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도부 박근혜 비판 눈길
        2007년 02월 20일 1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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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검증과 관련 이 전 시장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간 대립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까지 가세하는 상황에 당 지도부가 직접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법정 다툼까지 예고하는 등 확전일로를 걷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연휴 국민들은 한나라당 후보 검증과 관련 당이 깨어져서는 안된다는 우려와 함께 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며 “다행히 후보들께서는 외견상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자기측 식구들이 수시로 라디오나 TV에 출연하고 ‘오버’해서 상대방 얼굴을 할퀴는 일이 없도록 잘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대표는 “(한나라당) 국민승리위원회나 윤리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해 시비한다든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정성에 대해 의심한다든지 편파적이라고 비난하면 하는 측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학기술 발전에 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측이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인 국민승리위원회가 정인봉 변호사의 이명박 전 시장 검증 자료를 ‘검증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데 대한 경고다.

    권영세 최고위원 역시 “검증공방이 도를 넘고 있다”며 박 전 대표측을 비난했다. 권 최고위원은 “정인봉 변호사, 김유찬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지지모임까지 가세해 본격적으로 난타전이 벌어지려 한다”며 “말로는 당 중심의 검증에 동의한다면서 실제론 후보진영이 검증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 진영의 특보가 나서 이전투구가 시작됐고 지지모임까지 가세해 확전되고 있다면 이 국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내 입으로 안했으니까 상관없다고 주장한다면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라며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표측도 겉으론 당의 검증 원칙을 강조하는 모습을 취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계속 강도 높은 공세를 취하며 법정에서 진실 규명도 주장하고 나서 검증 공방이 과연 한나라당 내에서 해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의원은 이날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 검증위가 사실여부를 밝혀야 하지만 우리가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우리가 나서 검증위 구성 교체를 요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혜훈 의원은 “검증위에서 검증을 한다 해도 강제수사권이 없어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건을 수사기관에 넘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수사의뢰를 통해) 국민 앞에서 명백하게 가리면 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이 정인봉 변호사와 김유찬씨의 폭로전에 박 전 대표측 배후설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측은 이 전 시장측의 배후설 주장이 ‘물타기’라며 계속 검증 공세를 펴나갈 공산이 크다.

    이 전 시장측도 박 전 대표측의 배후설을 주장하며 일단은 당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최근 이명박 전 시장이 96년 선거법 위반과 관련 당시 1억 2,500만원을 주며 위증을 부탁했다고 폭로한 김유찬씨가 21일 그 증거를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양 진영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질 일만 남은 셈이다.

    한나라당내에서도 공공연히 대선주자간 분열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당의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공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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