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머리 깎고 사학법 올인
        2007년 02월 26일 06: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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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예수교장로회 이광선(앞줄 왼쪽 네번째) 총회장 등 개신교 목회자들이 20일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삭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목회자신문)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밀어붙일 태세다. 원내 제1당 등극에 따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발목을 잡는 기존 전략에서 나아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삭발을 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의 재개정안과 표 대결도 강행할 수 있다며 결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종교계·사학의 거센 반발을 등에 업고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 참석 “이번 임시국회에서 악법중의 악법인 사학법을 재개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이 사학법을 통과시켜주면, 한나라당도 국회 운영위원장은 물론 로스쿨법 등 여권 법안에 전향적으로 협조할 생각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사학법과 국회운영 연계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최근 5일 본회의에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안 상정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3월 5일과 6일 본회의에서 주요법안의 표 대결이 예상된다”며 “일정이 있더라도 잠시 미루고 127명 의원 동지의 단합과 결속을 보여 달라”며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는 “이번 회기에 사학법을 반드시 재개정해야 한다”며 “원내대표단은 제1당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회의 주요현안을 교섭단체간 협력과 양보, 공동책임이라는 운영원칙에 따라 처리하겠지만 투쟁이 요구될 때는 확실한 투쟁력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단의 김충환, 신상진, 이군현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삭발식을 갖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사학법 재개정되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기도하며 순교적 자세로 삭발투쟁을 계속하고있다”며 “날치기 사학법이 대한민국 헌법정신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를 부정하고 자라나는 세대의 정신을 특정사상으로 물들이려는 나쁜 의도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사학법 재개정 강공은 여당을 사학법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충환 원내부대표는 이날 삭발 직후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국회의원 중에도 개정을 생각하지만 지도부의 눈치를 보며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며 “(삭발로) 결의를 보여주면 움직이지 않겠냐”고 기대를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도 <레디앙>과 통화에서 “최근 열린우리당도 이은영 의원 재개정안에 임시이사 파견요건 강화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며 “쟁점을 타결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자구적인 행동이고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종교계와 사학의 강력한 재개정 압박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충환 원내부대표는 “종교계가 삭발을 하는 등 순교적 자세로 임하는데 정치권은 밖에서 보면 느슨해 보이는 상황”이라며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임해규 의원도 “사학 쪽에서는 4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에서 빨리 해야 한다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기독교·개신교에서 열린우리당과 타당의 기독교 신자 의원들을 중점적으로 접촉하고 재개정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많이 흔들릴 것”이라고 사학법 재개정에 기대를 표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내에서도 사학법 재개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임해규 의원은 “잘 안되니까 강수를 두는 것”이라며 “종교단체와 사학단체들에 노력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노력한 척 하고 발뺌한다는 비난을 살 수도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교육위 진수희 의원도 “잘 안 될까봐 잘 되도록 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강행함으로써 이번 기회에 반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털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부결되더라도 ‘할 만큼 했다’는 명분 쌓기용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당의 한 주요관계자는 “5일 본회의에 상정할지는 그 때 가서 승산을 보고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본회의에 재개정안을 상정해 부결되더라도 한나라당은 17대 국회 내내 재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3~4월이면 헌법재판소에서 사학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나올 것”이라며 “개방형 이사제는 위헌이 아니라고 해도 다른 몇 개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으면 사학법은 위헌 법안이라고 덧칠이 되는 만큼 결국 다시 재개정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사학법 재개정을 주장하는 종교계 인사들은 당의 전통지지층이고 여론주도층”이라며 “대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일부 종교계에서는 이미 이번 대선에서 ‘표’를 통해 현 정권, 여당과 전면전일 펼치겠다는 주장이다. 한기총 이용규 대표회장은 “끝까지 투쟁해 사학법 재개정을 하겠다”며 “내년 대선에서 교계에서 바라는 정책을 후보에 전달하고 기독교에 적합한 인물이 당선되도록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충환 공보부대표도 이달초 기자와 만나 “어차피 사학법은 재개정될 것”이라며 “(재개정이 지연돼도) 종교계의 비난이 모두 여당과 노무현 정부로 향하는 만큼 한나라당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올인을 ‘대선 전략’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조찬기도회에서 “개정 사학법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망치고, 아이들을 잘못 가게 하는 악법 중의 악법인 만큼 모든 것을 걸고 재개정해야 한다”고 여전히 ‘사학법 올인’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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