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주의자 운운
    김문수의 막나가는 발언
    "인사 참사, 막말 파문의 끝판왕"
        2022년 10월 13일 01:34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김일성주의자”, “총살감”이라고 한 과거 발언에 대해 여전히 같은 생각이라고 재차 밝혔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과거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퇴장 당한 바 있다. 야당들은 경사노위 위원장 직 자진사퇴와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면 그런 대통령 하에서 우리 국민들이 5년을 살았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아주 악몽 같은 5년을 보냈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국감장에서도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절망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신영복 사상은 김일성 사상이다.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판단은 할 수 있지만 공적 자리에서 언급은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진행자의 지적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리셉션에서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북한의 김여정 등 세계 100여 개국 정상을 앞에 두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고 전 세계에 공포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에서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으니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 주최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총살감”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22년형,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년형 결정은 굉장히 문제가 있고 너무 심하다”며 “그런 식으로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훨씬 더 심하게 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근거 없는 주장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엔 “객관적 근거가 많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과거 발언을 근거로 노사 갈등을 조정하는 경사노위 위원장에 걸맞지 않다는 야당들의 비판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거는 그분들의 생각”이라고 일축하며 “국감 하루 전날에도 저는 민주노총의 산별 위원장하고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감에서도 민주노총 산별위원장과 만찬을 가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이 노동계와도 두루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며 위증 혐의로 처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의 반박 성명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남을 불신하고 무조건 아니라고 하고 성명서를 내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도 “나는 진실된 이야기만 한다. 김문수를 진실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맞받았다.

    ‘만찬을 가진 산별 위원장이 누구인지 공개할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엔 “말을 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며 “본인(김 위원장이 만났다는 산별위원장)은 어제 연락이 와서 ‘밝혀도 괜찮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밝히면 온갖 박해를 가할 것으로 우려가 되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사퇴와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날 국감장에서 김 위원장이 ‘수령에 충성’하는 인물로 지목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었다”며 “원칙과 소신을 저버린 분의 인생 말로를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는 김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신영복 선생을 존경하는 사람은 무조건 김일성주의자인가. 21세기에, 대명천지에 가능한 논리냐”며 “장관급 인사가 색깔론과 종북몰이를 광장에서도 아니고 국회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제어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에도 큰 책임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사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한 진심어린 사과, (김 위원장) 사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문수 위원장이 (과거 발언에 대한) 야당의 사과 요구에 도리어 더 극단적인 발언들을 내뱉는 광경을 보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번 사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반복된 인사 참사, 막말 파문의 끝판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 위원장이 노동자를 적대시하고, 나아가 시민의 대표인 국회까지 모독하고 부정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하루라도 더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은주 위원장은 또 “김문수 위원장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문수 위원장은 이미 잦은 갑질과 막말로 세간의 평가가 끝난 사람인데, 이런 인사를 노동개혁과 노사정 대화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민 앞에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