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일중독인가? 체크해보세요"
        2007년 02월 16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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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 주요 22개국 평균 1,701시간보다 40%가 많은 2,380시간 노동”, “직장인 70% 스트레스성 정신신체 증상 경험”, “OECD 국가 중 산재 사고율 최고, 연간 8만 8000건, 사망 사고 2300건, 하루에 7명 꼴 산재 사망”

    『일 중독 벗어나기 』(강수돌, 메이데이)는 바로 이런 현실에 던지는 문제제기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처한 현실의 중심에 ‘일 중독’이 가로놓여 있다는 점, 그것이 보편화되고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라는 점, 그럼에도 어떠한 사회적 해결책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발한다.

       
     

    고려대 경영학부의 강수돌 교수는 “개인과 가정은 물론 조직과 사회 차원에서의 ‘불감증’, 바로 이것을 학문적으로 고발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가정, 학교, 군대, 직장, 언론 등 모든 삶의 공간에서 근면 성실한 인간을 가장 훌륭한 인간으로 칭송함과 동시에 광고와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로 살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이나 소비로 진정한 내적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 갈수록 자본의 파괴성과 내면의 공허감은 커진다.

    …… ‘게으름이나 여유 부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것’,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그리고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사람은 그 노동으로 인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행복을 추구한다’라고 배워왔다. 가정과 학교, 회사와 공장, 사회와 언론 등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가치관을 퍼뜨리고 상호 학습하였다.”

    필자는 위와 같이 일 중독의 본질적 특성, 무엇보다도 사회적 배경을 살핀다. 여러 사례에 대한 연구도 보여준다. 필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흔히 볼 수 있는 신경정신과 식의 처치나 경영관리학적인 ‘조금 풀어주기’가 아니다. 강수돌은 정치경제학적 접근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 중독 벗어나기』는 개인이든 사회든 ‘일 중독’에 대한 불감증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곧 경제성장주의에 대한 내적 성찰과 탈피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일 중독을 개인적 차원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따라서 일 중독을 객관적으로 조장하는 사회 구조, 즉 지나친 성과주의에 기초한 관리 구조와 기업 문화, 생활 문화와 삶의 패턴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일 중독은 자본주의 노동시장이다. 하지만 필자의 문제의식을 자본주의 노동시장으로만 국한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예컨대, ‘운동’이라 칭해지는 데에서도 비인간적인 논리와 관행이 뿌리내리고 있으니까. 이 책에는 폴 라파르그의 「여유로울 권리」가 실려 있는데, 그는 장인인 맑스로부터 게으르다는 둥의 이유로 사랑받지 못한 사위였다.

                                                                * * *

    ‘일중독’ 체크리스트 20

    *세계적 조직인 ‘익명의 일중독자 모임’에서 제공한 설문에서 3항목 이상 ‘그렇다’고 응답하면, 일중독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1. 가족이나 다른 무엇보다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뜨는가.
    2. 업무에 몰입하면 에너지가 솟아오르는가.
    3. 잠잘 때나 주말, 휴가 때 종종 업무 생각을 하는가.
    4. 업무에 기꺼이 최선을 다하며, 다른 사람과 업무 관련 이야기 를 자주 나누는가.
    5. 일하는 시간 기준, 매주 40시간 이상 일하는가.
    6. 취미활동을 수익사업으로 전환하려 노력하는가.
    7. 자신의 업무 수행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지려 하는가.
    8. 업무 때문에 약속시간을 못 지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가.
    9. 업무 걱정 때문에 별도 체크를 종종 하는가.
    10. 일할 때 기한을 짧게 잡았다가 막판에 급히 서두르는가.
    11. 본인이 좋아하기만 하면 일을 오래 해도 상관없는가.
    12. 직장동료가 업무 이외의 것을 더 우선시하면 화가 치미는가.
    13.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실직하거나 탈락할까봐 걱정되는가.
    14. 현재의 일이 순조로운데도 미래에 대해 늘 걱정하는가.
    15. 업무뿐 아니라, 놀이나 게임에서도 승부욕이 강한가.
    16. 하던 일을 중지당할 때 방해 받는 느낌을 자주 받는가.
    17. 직장생활로 가정생활이나 여타 인간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한 가.
    18. 운전할 때나 잠자리 등에서 업무에 대해 종종 생각하는가.
    19. 식사 중에도 일처리를 하는 편인가.
    20. 돈이면 인생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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