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경선제 통해 사회운동 정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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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2월 20일 07: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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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을 투표장에 동원하지 말고 당신들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라’라는 제목의 이광일 교수 글을 읽었다.

    이광일 교수의 오독과 왜곡

    글의 핵심은 간단하다. 진성당원제야말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지켜나가야 할 민주주의이며, “보수 엘리트민주주의의 한계를 돌파하는, 당원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 사회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은 귀중한 ‘인민적 기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 ‘개방형경선제’의 도입은 거기에 그 어떤 아름다운 수식을 붙이더라도 민주주의를 기술적인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것임을, 그리고 그와 같은 편의적 발상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형해화되어 왔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이에 따라 개방형 경선제는 당원지지확대운동일 뿐이며, 당원대중을 이벤트 대상화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 ‘개방형경선제’의 도입을 통해 더 많은 지지, 후원자를 조직하여 더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다는 발상과 논리 또한 진보정당과는 어울리지 않는 본말 전도이며” “ 대중을 이벤트 속에 대상화시키는, 그리하여 민주주의를 또 다른 형식의 ‘페이퍼 스톤’(paper stone)으로 전락시키는, 이제는 너무도 익숙하여 무감각해진 또 다른 보수적 정치기제의 작동”이라는 것이며, 당원 지지확대운동은 별도의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글의 제목이 마지막 주장이다. 결국 “대중을 투표장에 동원하지 말고 당신들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상대의 주장에 대한 심각한 오독을 바라본다. 과연 개방형 경선제와 민중경선제를 주장하는 이들이 진성당원제를 훼손하려는 자이며, 엘리트 민주주의에 의거해 대중을 이벤트 대상화하려는 것인가? 오히려 이 교수야말로 진성당원제라는 입장에만 기대어 심각한 오독 속에서 상대의 주장을 왜곡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나는 민주노총이 제기하는 민중경선제의 입장에서 이 교수의 글을 반박하고자 한다.

    민주노동당은 어떤 종류의 정당인가?

    이 교수는 진성당원제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지켜야할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로 파악하고 이를 보수정당의 엘리트민주주의에 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단정적으로 진성당원제냐, 아니냐에 민주노동당이 지켜야할 대선후보 선출의 핵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지켜야 할 원칙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절차와 관련해서 핵심적 쟁점은 그것이 아니라고 나는 판단한다. 나의 판단으로는 당의 대선후보 선출절차와 관련된 논쟁의 핵심은 민주노동당의 정체성과 성격과 관련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즉, 민주노동당이 순전히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으로만 전적으로 구성된 정치적 결사체인지, 아니면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진보정당인지, 나아가 진보진영의 대표체로서의 사회운동적 성격의 당인지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당이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으로서 활동하는 수만의 당원으로만 구성되는 정당인지, 아니면 1,500만 노동계급을 대표하고 중심으로 삼으며 활동하는 당인지, 나아가 노동자, 민중의 사회운동과 함께 어깨걸고 나아가는 정당인지 하는 것이 바로 그 핵심적인 질문인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출발은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결의와 배타적 지지에 힘입어 출발하였다. 나아가 민주노동당은 노동자계급이 희망하는 세상, 부유세, 무상의료, 평등과 자주가 숨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다.

       
      ▲ 2000년 1월 30일 민주노동당 창당 (사진=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당원만의 것이 아니다

    의회에 진출함으로써 첫 발걸음을 내디딘 민주노동당은 여전히 노동자계급과 각계각층의 민중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표체로서, 민중의 대표체로서 민주노총과 노동자대중과 민중의 전폭적 지지와 결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은 의회진출 초기에 ‘거대한 소수’전략을 채택한 바 있다. 이는 의회연단에서 숫적으로 소수이고 지지율도 아직 낮지만 노동자계급과 다수 민중의 지지, 사회운동으로부터 지지와 결합을 통해서 거대한 소수를 실현하고 장기적으로 집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5만이니 8만이니 하는 당원으로서만 구성되는 정당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과 민중운동의 정치적 대표체로서의 당의 성격에 따른 전략인 셈이다.

    당원은 그런 의미에서 전체 노동자계급과 민중진보진영의 분견대요 정치적 대표체로서 성격을 지니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당비를 납부하고 당을 사수해온 당원은 소중히해야 할 자산이자, 가치를 지닌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당은 당원만의 배타적 소유물로 주장하는 것은 당의 성격과 정체성과 관련해서 심각한 혼동과 착오를 일으키게 된다.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민중경선제는 그런 측면에서 진성당원과 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기본계급인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결합하여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당원과 후원당원, 민주노총조합원을 비롯하여 우리 당 예비경선에 참여를 희망하는 조직과 단체(비정규직, 빈민, 농민, 청년, 학생, 장애인, 소수자, 여성, 시민사회단체 등) 및 개인에게 대통령 후보의 선출권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계급운동과 사회운동, 진보진영의 결합을 강화하고 연대를 확대하자는 것이 이 주장의 핵심이며, 나아가서 민주노동당이 갖는 노동자계급성과 민중성, 진보진영의 대표체로서의 성격을 강화하자는 것이 그 핵심 주장인 것이다.

    진성당원제와 민중경선제는 배타적인 제도인가?

    이교수는 진성당원제는 민중경선제와 모순되는 제도로서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보수정당과 달리 당원의 의사를 집결하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중경선제가 채택된다고 했을 때, 이를 당원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원칙적으로 모순이 있다.

    더구나 민중경선제 주장은 당원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며 당의 고유한 정신인 당원직선제의 기본정신은 지켜져야 한다. 현재 당중앙위에서 채택된 안은 당원의 의사가 절대다수인 51%를 반영하는 것으로 제출되어 있는 바, 이를 당원의 의사를 배제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된다. 진성당원만의 경선만이 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이미 지난 5.31 지방선거시기 울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산하 5만 조합원이 총투표로 참여하는 형태로 실험한 바도 있듯이 결코 민주노동당에서는 원래 없었던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다.

       
      ▲ 사진=민주노동당
     

    엘리트민주주의인가, 당원민주주의인가, 계급적 민주주의인가?

    이교수는 또 진성당원제를 현재의 수구보수정당의 엘리트민주주의와 대비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수구정당의 입장에서는 엘리트민주주의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국민경선제를 필요로 하지만, 당원에 의해 움직이는 진보정당의 입장에서는 국민경선제가 필요없고 대중을 대상화시키고 이벤트화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정당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엘리트민주주의와 당원민주주의에 한정하고 대비하여 논제를 전개하는 것은 논점을 한정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단적으로 진성당원제는 서구의 보수정당에서도 관철되는 구조이며, 그러하기 때문에 진보적이 아닌 자유주의개혁파인 열린우리당에서도 이를 도입하고자 했던 것이며, 언젠가는 보수정당에서도 관철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한국적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구축해온 진성당원제야말로 소중한 인민적 기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민주노동당이 그것에만 자신을 한정하는 것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노동자를 중심으로하는 진보정당의 입장에서는 당원민주주의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계급적 대표성과 연대성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조희연 교수의 표현대로 한다면, 현재의 민주노동당 역시 전체 사회운동과 진보진영의 급진성, 즉 “단순히 표를 많이 얻기 위하여 제도정치적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 즉 사회를 구성하는 대중들을 급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논점의 차이는 있지만 손호철 교수 역시 주장한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이 지지자들의 생각과 전체 진보진영의 의견을 대표하는 진보운동의 정치적 대표체로서의 진정한 진보정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당의 후보들을 당원만이 아니라 지지자 전체가 선출하는 개방형 예비선거(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민중경선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필자의 주장의 핵심은 간단하다.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민중경선제는 이교수가 반대하는 보수정당의 개방형 경선제와 근본적으로 성격과 방향, 그리고 지향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수정당의 개방형 경선제를 입론으로 삼아 반대하는 것은 상대의 주장을 심하게 왜곡하거나 오독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에서 이루어야 할 민중경선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민중경선제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선거실무와 공정성과 관련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앙위에서 통과된 개방형 경선제는 “선거인단의 자격 및 요건은 △민주노동당 후원 당원(정기적 후원당원, 세액공제 참가자) △선거인단 참가 의사가 있고, 당원의 추천을 받은 사람 △ 소정의 선거인단 참가비를 납부한 사람 등이다.

    선거인단 모집 대상은 △민주노동당 지지자 및 우호적 대중 △대중조직 조직원 △민주노동당 세액 공제 참가자 등이다. 선거인단 규모는 50만명 조직을 목표로 △당원 조직목표 20만 △민주노총 조합원 20만 △전농조직 5만 △ 기타 5만이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의 민중경선제는 “기본계급(노동, 농민)은 물론 우리 후보의 지지를 천명하거나 우리 당 예비경선에 참여를 희망하는 조직과 단체(비정규직, 빈민, 청년, 학생, 장애인…)에게도 선거인단으로 참여를 부여하는 것”으로 “선거인단 참가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투표권을 제한하지 않는 점”이 차이가 난다.

    또 하나의 실무적 논점은 선거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이다. 이에 대해서 민주노총은 당과 민주노총 및 사회단체의 중앙과 지역조직이 모두 참여하는 ‘민중경선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기술적 측면은 공무원노조 산하 선관위본부에 자문과 지원을 의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진성당원제냐 아니냐의 논쟁에서 벗어나서 중앙위의 다수의견을 존중한다면, 어떻게 민중경선을 올바르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와 관련된 논쟁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모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민중경선제를 통해 대중을 주체적으로 참여시키고 전체 진보진영의 대표체로서 민중에게 참여와 감동을 주는 과정을 통해 민주노동당은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는 계급투표와 진보진영의 지지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당을 민중과 사회운동의 거대한 바다속으로 뛰어들게 하라! 그것을 투표장 동원이라고 보는 것이야말로 당의 성격을 한정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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