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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자금 부채 문제,
    사회적 감사가 필요하다
    학자금부채탕감운동본부 구성·활동
        2022년 10월 25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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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월요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학자금부채탕감운동본부(준)가 학자금부채를 사회적 부채로 규정하고 ‘사회적 부채 감사위원회’를 발족하며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사회운동단체 ‘전환’의 나경채 사회운동위원장은 “우리는 왜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학생 개인과 그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감사 등에서 사회적 부채 문제를 공론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사회적 감사를 통해 학자금부채의 실상에 대해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의 안창현 변호사는학자금 대출은 청년부채의 시작”이라며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 부담에 더해, 일자리와 소득을 얻기 어려운 현실로 인해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제도권 내에서 채무 조정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 개인회생, 개인파산 제도도 청년들에 대해 엄격하게 운용되는 실정이고, 젊으니 벌어서 전부 갚으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은 일자리와 소득 얻기가 어려운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까지 상환하다 보면 자력으로 채무를 조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도 이날 회견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우를 들며, 학자금부채 탕감이 진행되고 있거나 아예 학자금 자체가 없거나 오히려 지원을 받고 있는 사실상 무상대학교육의 현실을 한국 현실과 대비했다.

    그는 한국의 현실은 “작년 대학 연평균 등록금이 673만원. 여기에 월세, 식비, 교통비, 교재비 등 일반 서민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생활비가 들어가고 불가피하게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2022년 7월 기준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은 모두 28만9,348명, 대출금액은 8,837억 원”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학자금 대출은 교육평등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사회적 부채”이며 “사회에 진출한 젊은 세대에게 안정적인 삶을 저해하는 끝없는 생계 빛투의 시작, 불평등 구조를 견고히 하는 올가미, 사슬”이라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학자금부채의 당사자인 졸업생과 재학생 두 사람의 발언이 있었다. 참고로 발언 전문을 게재한다.

    사진=학자금부채탕감운동본부(준)

    왕복근 (졸업생 당사자)

    현재 서울소재 4년제 대학교을 나와서 사회생활을 하고있는 왕복근입니다.

    7.9%. 제가 2006년 처음 대학교를 가서 받은 학자금대출의 이자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당시 대출을 받는 걸 보면 “무슨 학생들에게 빌려주면서 신용대출보다 높은 이자를 받냐?”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12%가 넘는 이자. 제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학자금 대출 이자가 납입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 말년휴가 때 알게 돼서 다시 학자금 대출을 갚겠다고 서명을 한 이후에 이 부실채권의 이자가 10%를 훌쩍 넘어갔습니다.

    280만 원. 저와 같이 부실채권 등이 발생해 고금리의 이자를 갚고 있는 사람들을 당시 박근혜 정부는 행복기금으로 이관해 저리로 갚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넘어간 돈입니다. 저는 이 돈 때문에 대학원에 가고 싶었을 때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했습니다.

    부채탕감. 급한 입학금을 내고 2학기가 되었을 때야 겨우 저는 한국장학재단에 전화해서 항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콜센터 직원분께 매뉴얼에 없는 내용일 테니 장학재단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말만 2시간 정도 했고, 장학재단의 담당자와 이틀을 실랑이했습니다.

    “그냥 돈 없으면 취직이나 해서 돈을 벌라고 말을 하세요. 그런데 그러면 학자금 대출을 주관하는 한국장학재단은 왜 있은 겁니까?”

    제가 실랑이를 하며 마지막에 한 말입니다. 이렇게 길어진 실랑이 끝에 저는 담당자에게서 300만 원 이하의 금액으로 행복기금으로 이관된 부채는 소각할 수 있다고 해서 저는 그렇게 부채를 탕감받았습니다.

    약 4000만 원. 제가 대학교와 대학원을 나오면서 빌린 돈의 총액입니다. 대학교를 가고 첫 학기 일과 학교공부를 병행하다 죽도 밥도 안 되겠다고 생각해 거의 매 학기 성적장학금을 받았지만 제가 빌렸던 학자금 대출이 저 정도입니다. 어떤 때는 받은 장학금을 생활비로 쓰면서 저렇게 빌리게 되었습니다.

    약 40만 원. 제가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는 한 달의 이자 원금입니다. 저는 서울시에 사는 평범한 청년의 표준입니다. 약 250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50만 원의 월세를 내고, 통신비, 식사비와 교통비를 빼고 나면 저축이 거의 불가능한 평범한 청년입니다. 그런데 학자금 대출 이자만 지금도 월 40씩 나갑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일 년 반 정도면 그 많던 학자금 대출도 다 갚을 수 있겠네요.

    저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공부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부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면 우리가 이 사회에 뭘 기대할 수 있는 걸까?”

    당연히 공공재로 이해돼야 할 교육이 돈으로 누군가는 할 수 있고 누군가는 할 수 없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무엇을 더 배우고 싶을 때, 그리고 그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는 사회라면 우리가 이 사회에서 그냥 살 이유가 있을까요?

    요즘 그래도 정부가 노력한다고 청년정책으로 자산형성프로그램을 많이 합니다. 월 50씩 저축하면 10%의 이자를 준다는 이 프로그램을 저도 하고 있습니다. 근데 하다 보니 저는 이 돈을 넣어 학자금 대출과 일반 대출 일부를 갚아야 하더군요.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하지 않는다면 다른 정책들은 개인적 부채 해결이라는 늪에 빠지게 됩니다. 기본소득을 받아도 부채를 갚고, 자산형성프로그램으로 해도 부채를 갚는 데 쓴다면 그 많은 정책들은 좋은 취지와 내용을 갖고도 일부의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될 겁니다.

    이제 학자금부채부터 정부와 의회가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질 시간입니다. 기업은 위험할 때마다 위기해결을 위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투자라고 말하는데 개인들을 위해서는 이런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삶”을 위해 빌리게 된 “사회적 부채”를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지 말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다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오늘, 국회도 제대로 다루지 않은 학자금 부채에 대한 감사를 사회적 감사로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사했습니다. 당사자로서 일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수정 (대학생)

    저는 현재 서울소재 4년제 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학자금 부채탕감운동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자금 부채탕감, 저에게는 듣기만 해도 반가운 말입니다. 저 또한 한국장학재단에 채무가 있는 대학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느 운동과 마찬가지로 여론이 형성되고, 제도화까지 꿈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설득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고민을 시작합니다.

    학자금부채탕감운동이 왜 필요할까? 내 개인의 요구는 사회적 요구가 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시간은 11년 전 대학가의 반값등록금 투쟁의 때로 돌아갑니다. 반값등록금 투쟁은 꽤나 활발하게 벌어졌습니다. 등록금 인상을 막는 것을 넘어서 모든 대학생의 등록금을 반절로 줄여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요구로 서울시립대는 실제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했고, 국가장학금 제도는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다듬어져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학자금부채탕감은 개인의 빚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사회가 그것을 개인의 빚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11년 전 반값등록금을 외치던 학생들 중에는 집안이 비교적 풍족하여 등록금을 무리없이 지불한 학생도, 성적이 좋아 전액등록금을 지원받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반값등록금을 해달라는 운동에 함께할 수 있었을까요?

    대한민국에서는 응당 개인의 빚인 학자금이,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똑같은 대학교육을 받아도 어떤 사회에서는 지원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어떤 사회에서는 빌리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특히나 어릴 때부터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성공의 등용문의 고정값인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동기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기에 합당합니다. 매해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에 입학합니다. 대한민국은 매해 수험인구 중 80%가 넘는 사람들이 학자의 꿈을 꾸는 나라인 것일까요?

    여기 계신 어떤 분들도 그렇게 생각할 분은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전선에 뛰어들거나 다른 삶의 형태를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많은 졸업생들은 사회적으로 ‘약속된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합니다. 그렇기에 학자금은 사회적 부채가 되기에 타당합니다. 20대 초반인 사람이 누군가 처음 만났을 때 받는 질문은 ‘대학생이세요?’ 입니다. 이 질문에 ‘왜 하필 대학생이냐고 물어보세요?’ 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학생의 부채는 사회적입니다.

    그렇다면, 이 학자금 부채탕감운동이 왜 중요할까요? 반값등록금 때도 마찬가지, 무상급식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일정한 재원을 들여 직접적 지원이나 구제를 할 때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소득을 고려하여 지원에도 격차를 두어야한다는 입장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논리에 따르면, 부유하고 잘사는 사람들까지 사회의 돈으로 구제해줄 필요는 없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부유하고 잘사는 사람들에게 정말 국가적 사회적 재원이 들어가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정책들은 ‘복지정책’이라고 불리지 않습니다. ‘투자’라고 불립니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삶을 살기 위해 사회적 선택을 한 평범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당연한 것이 된 무상급식과 국가장학금 제도처럼, ‘사회적 부채’인 ‘개인의 학자금’이 당연히 탕감되어야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서는 무상교육이 당연한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선택이든 개인적 선택이든, 공교육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인구생산에 기여를 하며 삽니다.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생산인구입니다.

    우리나라는 GDP규모가 세계 11위에 달하는 경제대국입니다. 돈이 없어서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게 편성된 예산 속에서 쪼개 써야만하거나 아예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은 영역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늘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것이 복지의 영역이자 평범하고 가난한 자들의 이중고입니다. 경제규모에 걸맞는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된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설득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짜뉴스를 가릴만한 힘이 있어야하지만, 어찌되었든 청년학자금 부채탕감운동은 저와 제 친구들에게 든든한 안전장치로 느껴질 것입니다.
    사회적 부채는 사회적 탕감으로!
    당사자들이 지지하는 청년부채탕감운동의 확산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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