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설 선물은 비정규직 대량해고"
        2007년 02월 15일 03: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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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대 재벌 삼성이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량해고를 선물해 분노를 사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삼성SDI는 올해 5월 PDP 공장 준공을 앞두고 브라운관을 만드는 사내 하청업체인 영성전자, 명운전자, 새창테크, 대현 PDC 등 4개 업체에 15일자로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브라운관 라인이 중단되기 전까지 4개 업체에는 300여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삼성SDI의 계약 만료로 이 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설 연휴 하루 전날인 15일 십년 넘게 일했던 이 공장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다.

    업체들은 계약만료를 앞두고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사직서를 받았고, 일부 노동자들은 기숙사 관리, PDP 청소대형업체 등으로 옮겼다. 새창테크 노동자들은 3월 말까지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아무 일도 없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상태다.

       
    ▲ 울산 울주군에 있는 삼성SDI 공장에서 쫓겨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십 년이 넘게 일하던 공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된 노동자들은 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지난 달 15일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계약만료를 통보받은 노동자들은 20일 사내 식당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삼성SDI는 은 2월 15일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성전자, 명운전자 소속 노동자 6명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경찰과 경비업체를 동원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노동자들을 막았다.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공장 문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는 한편, 14일 울주군 경찰서를 찾아 공장 앞에 집회신고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삼성은 역시 치밀했다. 이미 공장 주변 모든 곳에 집회신고를 해 놓았고, 매일 밤 12시 직원을 보내 매일 집회신고를 연장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공장 주변과 언양터미널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집회신고를 냈다. 이들은 15일 삼성SDI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모임을 만들기 위해 공장 앞에 사무실을 냈다. 그린전자에서 쫓겨난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이들은 삼성SDI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싸움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삼성SDI 공장에서 20년을 일하다 15일자로 계약만료 통보를 받은 영성전자 함선주 씨(45)는 "삼성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너무 억울하다"며 "PDP 공장으로 고용승계를 보장받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노동자 수천명 소리 없는 정리해고

    하청노동자들의 소리 없는 집단해고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었다. 삼성SDI는 수익성이 없는 브라운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벽걸이TV를 만드는 PDP 공장을 신축하면서 브라운관 공장에서 일하는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해 초 2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300여명이 하청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삼성SDI는 지난 해 9월부터 1공장도 문을 닫았고, 15일자로 계약만료를 통보한 것이었다. 3공장도 조만간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삼성SDI 해고자인 송수근 씨는 "브라운관 사업부 중에서 사내하청으로 일하는 사람이 1천명이 넘게 남아있는데 앞으로 정리될 대상자"라며 "PDP에 고용승계가 되지 않으면 이 사람들도 이와 같은 절차를 밟아 전부 정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걸 한꺼번에 문을 닫고 구조조정을 하면 문제가 생기니까 한 공장씩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면 근무연수도 높으니까 PDP 사업부에는 새로운 사람을 뽑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김영균 부지부장은 "삼성SDI는 겉으로는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면서 안으로는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하는 양의 탈을 쓴 늑대나 다름없다"며 "결국 정규직 비정규직 대량 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조직은 아니지만 삼성SDI에 파열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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