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외
        2022년 12월 10일 08: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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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 쉼이 있는 삶을 위하여

    이승원 (지은이) / 돌베개

    어째서 일(노동)이 자신을 충족시키지 못하는지, 일이 우리로 하여금 착각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소비를 쉼으로 혼동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소비사회에서 우리가 쉼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을 생각하고, 쉼의 상태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상상력을 가동한다. 결국 저자는 나와 사회가 공존하고, 빼앗긴 쉼을 되찾기 위한 시작으로서, 새로운 삶의 조건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나는 쉰다, 그러므로 존재한다.”(Requiesco ergo sum 레퀴에스코 에르고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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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여자의 사랑 – 어느 가족 돌봄 공동체의 욕망과 붕괴의 연대기

    김나은 (지은이) / 이매진

    어느 가족이 있다. 가부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여자들의 그림자 노동으로 지탱되던 돌봄 공동체는 붕괴한다. 이 붕괴한 가족의 잔해 속에서 성장한 1998년생 김나은은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한다. 열 살 먹은 고양이하고 살면서 새벽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역아동센터 교사와 장애인 활동 지원사로 일하면서 좋은 돌봄을 고민한다.

    내가 세상에 존재해도 될까 고민하던 나은은 어느 날 혼자 사는 ‘프로 돌봄러’ 할머니를 인터뷰하기로 한다. 80대 할머니 인터뷰는 곧 이야기 듣기로 바뀐다.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는 이기적인 욕망은 새로운 사랑의 출발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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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이주 입문

    칼리드 코저 (지은이),윤재운 (옮긴이) / 평사리

    국제 이주와 관련한 세계 학계의 다양한 논의를 쉽고, 짧고, 효과적으로 정리한 책. 저자 칼리드 코저 교수는 세계경제포럼의 이민 주제 글로벌 아젠다 협의회 의장을 지냈으며, 이민과 난민 관련 현장 조사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국제 이주의 개념과 역사, 이주의 유형, 이주의 동기, 이주가 모국의 발전에 끼치는 영향, 합법과 불법이 아닌 비정규 이주, 난민과 비호 신청자 문제, 도착지인 목적국에 끼친 이주의 영향, 국제 이주의 미래를 객관적 수치와 경제적 근거를 토대로 균형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여성 이주, 아시아 이주, 국내 이주, 기후 변화, 다문화 사회 등 국제 이주의 최근 경향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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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 노벨상 수상자 24명의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

    스테파노 산드로네 (지은이),최경은 (옮긴이) / 서울경제신문사

    역대 노벨상 수상자 24명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탈리아의 젊은 과학자 스테파노 산드로네는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만나 ‘과학과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귀중한 내용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이러한 대담의 결과물로 탄생한 이 책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도착한 영광의 순간에 대한 기록이자, 과학자 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희로애락을 담은 솔직한 고백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위대한 발견의 순간과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회상하고,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줄 조언을 건네며, 앞으로 무엇이 더 발견되어야 할지 이야기한다. 책에는 수상자들의 성격과 특징, 연구 동기, 경쟁 관계 등 노벨상 이면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과학은 물론이고 우리의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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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민테른 – 사회주의 전략·전술의 보고에서 소련 외교정책의 도구로

    던컨 핼러스 (지은이),최일붕 (옮긴이) / 책갈피

    우리는 세계적 경제·정치·기후·팬데믹 위기, 핵전쟁의 위험 등 다중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근본적 사회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국적·성별·인종 등을 뛰어넘어 함께 연대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100여 년 전, 더 나은 세상을 모색하며 코민테른에 모인 혁명가들에게서 오늘날 우리가 배울 점은 없을까?

    이 책은 코민테른이 창립된 역사적 배경부터 시작해 국제 노동계급 운동의 절정기를 생생하게 서술한다. 코민테른은 여러 나라의 혁명가들이 서로의 경험에서 배우는 사회주의 전략·전술의 학교였다. 코민테른에서 혁명가들은 각종 차별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고 노동조합이나 민족 해방 투쟁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논의했다.

    그런데 코민테른은 어떤 변화를 겪으며 왜 결국 변질했을까? 이 책은 사회주의 전략·전술의 보고였던 코민테른이 어떻게 스탈린 치하 소련의 외교정책 도구로 전락해 버렸는지 살피면서, 단지 제1차세계대전 이후의 혁명적 경험뿐 아니라 스탈린의 반혁명, 파시즘의 부상, 민중전선이 낳은 재앙 등에서도 우리가 배워야 할 비판적 교훈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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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하는 공동체 넘어서기 – 공동체성이란 무엇인가

    이태영,신승철 (지은이) / 알렙

    생태위기 시대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할까? 이 책은 공동체적인 대안에서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을 모색한다. 공동체 활동가 이태영과 생태철학자 신승철이 그린풋(생태민주주의) 시리즈 중 “우리 시대의 공동체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성찰을 담아 ‘낭만하는 공동체 넘어서기’를 제안했다.

    오늘날 우리 위기는 탄소기반경제와 그것을 지탱하는 산업자본주의에서 왔다. 그리고 그 위기를 극복하는 실천으로서 공동체적인 대안(플랫폼, 정동)이 떠오르고 있다. 이제 새로운 시민의 덕성과, 새로운 사회계약과, 공동자원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서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공동체라는 개념에는 미래와 과거가 공존한다. 공동체는 새로운 미래를 상징하는 경로와 결과로 다뤄지는 한편, 가부장적이고 비근대적이며 개인의 자유가 없는 공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공동체라는 개념을 전적으로 낭만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공동체에 대해서 질문하고 그 답을 찾는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대화의 과정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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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의 시대 – 하얼빈의 총성

    이우 (지은이) / 몽상가들

    소설가 이우의 신간 <정의의 시대>는 독립의병의 정의와 도덕에 대한 딜레마를 밀도 있게 그려낸 희곡작품이다. 이우는 1907년의 한반도의 역사적 사실의 기반 위에서 한 명의 청년을 창조해냈다. 주인공 ‘정의태’는 대한제국을 일제의 압제에서 구해내고자 의병의 길을 택한 열혈 청년이다.

    그는 자신의 임무인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수행하기 위해 굳은 결심을 하고 결전의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이토가 온다는 것은 거짓 정보였고, 그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임무를 수행한다. 그의 손에 죽은 것은 이토가 아닌 일본인 고위 관료들이었다. 이름조차 몰랐던 그들은 과연 죽어 마땅한 존재들이었을까. 내가 그들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 정의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그렇다면 나는 독립의병인가, 살인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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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상자 하나

    허용우 (지은이) / 풍백미디어

    허용우 시인의 두번째 시집. 총 7부 77편의 시를 담았다. ‘작은 상자 하나’는 총 7부 77편의 시를 담았다. 그의 시에는 인간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시인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곳곳에 스며있다. 또한 순박한 시정신, 고향에 대한 사랑,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효심, 그리고 허 시인이 키워나가는 꿈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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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인 2022.겨울

    문학인 편집부 (지은이) / 소명출판

    <문학인>은 창작과 연구와 고증과 비평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문예지로서의 품격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묵직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8호는 ‘우리 시대의 노동, 양상과 지향’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실었으며, 다채롭고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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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곳에서도 안녕하기를 – 삶의 곳곳을 비추는 세 사람의 시선

    김지혜,이의진,한정선 (지은이) / 소명출판

    이 책은 한국사회의 뼈아픈 질문들로 가득하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손쉬운 해답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거짓된 대답으로 우리가 그것에 대해 사유하기를 멈추도록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대신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우리를 상식의 가장자리로 데려다준다. 그곳에서 우리는 평소 무심코 넘겨버린 수많은 문제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리하여 3명의 저자는 21세기의 성숙한 시민으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위로와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 ‘나와 타인의 경계’는 독일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며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김지혜, 2부 ‘당신, 안녕하신지요?’는 청소년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분투하는 교사 이의진, 3부 ‘킨츠키 같은 삶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제주로 옮겨 소수자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정선 작가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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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의 눈

    서정 (지은이) / 소명출판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풍경을 보여준다. 책의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낙타의 눈’. 흔히 ‘낙타’를 떠올리면 중동의 어느 사막 속 낙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동유럽의 낙타를 이야기한다. 러시아의 서쪽 끝과 남미, 그리고 노르웨이, 민스크와 페테르부르크, 카렐리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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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편의 소설, 100편의 마음 – ‘혈의누’에서 ‘광장’까지

    한국근대문학관,근대서지학회 (기획) / 소명출판

    <혈의누>(1906)에서 <광장>(1960)까지 우리 심금을 울린 명작 소설 100편을 소개한 도록이다. 각 책의 표지, 목차, 서문, 판권 등을 올컬러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작품 소개를 담고 있다. 책의 뒷편에는 임헌영, 오영식, 정종현의 한국 근대소설에 대한 글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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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춘 할머니

    조아름 (지은이) / 북극곰

    털실 같은 사랑으로 이어진 할머니와 나
    시간을 뛰어넘는 애틋하고 아름다운 우정

    할머니는 옆 마을 영춘에서 왔어요.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를 영춘 할머니라고 부른답니다. 할머니와 나는 가끔 우리 동네 뒷산 꼭대기로 올라가 고향을 바라봐요. 겨울이면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는데, 나는 그때도 할머니 곁을 꼭 지켜요. 우리는 단짝 친구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졌어요. 개들이 시끄럽게 짖고 커다란 달이 뜬 밤, 사람들은 할머니를 뒷산에서 찾았어요. 기분 탓일까요? 그날 이후로 할머니가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내 친구 할머니는 어디로 간 걸까요? 예전의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영춘 할머니》는 할머니와 나의, 시간을 뛰어넘는 애틋하고 아름다운 우정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 동네 뒷산 꼭대기에 서면 저 멀리 영춘이 보입니다. 할머니와 나는 손을 잡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영춘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영춘은 할머니의 청춘이 있던 자리, 고향이지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는 다시 집에 돌아옵니다.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고, 나는 할머니 곁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집니다. 신발도 신지 않고 집을 나간 것입니다. 사람들은 할머니를 뒷산에서 찾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엉엉 웁니다. 나는 그런 할머니가 낯설기만 합니다. 할머니는 어디에 가려고 했던 걸까요? 아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감각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한 내면세계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 곁에서 털실을 매만질 때면, 손에는 꽃이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뒷산에서 발견되던 날, 할머니의 가방 속에 있던 붉은 뜨개실을 참새가 집까지 물어 나릅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변해버린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바닥을 내리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내면은 독자에게 투명하게 비칩니다. 할머니의 세계에는 날개가 부러진 나비, 새장에 갇힌 새, 시든 꽃이 담긴 꽃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는 까마귀가 있지요. 한 사람의 내면세계와 감정, 분위기 등은 현실에 분명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조아름 작가는 이같이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는, 한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모습과 그의 내면, 가슴속에 품고 있는 사랑, 어떤 날의 공기, 흘러가는 시간 등을 감각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은유로 표현했습니다. 독자들은 작가가 정성스레 쌓아 올린 이미지를 하나하나 천천히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들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할머니의 사랑

    살다 보면 누구나 이별을 마주합니다.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천천히 나타나기도 하지요. 《영춘 할머니》의 할머니는 괴로운 와중에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준비합니다. 함께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뜨개질을 하던 할머니. 할머니는 손주를 위해 무엇을 만들고 있던 걸까요? 《영춘 할머니》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책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고 함께 이별을 준비하다 보면,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별 후에도 사랑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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