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양당, 사학법 개악 시도?
        2007년 02월 27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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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간 4자회담이 열려 사학법 재개정과 부동산 후속대책 처리를 놓고 양당의 ‘빅딜’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사학법 개악협상은 밀실야합정치의 시작”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와 전재희 정책위의장, 열리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와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2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2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을 놓고 4자회담을 가졌다. 원내 제1당에 오른 한나라당이 분양원가 공개 등 주택법 개정안은 발목을 잡고 있는 반면 의원 삭발, 본회의 총동원령 등 사학법 재개정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이를 둘러싼 양자간 논의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인사를 주고받았으나,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장영달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민생문제를 강조했는데 2월 국회에서 결실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며 “대선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생산물을 내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인사를 건넸다. 장 원내대표는 김형오 원내대표와 잦은 비공식 만남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활동을 들어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장 원내대표가) 답을 갖고 온 것으로 생각하고 기대를 하고 있다”며 “김진표 정책위의장도 행정부 경험을 가진 합리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언급하면서 회담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현행 사학법은 한 정당의 이념, 정체성 문제로 인식해 (재개정에 대한) 고답적 자세를 취하고 있어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영달 원내대표와 김진표 정책위의장이 각각 집사, 장로인 점을 들어 “교계의 목소리도 더 잘 알 것”이라며 재개정을 압박하기도 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에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머리를 깎았다고 들었다”며 “사회에서 머리를 깎으면 국회의원들이 말려야 하는데”라고 말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삭발 시위를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 이상 머리 깎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자”고 응수했다. 양측은 가시 돋친 신경전 후 곧바로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했다.

    한편 양당의 회담 직전, 민주노동당은 “사학법 개악협상은 야합”이라며 열린우리당측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와 의원단 전원은 장영달 원내대표에게 사학법 재개정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회담에 참석하려는 장영달 원내대표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권영길 원내대표는 “사학법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여당 역할을 할 때 민주노동당과 함께 만든 것인데 민주노동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1대 국회가 개혁국회를 내걸고 사학법 하나 됐는데 어떤 명분을 걸어도 (재개정은) 용납 안된다”며 “열린우리당이 사분오열되고 없어진다 해도,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고 해도 17대 국회의 기본을 훼손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의원도 “오늘 (양당의) 회동이 야합이라는 시선이 있다”며 “사학법은 협상대상이 아니다. 사학법 재개정은 없을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장영달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사학법 논의는 하되 야합은 없을 것”이라고 “사학법과 부동산 관계법 연계는 안 된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원내대표는 “어떻게 하면 사학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며 “종교계가 삭발하고 하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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