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흠이 없어야" vs "안정적이어야"
        2007년 02월 23일 05: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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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대의 산별노조인 15만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에 오른 기호 1번 정형기 후보(기아자동차지부)와 기호 5번 정갑득 후보(현대자동차지부)가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대담을 갸졌다.

    기호 1번 정형기 후보는 기호 5번 정갑득 후보조의 주요 잘못을 지적하며 깨끗하고 흠없는 사람이 15만 금속노조의 지도부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고, 기호 5번 정갑득 후보는 15만을 아우를 수 있는 안정적 지도부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형기 후보는 "15만 금속노조 첫 출발부터 도덕적 흠집이 있거나 약점이 있어 대자본, 정권에 힘있게 행보를 못하면 조합원들에게 믿음직한 지도부로 희망의 지도부로 인식 못 될 것"이라며 "깨끗하고 도덕적으로 당당한 속에서 대중 투쟁을 힘있게 조직해왔고, 현장의 일상투쟁 하나 하나를 소홀히 하지 않고 비타협적으로 해온 경험이 있다"고 말해 도덕성과 현장성을 강조했다.

    기호 5번 정갑득 후보는 "위원장 혼자 세상을 바꾸고, 위원장 혼자 금속노조를 다 이끌어가고, 그런 게 아니고 모든 활동가들의 공유 폭을 최대한 이끌 때 큰 싸움은 된다"며 "개인이 모든 것을 바꾸는 게 아니라 다수의 힘을 어떻게 집결하고 어떻게 통 큰 힘을 모아낼 수는 능력이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한 기호 1번 정형기 후보(오른쪽)와 기호 5번 정갑득 후보
     

    의제 걸고 이기는 투쟁 조직해야 vs 산별교섭 교육 먼저, 올해는 연습게임

    산별교섭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의견이 명확히 갈렸다.

    기호 5번 정갑득 후보는 "올해는 새로 금속노조에 가입한 10만에 대해 산별교섭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지도자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며 "올해는 연습 게임을 한번 하고 내년에는 중앙교섭이 이뤄질 수 있게끔 최대한 압박하는 큰 싸움을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정형기 후보는 ""고용이나 임금 등 대공장, 중소공장까지 포괄하는 산업적 의제를 중앙교섭 의제로 잘 설정하는 게 필요하고"며 "사용자 단체가 와서 그것에 대해 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실제로 힘을 보일 때 가능하지 저절로 되지는 않을 것이고 15만 조합원이 단일투쟁대오로 실제 교섭장으로 끌어내는 그런 것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갑득 후보는 "올해가 준비하는 해라는 것은 아니고, 산별교섭을 알리는데 중점을 두자는 것"이라며 "싸움이란 것은 준비한 만큼 싸우는 것인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다 밀어붙이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형기 후보는 "저는 첫 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올해는 연습 게임 해본다고 하셨는데 첫 단추 잘못 꿰면 산별노조가 이후에 어려운 길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갑득 후보는 "연습게임이라는 것은 올해 산별노조로서 완벽한 형태의 투쟁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산별노조로 조직을 전환했지만 산별노조에 대한 조합원 인식과 리더의 생각들을 바꿔주고 교육훈련을 통해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기 후보는 "대중은 역동성이 있는데 지도부가 이것은 안된다고 규정하면 투쟁이나 사업을 배치하는데 그 잣대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새로 전환한 사업장 조합원들이 깨달을 수 있는 사업을 배치하고 교섭과 투쟁을 배치하지 않고는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기호 1번 정형기 후보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데 합의한 대공장 집행부가 반성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고, 기호 5번 정갑득 후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결정과 공동투쟁, 공동책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직혁신에 대해서 정형기 후보는 현장 목소리가 중앙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정갑득 후보는 규율위원회를 강화해 비리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확산·외면 잘못 아닌가 VS 정체성 훼손 아니냐

    이날 대담에서는 서로의 약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제기됐다.

    정형기 후보는 "비정규직 관련해서 정갑득 후보가 위원장시절에 비정규직을 16.9%로 비정규를 합법화에 합의한 걸로 알고 있다"며 "단지 16.9%에 머문 게 아니라 이미 현장에는 라인에 50~60% 상당히 많은 상황이고 오히려 대공장에서 비정규직 확산의 물꼬를 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택규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화성공장에 용역깡패가 투입된다고 했을 때 막을 것을 요청했는데 남 후보가 묵인해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전국적으로 뜨거운 쟁점으로 며칠 동안 라인이 섰다"고 말했고, "최용규 사무처장 후보가 노사관계 로드맵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 점과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갑득 후보는 "정리해고 되지 않을 당시 비정규직이 16.9%였는데 이 정도로는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굉장히 다급했다"며 "현대중공업이 40%정도의 비정규직이 들어와 있었고, 금속노조도 30~40% 되어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내가 합의해 확대된 것이 아니라, 응급처방한 게 16. 9%였다"며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는데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정갑득 후보는 "현장 자동차 들어가면서 정형기 후보가 화성공장에서 원칙적 좌파라고 봤는데 선거할 때 보니 정형기 후보와 같이 현장 순회했던 동지들과 굉장히 차이가 있다"며 "정체성에 대한 훼손이고, 그렇게 할 분이 아니라고 봤는데 어떤 생각인지 말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형기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기아차를 예를 들면 가장 좌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부터 보수적인 사람까지 저를 현장에서 안내하고 지지했다"며 "과거에 어용 쪽 집단과 어떻게 손을 잡느냐 하는데 사람이라는 것은 한번 어용이라고 끝까지 어용이라 생각하지 않고,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기호5번 정갑득 후보조는 32,289표를 얻어 1위로 결선에 올랐고, 기호1번 정형기 후보조는 21,798표를 얻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50%에 가까운 범좌파 진영의 표가 누구에게로 가느냐가 두 후보의 승패를 가를 예정이다.

    금속노조 임원선거 결선투표는 오는 26~28일 3일간에 걸쳐 진행되며 28일 저녁 9시경 투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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