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판매 노동자 6개월째 장례 못치러"
    2007년 02월 14일 02:23 오후

Print Friendly

평소 감기 한 번 앓지 않았던 건강한 노동자가 회사의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다 쓰러져 뇌출혈로 숨졌다. 그의 아내와 아빠를 잃은 아이들, 그리고 동료들의 바램은 회사가 사과하라는 것 하나 뿐이었다.

유족들은 상복을 입고 6개월 동안 거리를 헤맸고, 설날을 앞두고 구천을 떠도는 그의 영혼을 떠나보내기 위해 대구에서 인천 본사로 시신을 옮겼다. 6개월만에 교섭에 나타난 회사는 사과하라는 요구를 무참히 짓밟았다. 유족들은 너무 억울해 이대로는 장례를 치르지 못하겠다고 절규했다.

14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사진 아래)에는 고 최동규 조합원의 아내와 형님이 상복을 입고 나타났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두 아이도 엄마 곁에 함께 했다.

   
 
 

대우자동차판매㈜ 대구에서 일하던 고 최동규 조합원은 지난 해 8월부터 회사가 신설법인으로 가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다 9월 6일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유족과 노동조합은 회사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중단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이를 거부했고, 고인에게 문상조차 하지 않았다.

회사는 자본금 10억원짜리 신설법인을 만들어 조합원들을 강제로 이적시켰고, 조합원들이 일하던 지점을 폐쇄했고 교섭요구마저 거부했다. 지난 1월 23일 법원에서 신설법인으로 전적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회사는 전 조합원을 대기발령했다.

이에 반발해 2백여명의 조합원들은 지난 9일부터 부평의 본사 앞에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족들은 고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칠곡에서 인천 부평에 있는 대우자동차판매 본사로 시신을 옮겼다. 6개월 만인 12일 회사와 첫 교섭이 이뤄졌으나 회사는 고 최동규 조합원에 대해 "사망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 결렬되고 말았다.

고 최동규 씨의 형님인 최동호 씨는 "동생이 억울하게 죽었고, 회사가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를 치른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고인이 된 동생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대우자동차판매지회 김진필 지회장은 "유족은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구조조정이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노조는 구조조정과 연관시키지 않고 이 사망사건을 먼저 해결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은 "사측의 탄압이 한 노동자를 사망하게 만들었고, 지난 6개월 동안 반성도,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금속노조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반인륜적 악덕기업 대우자동차판매 주식회사를 심판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