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들에게 박수를
    2007년 02월 23일 05: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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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세 사람을 한나라당의 ‘빅3’라고 한다. KSOI와 문화일보가 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지지율은 도합 70%였다.

민주노동당에도 ‘빅3’가 있다.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다. 21일 조사에서 세 사람이 얻은 지지율의 합은 1.7%였다(노회찬 0.9%, 권영길 0.7%, 심상정 0.1%). 얼마 전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심 의원은 여론조사 대상에 처음 포함됐다.

권영길과 노회찬의 앞서거니 뒤서거니나, 심상정의 새로운 등장이 나름대로 정치적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질적인 지지율과 관련돼서는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들을 다 모은 것이 채 2%도 안 된다는 대목에 오히려 눈길을 보내야 할 것 같다.

   
 ▲ 민주노동당 대선 유력 예비 후보 3인 좌로부터 노회찬 의원, 권영길 의원, 심상정 의원
 

물론 이 같은 지지율에 낙담할 필요는 없다. 민주노동당은 이제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다.

세 명의 주자에겐 저마다의 특장이 있다. 권영길 의원은 경륜과 안정감이 있다. 노회찬 의원은 대중적 친화력이 발군이다. 심상정 의원은 경제 문제에 강하다.

세 주자간 신경전은 팽팽하다. 이건 주로 정책 경쟁으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같은 날 노 의원이 ‘노회찬식 고강도 처방’을 내놓고 심 의원이 주택법 개정안을 건교위에 제출하는 식이다. ‘공방’ 없는 ‘경쟁’이고 네거티브 아닌 포지티브다. 한나라당의 ‘검증’ 공방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생산적 경쟁을 통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들이 쌓이고 그것이 사람들의 의식에 스며들어 가면 국민들은 진보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유연한 진보’ 운운하는 궤변은 소멸하고, ‘짝퉁 진보’와 ‘파쇼 따라지’의 가짜 싸움이 얼마나 허망한가 하는 것도 드러나기를 기대해본다. 

얼마 전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친북좌파는 내게 사과했느냐"고 맞불을 놨던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의 이념적 좌표를 ‘중도’로 규정했다. 우리 정치의 이념의 평균이 얼마나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비정상적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하나다. 진보의 정치적 지분을 키우는 것이다. 그를 통해 우리 정치의 이념의 평균을 여러 클릭 왼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중도’는 그럴 때 ‘이름값’을 할 수 있다.

이 일은 상당 부분 민주노동당의 몫일 수밖에 없다. 우리 정치의 현대화는 민주노동당의 역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 먼저 현대화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이 당의 체질 개선과 정치의 개선, 서민들 삶의 개선이 병진하는 도정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세 명의 주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격렬하지만 멋진 페어플레이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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