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들끼리의 싸움 대신
    협력과 연대를 소망한다
    [책소개] 『키워드로 읽는 불평등 사회』(조형근/ 소동)
        2022년 12월 10일 08: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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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이 점점 심해지는 세상

    이 책은 2019년 정규직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마을에서 연대를 모색하는 사회학자 조형근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한국사회의 현안을 사회학자의 눈으로 살펴보고 진단하고, 처방을 모색해본다.

    책은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평등이 심해지는 세상에서 기초적인 안전과 경제를 도모하고, 같이 잘살 방법을 궁리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리고 발달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 우리가 져야 할 책임, 미국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교훈을 찾아본다. 27개의 키워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산업재해처럼 대부분의 이웃이 겪는 문제도 있고 성소수자와 난민 문제처럼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키워드들도 있다.

    1장 <불평등이 심해지는 세상>에서는 불안정한 노동자인 프레카리아트, 삼성가와 관련한 상속세와 세습 자본주의, 지방소멸, 경자유전처럼 한국사회에서 현재진행중인 불평등 실상에 대해 알아보고 이후 전망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2장 <모두가 안전한 사회>는 산업재해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공임대 주택, 기본소득, 최저임금을 통해 노조와 복지가 빈약한 한국에서 서민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보루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함께 살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3장 <위기의 경제, 함께 사는 방법>은 경제적 가치만 절대시하는 경쟁 자본주의 대신 협력과 연대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재정준칙과 재정건전성, 헬리콥터 머니, 공매도, 헷지투자, 차등의결권과 같은 어려운 키워드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4장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에서는 차별금지법, 기본권 제한, 난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윤 논리와 약육강식의 욕망이 범람하는 한국사회의 일면과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5장 <성공의 다른 시각>에서는 번영신학, 능력주의, ESG, 사회적 가치를 알아보고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시한다.

    6장 <과학기술의 발전, 자유와 책임>은 음모론, 의사 자율규제, 생식보조의료라는 키워드를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얻고 잃은 것에 대해 설명하며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낡은 관습을 비판한다.

    7장 <반면교사의 나라, 미국>에서는 멀지만 가까운 나라 미국을 통해 한국사회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파 포퓰리즘, 터스키기 실험, 증오범죄와 같은 키워드 속 미국사회를 보며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정세가 급변하는 시대다. 이슈의 둘러싼 사정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사실들이 규명된다. 저자는 최대한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여 구조적 원인을 진단하고, 가능한 한 해법을 타진해서 향후 전망을 시도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사회는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고칠 수 있는 여력 또한 함께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주체는 시민, 보통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다. 실제로는 ‘보통사람’은 선거 때 홍보 문구에만 등장하고, 엘리트가 정치를 주도한다. 정치인, 관료, 기업가, 언론인 등 힘센 사람들이 여론과 정책을 주무르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좌지우지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폐해다. 이 폐해가 심해지면 썩은 세상 모조리 뒤집어엎자는 포퓰리즘의 분노와 음모론이 창궐하기도 한다. 포퓰리즘은 기득권을 욕하지만 실제 공격하는 대상은 여성, 비정규직, 이주민 같은 사회적 약자다. 그들이 고통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을들끼리의 싸움이 격화된다. 오늘날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자의 글 <좀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중에서

    진보 정치가 부재하고 사회적 갈등이 을들끼리의 싸움으로 치닫기 일쑤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절, 그때도 불평등은 있었다. 사람들은 선진국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정치인들이 약속한 미래의 분배를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선진국이 된 지금 사람들이 가졌던 믿음이 깨졌다.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능력대로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당연한 논리라 말한다. 저자는 기득권이 이렇게 무도해진 것은 평등한 관계를 만들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을들끼리의 싸움 대신 협력과 연대를, 이웃과 함께 잘살기를 저자는 강력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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