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략 난감'한 대통령
    By
        2007년 02월 21일 01:22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노무현대통령이 자신을 ‘유연한 진보’라 규정했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하고 참여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은 ‘교조적 진보’고요. 그간의 ‘개방’이 성공적이었으며 신자유주의자의 입에서 나온 얘기도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필요하다면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교조적’ 쇄국론자로 몰아붙이는 단순논법도 유치하지만 노대통령의 유연함이라는 것도 쉽게 수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OECD 국가 중 최고의 노동시장 유연성에다, 종속적 한미동맹을 ‘자주적 친미’로 유연하게 포장한 이라크 파병, 한나라당과의 유연한 대연정 추진, 주한미군의 유연한 기동군화에 끌려다니는 평택미군기지 건설 등등… 이런 걸 ‘유연함’이라고 부르나요?

    오죽했으면 보수 우익이 보낸 트로이 목마라는 소리를 듣겠습니까?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진정성’을 배제한 농담일지도 모르지만 언중유골로 들리는 이유는 노대통령의 행보가 ‘좌측 깜박이 넣고 우회전’을 일삼아 왔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진보’일지 모르나 일찌감치 ‘보수’ 헤게모니에 스스로 투항한 탓이지요.

    그보다 ‘정치적으로 심각한 것’은 노대통령 자신을 ‘진보’의 대열에 세워놓아 진보진영에 먹물을 뿌려대는 것입니다. 요새 말로 ‘대략 난감’합니다. <글/그림=이창우>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