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를 건너오는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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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2월 26일 01: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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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25일)은 여수보호소에서 화재참사를 당한 이주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화재참사로 사망한 9명의 시신은 가족들에게 공개되기도 전에, 누구의 허락도 없이 부검되었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시신을 부여잡고 실신하는 가족들에게 법무부 장관은 한 마디 위로도 건내지 않은채 장례식장을 떠납니다. 계약기간이 3년이라고 하는 것은 이주노동자들이 오래 체류하며 눈이 띄는 것이 두려워서이고 다루기 쉬운 노동을 선호하는 자본의 특성때문입니다.

    그들이 3년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불법체류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바다를 건너 노동자들이 브로커에게 생돈을 바쳐가며 이땅으로 오고 있습니다.

    "거지들이 돈 벌러 왔다고 그렇게 구박하는 것입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라며 오열하는 아주머니의 연설은 그들의 현재 인권이 고용허가제 일원화 이후 조금도 변한 것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들의 인권은 한국사회내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습니다. 자국민이아니라고 업신여길 것인가, 그것은 안 됩니다. 여수 그 철창 속에서 힘있는 자들이 방관하는 가운데 죽어간 그들과 삼성의 이건희 중 누구에게 우리는 동족애를 표해야 하는 것입니까.

    30년 전 독일로 일하러 간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이 죽거나 다쳤을때 그 상처를 치료했고 그 아이들을 거두었던 독일정부를 기억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주노동자들을 "거지"취급하며 학대하는 것은 모든 실정법을 다 떠나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입니다. ‘왕년 인권변호사’ 훈장을 가슴에 달고 있는 노무현의 정부입니다. 벌써 40여년 전의 일이 되었지만, 전태일은 지금도 바다를 건너 이땅으로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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