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한명숙 경계령 "그녀가 오고 있다"
        2007년 02월 22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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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더불어 한명숙 총리의 여당 복귀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총리가 유력주자로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이 준비하고 있는 마지막 카드가 아니겠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한명숙 총리의 여당복귀가 임박”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국정을 포기하고 대권에만 올인하겠다는 청와대발 공식 선포식”이라며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자유로운 상태에서 정국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원격조정장치의 시동을 건 것”이라고 평했다.

       
      ▲ 한명숙 국무총리
     

    불과 일주일 전 유 대변인은 “한명숙 국무총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정치적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다”면서 “자리에서 물러나 친정으로 복귀할 것”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탈당과 한명숙 총리의 여당 복귀라는 갑작스런 상황에 대선과 관련 여권의 의도를 계산하기 바쁜 눈치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의 여당 복귀와 관련 한나라당내에서는 한 총리가 여권의 대선주자로 출마, 유력한 후보로 부각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임태희 소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한명숙 총리는 여권의 여러 대선주자 중 한 명(One of Them)”이라면서도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김정훈 의원 역시 “한명숙 총리가 여당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오픈프라이머리에 참가한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심중에 두고 있는 사람이고 유력한 주자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노 대통령은 특정인을 정해놓고 (대권주자로)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한명숙, 김혁규 등 여러 사람들 중 자생적으로 시대 분위기를 타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면 그쪽으로 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카드가 결국 한명숙 전 총리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한명숙 대통령 만들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한명숙 카드를 내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의원은 “한 총리가 (여러 카드 중 하나가 아닌) 노무현의 카드일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며 “그럴 가능성을 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에 한 총리만큼 뚜렷한 다른 대안이 없고 총리까지 지냈고 여성이고 개혁성에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한 대선주자 캠프의 핵심관계자는 “지금은 노 대통령의 여러 카드 중 하나지만 상당히 애정이 쏠린 카드”라며 “한 총리는 노 대통령이 직접 인큐베이트에서 키워낸 카드”라고 말했다.

    당내 선거경험이 많은 한 관계자 역시 “여권의 마지막 남은 카드가 한명숙 총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개헌이 대선 블랙홀이 될 줄 알았는데 안됐고 이제 남은 것은 인물 밖에 없다”며 “한명숙 총리를 내각에서 물러나게 한 다음 결국 후보로 내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곧바로 당에 복귀해 상임고문을 맡은 바 있다. 상임고문은 전직 당 대표에만 주어지던 직책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려에 따른 특전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한 총리의 당 복귀 후 이러한 ‘별난 대접’의 유무에 따라 노의 카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명숙 총리가 어쨌든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한 총리의 대선구도 영향력에 대한 한나라당 인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여권 대선주자로는 유력하지만 대통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김정훈 의원은 “대통령은 경륜이 있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 지역에 우직하게 출마하고 전두환 청문회에서 스타로 탄생했지만 한명숙 총리는 정치적 이미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무총리 경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국민들이 대통령감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며 “한명숙 총리가 박근혜 전 대표를 이길 수 있겠냐”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 역시 “대중 정치인이고 여성이고 여권의 다른 주자보다는 나은 카드”라면서도 “고육지책으로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함량 부족이라고 느껴진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캠프의 한 관계자도 “한 총리는 경륜, 경험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내공이 단단한 것도 아니다”며 “만들어주면 얹혀갈 수 있는 사람이지만 야망을 갖고 상황을 타계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십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명숙 총리가 한나라당이 견제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선주자 캠프의 핵심관계자는 “여권 인사 중에 제일 낫고 여권 성향 지지자들의 표를 모으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한 총리는 신선감이 있고 여성이고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데다 ‘노무현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덜하다”며 “한나라당 주자들과 대척점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당내의 또다른 인사 역시 한명숙 총리가 “대선구도에 무서운 파괴력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총리는 한나라당이 쉽게 쳐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며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에게는 서울시장보다 더 큰 국무총리의 국정운영 경험을 내세울 수 있고, 박근혜 전 대표와는 여성으로 맞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명숙 총리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벌인 설전은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당내 인사는 “이해찬 전 총리보다 세다. 완전히 포커페이스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한 총리는 2차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고 과거 흠집도 전혀 없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머니상을 갖추고 있다. 강금실과는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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