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봉 방화미수, 박근혜 사과해야”
        2007년 02월 16일 03: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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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이 최근 정인봉 변호사의 이명박 전 시장 검증 파문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특정 주자측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행위자에 대한 단호한 문책,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의원은 “정인봉은 방화미수지만 제대로 불을 질렀다면 동네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금방”이라며 “검증이란 포장지 안에 칼이 들어있고 한 쪽이 죽을 때까지 파상공세를 펼치는데 링 안에 남아있겠나. 링을 따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며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을 우려했다.

    “링을 따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원희룡 의원은 13일 여의도에 마련된 대선 캠프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증은 성역 없이 철저히 하되, 당내에서 진행되는 검증, 대선주자 진영간 검증은 날선 대립을 하더라도 적대감으로 상대를 전면적 부정하는 선까지 가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정인봉 변호사의 행위가 캠프와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도마뱀 꼬리 자르기”라며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결제, 지시하는 것이 몇 개나 되겠냐”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측 전·현직 의원들 모임인 ‘아름다운 공동체’의 이 전 시장 네거티브 회의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 전 대표가) 나중에 알았다고 해도 당장 책임자를 문책하고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이 봤을 때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원 의원은 더불어 “정인봉 변호사의 폭로가 아무 내용도 없어 한나라당이 쉽게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 당내 검증기구로 (향후를) 감당할 수 있는지 기본적으로 회의적이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내부에 유력한 주자 진영을 중심으로 해서 이미 줄서기가 상당부분 진행돼 버렸기 때문에 당이 2편으로 갈라져 있다”며 “불만 지르면 편 싸움으로 붙을 수 있고 불이 붙으면 끄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검증이란 명목의 흑색선전이 계속되면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데 한나라당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이런 적대적인 방식이 계속 되면 각 진영의 의원들이 (경선 후) 화해할 수 있겠냐”고 검증 공방에 따른 당의 분열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원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간 흑색선전이나 대리전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선을 국민들에 서약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돌아오는 대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대국민 선언을 위한 회동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대북강경론자보다 미국이 훨씬 전향적”

    한편 원 의원은 6자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 “북미간 직접적 양자협상, 남북정상회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등 모든 형태의 진지한 대화를 우리 민족으로서는 당연히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정략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온 한나라당의 당론과 차이를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도 남북장관급회담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수순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원 의원은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대북강경론자들이 보던 것보다 훨씬 미국이 전향적으로 해서 6자회담 진전이 있었다”며 “한나라당 당론이라는 게 미국이 상황을 판단하면서 밀고나가고 있는 것보다 더 뒤쳐져 있고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남북문제의 정략적인 이용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편 세계 전략 속에서 남북관계가 급격히 진전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며 “평화 안보의 틀 자체가 바뀌는데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80~90년대 냉전적 이야기만 되풀이하다 보면 객관적인 상황도 있는 그대로 못 보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남북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희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 남북 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내용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해 원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후 꼭 60일째를 맞아 마련됐다. 원 의원은 연초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세배 파문 등을 돌이키며 “의도와 무관하게 자기의 본모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처음 1~2%대 지지율에서 1~2가 사라졌지만 자업자득”이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그는 “현재 낮은 지지율보다 한나라당 경선 구도가 과연 튼튼히 잘 가는지, 그 속에서 미래를 위한 희망이 싹트고 다듬어지고 있는지 분명히 고삐를 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보다 긴 호흡을 갖고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관련, 반드시 토론하고 비전이 제시돼야 하는 정책을 짚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원 의원은 크게 ▲한국사회 성장 동력과 발전모델, ▲과도한 특혜와 혜택에 대한 구조 혁신 ▲세계화와 단절된 서민·지방·내수경제 회생 정책 ▲격차 해소의 문제 ▲남북 문제를 포괄한 세계전략 등 5개 주제를 강조하며 설 이후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 제시를 통해 논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세계전략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지사 등을 겨냥 “광개토니, 장보고니 하는 과거 정복사, 제국주의 국가·민족간 정복과 침략에 근거한 틀을 벗어나지 못한 진출 전략들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의 선진국 모델은 평화 번영을 기본으로 하는 ‘Your Success is Our Business’라는 동아시아, 세계 전략을 화두로 던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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