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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쌍용차 손배소송 원심 파기
    ‘경찰의 위법적 진압에 대한 저항은 정당방위’
    금속노조 "국가는 모든 소송 취하, 조합원에 대한 가압류 철회해야"
        2022년 12월 01일 09: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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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노동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다. 경찰의 위법적 농성 진압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법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농성이 불법이어도 경찰의 위법적 진압을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0일 경찰이 2009년 쌍용차 파업 진압 과정에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쌍용차 노동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책임을 일부 면제한 만큼 최종 배상액은 11억여원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경찰이) 직무수행 중 특정한 경찰 장비를 관계 법령에서 정한 통상의 용법과 달리 사용해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했다면, 불법적인 농성의 진압을 위한 것이라도 그 직무수행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경찰의 직무수행이 위법하게 사용해) 상대방이 그로 인한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피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장비를 손상시켰더라도 이는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인한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경찰이 농성 중인 노동자들 근처에 의도적으로 헬기를 낮게 띄워 하강풍에 노출시키는 등 위협을 가한 사실, 헬기를 이용해 최루제를 공중 살포한 사실 모두 적법한 직무수행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봤다. 경찰의 진압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진압 과정에서 손상된 헬기의 수리비를 노동자들에게 80%까지 물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 대법원은 “기중기 손상으로 인한 수리비 상당액의 배상에 관한 A 분류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특히 “원고(경찰)로서는 진압 작전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기중기에 대한 공격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한 대항행위로 인해 기중기가 손상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진압 작전 중 기중기가 손상되는 것은 원고 스스로가 감수한 위험”이라고 짚었다.

    앞서 1심과 2심은 모두 경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노조 간부들이 폭력행위를 저질렀으니 손해 보전 책임이 있다는 논리였다. 1심은 13억여원을, 2심은 11억여원을 배상액으로 정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소송을 철회하진 않았다.

    사진=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법원의 판단에 노동계와 정치권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파업을 주도한 쌍용차지부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고에 맞서 싸우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머리 위로 경찰특공대를 공수한 이명박 정권의 국가 폭력이 부당하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경찰청장이 사과했고, 국회가 폭력의 부당함과 함께 소 취하 권고를 결의했다”며 “대법원도 시대의 판단을 따랐다. 당연하고도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사실상 결론이 난 사건을 파기환송심까지 끌고 갈 이유가 없다. 국가는 하루빨리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조합원에 대한 가압류를 철회해야 한다”며 “오늘의 판결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의 파업을 손배가압류로 보복하는 행위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에서 “13년간 지연된 정의가 확립된 오늘 민주노총은 기쁨에 앞서 그 기다림의 순간 동안 희생당한 노동자들을 떠올리며 먼저 머리를 숙인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폭력에 대해 사과는 할지라도 부당하게 청구된 손해배상에 대해선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했던 표리부동한 국가와 경찰은 이제 마무리에 나서야 한다”며 “오늘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수용해 국가가 청구한 손해배상을 철회하는 것이 가해자인 국가가 피해자인 노동자에게 취해야 할 당연한 도리”라고 했다.

    이어 “오늘 판결은 노조법 2, 3조 개정으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국가가 가해자였음을 인정한 판결”이라고 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경찰의 진압 장비에 손해를 입힌 것은 정당방위에 해당하며, 무분별한 노조탄압 손배소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이같이 평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경찰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국가손배를 취하하고 책임있는 마무리를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의당은 더 이상 손배폭탄이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노동권을 옥죄지 않도록 노란봉투법 제정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내고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여 소송을 취하하고, 노동자를 옭아매고 있는 가압류를 철회해야 한다”며 “쌍용차 파업 손배 가압류에서 시작한 노란봉투법이 국회 심의 중이다.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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