에서도 이날 이 전 시장의 특정 발언이 자신들을 겨냥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명박 전 시장이 이날 대운하 정책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70~80년대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라고 언급한 것이 손 전 지사를 겨냥했다는 주장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정책자문교수모임인 바른정책연구원 강연에서 “최근 70,80년대 산업시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토목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내가 해 보니까 이렇더라’ 해서 비난하는 게 아니고 현재 그 혜택을 굉장히 입고 있는 사람이 남을 비난하고 있다”고 이같이 언급했다. .

    이와 관련 손 전 지사측은 “만약 우리를 포함한 70~80년대 민주화세력을 지칭한 것이라면 독재정권에 대항해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 한 사람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독재 권력과 붙어서 정경유착해서 자기재산을 불려온 사람이 그런 말할 자격이 있냐”고 강력히 비난했다.

    손 전 지사의 이러한 이명박 전 시장과 대립구도 형성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손 전 지사가 여권의 추파를 받아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한편,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의 영향으로 지지율 답보 상황에 변화 조짐이 있다는 게 손 전 지사 진영의 판단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해 대선후보 도전을 공식화하면서도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을 ‘국토개조계획’, ‘과거 개발시대 패러다임’이라며 공격하고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한 바 있다. 당시 손 지사측은 “우리가 이 전 시장과 컨텐츠 경쟁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라며 “어쨌든 (손 전 지사의) 비전 경쟁 대상은 이명박 전 시장”이라고 주장했었다.

    도전자는 선두주자를 공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의 손 전 지사 탈당 가능성에 이어 스스로 한나라당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선 손 전 지사측이다. 손 전 지사의 이명박 전 시장 때리기가 궁극적으로 어떤 효과를 남길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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